*** 예수님은 제자들을 신뢰하고 위임하셨다
2002년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이 열려 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되었다. 우리나라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네덜란드인 히딩크와 한국 선수들은 사상 유래 없는 좋은 성적을 올려 온 국민의 열광을 이끌어냈다. 그 과정 중에서 지금도 기억나는 인상 깊은 일이 하나 있다.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히딩크는 페널티킥을 실수한 안정환을 감독이 틀림없이 교체할 것이라는 대다수의 생각을 뒤집고 연장전 마지막까지 뛰게 하였다. 그런데 바로 그 안정환이 4강전에 오르게 한 마지막 골든골을 성공시켜 온 나라를 흥분시켰다. 실수를 했음에도 선수를 끝까지 신뢰하고 승리의 목표를 이루어낸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은 우리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이는 신뢰와 위임이 만들어낸 승리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직장에서 상사가 부하에게 일을 맡길 때 부하를 신뢰하고 완전히 위임하는 것이, 경험해 본 사람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님을 잘 안다. 그러나 어차피 모든 일을 내가 혼자서 다 할 수 없다면 가능한 한 빨리 맡기고 위임하는 것이 현명하다. 물론 잘못 일을 맡겼다가 나중에 낭패를 보고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그런 이유에서 많은 사람들이 좀처럼 다른 사람을 신뢰하지 못하고 완전하게 일을 맡기지 못하고 의심하면서 하나하나 간섭하며 일을 더 그르치게 하는 예를 많이 본다. 심지어 다른 경로를 통해서 은밀하게 확인하고 감시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좋은 성과를 이루기 어렵고 미래의 새로운 리더들도 만들어질 수 없다.
예수님은 어설픈 제자들을 어떻게 대하셨을까? 세계적인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 흔히 우리가 상식적으로 말하는 기본적인 소양들이 절대 부족한 그들이었다. 무식한 어부요, 돈 욕심이 많은 세리였다. 그동안 미래의 비전을 품은 적도 없고, 그냥 그렇게 두었다면 영원히 그 자리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자들이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그들은 제자로 부르셨고 끝까지 그들을 믿고 자기의 일을 위임하셨다. 심지어 제자 중 하나인 이스카리옷 유다에게 배반당해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하는 그 순간까지도 제자들을 믿으셨다. 죽는 순간에는 제자 요한에게 자신의 어머니를 특별히 부탁하셨다. 세 번이나 예수님을 부인하고 주님을 홀로 버려두고 떠났던 제자들이었지만, 주님께서 부활하신 후에 실망에 빠진 그들에게 다시 찾아와 “내 양들을 돌보아라” 하고 말씀하시면서 다시 사명을 회복시켜 주신 것은 우리를 감동시키는 장면이다.
예수님은 어설프기 그지없었던 제자들을 끝까지 믿고 신뢰하며 자기의 일을 과감하게 위임하셨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결국 예수님의 제자들에 대한 이런 신뢰와 위임은 제자들을 변화시켜 세계를 움직이는 주역으로 만들었다.
오늘 우리 교육에서 가장 회복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신뢰와 위임이다. 스승이 제자들 끝까지 믿어주고 자기의 일을 제자에게 위임하면서 그 다음 세대로 이어지게 하는 일이다. 많은 사람들은 우리나라에 좀처럼 인물이 만들어지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남을 신뢰하며 위임하는 풍토가 부족한 것이라고 말한다. 위대한 지도자는 믿음 속에서 만들어진다. 학생과 교사의 관계에서 신뢰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교육은 공허하다. 학교를 믿을 수 없고, 나라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부와 정부를 믿을 수 없고, 정치 지도자를 믿을 수 없고, 교사를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화려한 외침과 구호는 우리를 더욱 슬프게 만든다. 부모가 자녀를 믿을 때 자녀는 힘을 발휘한다. 믿음은 기적을 이룬다.
믿음의 교육은 결국 믿음을 가진 건강한 사회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믿음 속에서 위임이 가능하다. 교육은 그 다음 세대를 향한 전수이다. 당장 이룰 수 없는 장기적인 성취가 교육에는 들어 있다. 현재적인 평가로써 쉽게 측정할 수 없는 위대함이 교육 안에 잠재해 있다. 교육은 인격적인 전수요 인생 전체의 전수이다. 다음 세대는 그 전수를 기초로 하여 더 좋은 창의적인 교육을 만들어낸다. 신뢰와 위임으로 만들어내는 교육의 그 작품을 보고 싶다.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