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스스로 체험하면서 배우게 하셨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막내 동생이 초등학교 때 일이다. 하루는 동생이 자전거를 가르쳐달라고 졸라댔다. 나는 나의 경험을 토대로 동생에게 몇 가지 자전거에 대한 기초적인 이론을 이야기했다.
“자전거 바퀴는 두 갠데 앞으로 달릴 수 있는 것은 원심력에 의한 거야. 바퀴가 돌아가면 앞으로 전진하게 되거든. 만약 넘어지려고 하면 넘어지는 방향으로 자전거의 방향을 잡으면서 페달을 밟아야 해. 자세는 자전거와 일치시켜야 해. 자전거와 몸이 하나로 움직일 수 있도록 말야. 알았지?”
그리고 동생과 함께 학교 운동장으로 가서 직접 자전거를 타보도록 했다. 앞에 말한 원리가 그대로 실행되는지 스스로 확인하는 작업이었다. 처음에는 혼자 설 수 없기에 내가 뒤에서 잡아주고 앞으로 밀면서 달리도록 했다. 먼저 페달을 익숙하게 밟을 수 있도록 하고 핸들을 함께 잡고 운동장 4~5바퀴를 돌아 자신감을 갖게 했다. 동생은 처음에는 두려워했지만 점차 방법을 터득하면서 아주 재미있어 했다. 며칠 동안 넘어지고 엎어지기를 반복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것을 잘 이겨냈다. 드디어 4일째 자전거를 혼자서도 탈 수 있게 되었다.
자전거를 타지 못한다면 아무리 자전거에 대해서 많이 알고 구조와 명칭을 잘 설명한다고 해도 자전거를 배웠다고 말할 수 없다. 자전거를 배우는 것은 타기 위해서이다.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타는 것을 내가 직접 해보면서 체험해야 한다. 수없이 넘어지는 일을 반복하다가 어느 때가 되면 드디어 자전거를 완벽하게 탈 수 있게 된다. 다른 사람이 아무리 잘 설명해 주어도 자기 스스로 체험이 없다면 자전거를 배울 수 없고 탈 수 없다. 교육은 직접 행하게 하고 체험하게 하는 데까지 가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의 많은 교육은 자전거를 스스로 타지도 못하면서 자전거를 배웠다고 말하는 상황이 되었다.
예수님은 자신의 능력을 제자들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제자들이 직접 현장에서 행하도록 하셨다. 자기 스스로 그 능력을 경험하게 하셨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모든 마귀를 제어하고 병을 고치는 능력과 힘을 주셨다. 그리고 선교를 하면서 병든 사람을 고쳐주라고 그들을 현장으로 내보내셨다. 제자들이 나가서 마을마다 복음을 전하고 곳곳에서 병을 고치는 기적들이 실제로 일어났다. 한번은 70명의 제자들이 기쁨에 넘쳐 돌아와 예수님께 이렇게 보고했다.
“주님, 주님의 이름 때문에 마귀들까지 저희에게 복종합니다”(루카 10,17).
실제 기적을 체험한 제자들이 기뻐하는 상황을 우리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오천 명을 먹이실 때도 제자들에게 직접 빵과 물고기를 나누어주게 하고 남은 것을 거두게 하심으로 기적 사건에 참여하게 하셨다. 베드로에게는 물고기를 한 마리 잡아 그 입에서 돈 한 스타테르를 가져오게 하셨다. 교육은 행함으로 이어질 때 온전한 배움이 된다. 어떤 것도 행함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진정한 교육이 될 수 없다. 많은 교육이 교실이나 머리에 머물고 만다. 이것은 반쪽 교육이다. 행함이 없는 배움은 죽은 교육이다.
흔히 사람들은 교육을 지식으로 오해하고 있다. 공부라는 말 자체도 이미 전인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공부’하면 지식적인 것만 생각한다. 공부를 잘한다는 것을 마치 지식적으로 많이 알고, 어려운 문제를 잘 풀고, 좋은 점수를 얻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이미 기본에서 문제가 있다는 증거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부 잘하는 학교는 학생에 대한 규정과 평가는 당연히 지식적인 측면을 우선으로 하게 되고, 이렇게 되다 보니 교육이 힘들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교육은 전인적인 단어이다. 이것부터 우선적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교육에 대한 평가도 전인적이어야 한다. 요즈음 이것을 인식하여 내신 성적을 중요시하고 학교생활에 대한 점수를 반영하고 있지만 아직 미비하다. 알고 깨달은 것을 실천하는 데까지 나갈 때 우리는 교육을 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지, 정, 의의 세 가지 중에서 지적인 부분에만 많이 머물러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지금이라도 알고 배운 것을 삶에 실천하는 데까지 이어지는 전인적인 교육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가능한 빨리 학교와 가정과 사회 교육을 전인적인 교육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한다. 진리를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경제적인 부를 얻었으면서도 이웃과 나누지 않는다면 오히려 사회를 파괴하는 사회적인 암이 된다. 배운 것을 실천하도록 이끄는 교육을 책임질 때 진정한 학교를 할 수 있다. 교사는 당연히 배운 것을 학생 스스로 직접 체험해 보는 데까지 이끌어야 한다.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