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4일부터 다회용컵 사용 의무화…“잘 돼야 될텐데”
연간 33억개 쓰던 1회용컵 금지… 다회용컵 대여서비스도 생겨나
오는 11월24일부터 카페·음식점 등 식품접객업소에서의 1회용컵 등의 사용 제한이 강화되는 가운데 다회용 컵등을 사용해야 하는 소비자나 이를 씻어서 사용해야 하는 업주들이나 불편한 입장에 놓였다. ‘다회용기가 깨끗할까’ 소비자는 걱정하고, ‘설거지를 누가 하나’ 업체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다.
매장내 1회용컵 사용의 금지를 알리는 환경부 포스터.
카페 사용자 이모(24)씨는 “카페에서 쓰는 다회용 컵이 완전히 깨끗하게 씻기지 않은 채 재사용될까 봐 찜찜하다”며 위생 불량을 걱정했다. 김모(32)씨는 “코로나19 시국에 다회용기 사용은 꺼려진다”며 “주문할 때 망설인다”고 전했다.
업주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 소비자들이 원치 않는데다 매번 다회용기를 설거지하는데 드는 인력과 시간과 엄청나기 때문이다. 그린피스와 충남대 교수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용된 1회용 컵은 지난 2017년 기준 33억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1회용컵을 모두 식품접객업소에서 사용했다 가정하면 33억개의 컵을 1회용 대신 씻어 사용해야 한다는 말이니 걱정이 안 될 수 없다.
장기적으로 지구환경 보존을 위해 1회용품 사용 규제는 자체는 반대하기 어려운 방침이지만, 익숙지 않은 소비자와 일거리가 많아진 업주의 걱정은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그러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행히 다회용 용기 사용이 객관적으로 더 낫다는 조사 결과가 이미 나와 있다. 지난 2020년 6월 그린피스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기본 위생관리만 철저히 이뤄진다면 다회용품이 1회용품 못지않게 안전하다. 다회용기 특성상 단단한 표면을 가지고 있어 세척이나 살균이 용이하고 식기세척기와 같은 도구를 사용한다면 안정적으로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접객업주 입장에서도 대안이 생겨나고 있다.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가 그것. 대여해준 다회용기를 수거하는 것은 물론, 세척, 보관, 재대여까지 관리해주는 서비스다. 이들은 소독 전문 업체에서 인증받은 살균기를 통해 6단계의 세척과정을 거치는 등 용기의 청결성을 강조하는 이 서비스를 이용중인 한 카페 운영자는 “컵을 사지 않아도 되고 버리지 않아도 되고 또 설거지를 안 해도 되기 때문에 여러모로 편리하다”는 입장.
한 다회용기 대여서비스 업체에서 다회용기들이 6단계의 세척과정을 거치고 있다.
플라스틱 오염문제는 기후변화·미세먼지 등과 마찬가지로 전지구촌 가족이 일상에서 풀어가야 할 숙제이다. 전면적으로 실시되는 1회용기 사용금지 정책이 무사히 안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주예진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