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인기가 날로 떨어져 가고 있던 지난 8월 중순 대전 노사모에서 단합대회를 하기
위하여 금산에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주기 바라는 마음에서 금산군청게시판에 금산의 노사모 회원들도 많이 참여달라고 당부를 하였다.
모임의 장소인 서대산에 가서 기다리고 있는데 금산경찰서에 정보과에 근무하는 후배가 왔다.
어찌 왔느냐고 물었더니 군청게시판을 보고 왔다는 것이었다.
내가 게시판에 글을 올렸기 때문에 일요일인데도 쉬지를 못하고 나온 후배 경관이
안스럽고 미안하여 오늘 행사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알려 줄테니 집에 가서 가족들과
함께 쉬도록 하라고 하였다.
나는 노무현씨를 한번도 본적이 없다.
그분을 본 것은 언론매체를 통하여 만났을 뿐이지 그분과 대화를 나눈 적도 없다.
그렇지만 그분은 아주 오래전부터 익숙하였던 고향의 선배님과 같고, 또한 맏형과 같은 분이라는 생각을 하여왔다.
그리고 그와같은 분이 언제인가는 우리의 지도자가 되어야한고 생각하였으며 힘든 경선을 뚫고 민주당의 대통령후보로 추대된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을 하였다.
“지난번 농업경영인대회 때 꽃지해수욕장에 다녀왔어요”
하고 묻는 것이었다.
나는 농사를 짓고 살지만 농업경영인이 아니다.
그래서 꽃지해수욕장에서 농업경영인 대회가 있는지도 모르고 또한 노무현씨가 그곳에
간 것도 모르고 있었다.
농업경영인대회가 있는 날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장마의 한복판이었다고 한다.
그 자리에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님도 참석하였으며 농업에 관련된 유명인사들도 농민을
격려하기 위해서 많이 참여하였다고 한다.
노무현 후보가 연단에 올라서자
그곳에 참여하였던 농민들 가운데 야유가 퍼붓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한다.
“야 이놈아 ! 너 무엇하러 왔어 !”
“야 ! 너 거기서 내려오지 못해 !”
어떻게 보면 가장 큰 힘을 실어주어야 할 농민들이 더 야유를 보내는 것을 보고 얼마나 참담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무현씨는 하나 동요되지 않고 비를 맞아가면서 농민들에게 연설을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연설을 하자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처음에 야유를 퍼부었던 사람들도 노무현씨의 연설에 감동이 되어 환호성을 지르면서
박수갈채를 보냈다고 한다.
노무현 - 지금 그가 어려운 질곡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중동이야 원래 그렇다고 치자 .
세상사람들이야 정치에 관심이 없고 떠도는 말 - 또는 조작된 여론에 따라
노무현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고 치자
그러나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민주당조차 자기들과 국민이 뽑은 대통령 후보를
찬밥대접을 하듯이 농락하고 있으니 이와 같은 정치 풍토에서 정의라는 말을 꼽을 자리는
없을뿐더러 한라당도 민주당도 다 싫고 정몽준이가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제 노무현은 갈만큼 다 갔다.
사람들도 많이 떠나갔으며 세상의 여론도 이제는 바닥의 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노무현은 아직 멀었어 !”
“노무현 ? 그가 무슨 대통령감이야 !”
이제 세상의 인심은 예전과 다르다.
지조있고 원칙을 지키는 깨끗한 지도자가 아니라 무능하고 별 볼 일이 없는
정치가일뿐이다.
어쩌면 이와같은 현상은 노무현씨의 철저한 원칙 때문에 얻어진 결과인지도 모른다.
대통령후보가 됨과 동시에 DJ를 능욕하고 지역감정을 교묘하게 부추켰다면
오늘 이와같은 상황은 끝장을 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자기에게 돌을 던진 민주당을 사랑하였으며 마지막까지 정통성을 지켜온
민주당을 살리기 위하여 원로 어른들의 뜻을 따라 모든 것을 포기하고 당의 명령에
따라 움직였다.
거기에는 반노파들의 음모가 있었다는 것을 왜 노무현이가 모르겠느냐 !
그리고 노무현에게는 지극히 못마땅한 동계동이라는 기득권이 오만하게 바라보고 있는
눈치를 채지 못하였겠느냐 ?
그러나 노무현은 그것을 알면서도 결코 돌아서지 않았다.
노무현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안따까웁고 답답하여 어서 민주당에서 김대중에게서 벗어나기를 바랬건만
한발이 늦더라도 원칙을 무시하면 그것은 민주주의를 능욕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에.
그의 목표는 대통령이지만 원칙과 상식을 무시하고 그리고 인간성까지 파괴하면서 까지
대통령이 되겠다는 구차한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든 가치가 전도되고 인간성이 붕괴된 이 시대에 노무현과 같은 사람이 이웃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일인가 !
나는 노무현이가 대통령이 되면 더욱 좋겠지만 시운이 맞지 아니하여 당선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래도 결코 슬프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오십이 넘게 살아오면서 정치지도자로써 존경을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예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노무현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제 노무현은 우리시대의 고유명사가 아니라 대명사가 되어야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노무현 - 아직은 식민지의 잔재와 사대주의가 남아있는 이 땅에 너무나 일찍
피어난 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노무현은 결코 우연하게 만들어진 인물이 아니다.
찬란한 학맥과 인맥이 만들어낸 인물이 아니다.
전통 야당이라는 민주당이 만들어낸 인물은 더더욱 아니다.
그는 오천년이라는 유구한 역사 속에 울분과 분노로 얼룩진 이 땅이 만들어낸 인물이다.
갈라진 논누렁 밭두렁이 만들어낸 인물이다.
짓밟힌 이땅의 민초들 속에 돋아난 억새풀이다.
그는 자신이 얻은 기득권을 버리고 변호사가 되어 짓밟히고 억울한 이웃들에게 바쳤으며
힘없고 빽이 없는 우리들의 이웃으로 남아있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앞으로 100일 안팍의 시간은 너무나 짧다.
너무나 아까운 시간이다.
아 ! 어떻게 이 땅의 사람들에게 노무현의 진실을 보여준단 말이냐!
월드컵이 발목만 잡지 않았어도
아 ! 민주당이 발목만 잡지 않았어도 국민경선의 기세를 몰아갔을텐데...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구나 !
그러나 나는 믿는다.
추수가 지나고 황량한 들판에 외롭게 그가 서 있지만 그는 결코 외로운 사람이 아니다.
이 땅의 민중들은 아주 소수일지 몰라도 노무현을 외롭게 두지 않을 것이다.
그를 지키기 위해서 이 땅에 민초들은 몸을 던질 것이다.
들불처럼 타오를 것이다.
보아라 !
이 황량한 들판에 들불처럽 타오르는 조상님들의 한 맺힌 혼령을 보아라
아 ! 대한민국을 다시 외치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앞날을 보아라
12월 19일 이 땅의 산과 들이 모두 일어나서 “노무현 짱 대한민국”을 외치는
희망의 날이 오리니 ........
동지여
우리 약한 손이지만 무등을 태워 노무현 형님을 청와대로 보내자.
첫댓글 오늘 노무현대통령님 열반4주기...
추모글 삼아 올리셨군요...
혹시 봉하에 가시나요? 무극님.
무극님~~ 허허 대명이 같은데 동명이인이네요 저는 아닙니다요
토요일에 딸램이랑 봉하 다녀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