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중히 초대한 詩는
6번 출구의 기도 / 안광수
(제3회 민들레예술문학상)
오늘 하루도 힘껏 살자!
아침 6시 30분에 눈을 뜹니다
형, 어제 빅이슈 판매 어땠어요?
홈리스 월드컵 사진을 독자들이 좋아하셨지, 너는 어땠니?
오래전, 아침 6시 30분
빚 독촉 전화와
형은 언제 사람 될래 잘난 동생과
부모님의 잔소리가 지겨워
30만원을 훔쳐 가출했지요 룰루랄라
온 세상이 다 내 것 같았습니다
다 내 것 같았던 세상은 내 돈 30만 원을 갉아먹고
80만원에 나를 추포도 섬 일꾼을 팔아넘겼지요
지하도 노숙 생활도 알게 되었습니다
하루하루 또 지친 하루들
죽어버릴까
그러다가
안녕하십니까, 사랑과 희망의 잡지 빅이슈입니다
지금은 을지로입구역 6번 출구 앞에서
동냥을 하는 어르신 한 분과
파지를 팔며 생활하는 다른 누숙인 사이에서
임대주택의 꿈을 외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부모님과 동생에게 반드시 갚고 싶은
30만 원의 열 배 백 배를 외치고 있습니다
빅이슈 동료들과 노숙인들과
가출한 사춘기들을 위해 판매금액을 세어 보면서
간절한 기도를 외치고 있습니다
전철이 또 한대 도착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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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bGmNODLBM0Q
첫댓글 이색적인 색다른 향기를 풍기는 시입니다. 언어가 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