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바람이 부는 날, 햇님은 반짝이지 않는 날.
배움터 목련이 활짝 웃음짓고 있고, 지나는 곳 마다 팝콘같은 매화가 반겨주는 날.
우리는 오늘도 벗들과 걷습니다.
멀리 산내에서 우림과 아린이 오셔서 반가움에 같이 걷고,
온 사방 논으로 흩어져 놀멍, 쉬멍하며 길을 가는 어린 동무들과 함께 합니다.
오늘은 에라이, 천천히 천천히 가면 되지 하고 느긋하게 노는 동무들을 바라보며 미소지었지요.
그들을 품고 있는 어른들이 많아서 가능한 몸짓이네요.
언님들은 시간 맞춰 들어가서 아침열기하고 수업 시작합니다.
첫 우주이야기 시간, 수와 셈 시간, 말과 글 시간, 영어시간, 수공예 시간을 맞이합니다.
틈나면 후마가 나뭇꾼 되어 나무를 해놓았는데 오후엔 나무 옮기기도 했지요.
어린 동생들은 민들레 없이도 밥모심 잘하고, 힘껏 놀기 시간엔 자기들 끼리 게임을 만들어 재미나게 놉니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운 봄날이 됩니다.
동무들은 윗옷들을 훌러덩 벗어 던지기 시작하네요.
정말 봄이 없어지고 있는 듯 합니다.
밥모심 하고 후마차로 밭에 있는 비닐들을 다 영농폐기물 집하장으로 옮겼어요.
그리고 후마와 일평은 함께 계당 이장님댁 김치 옮기기 작업도 했구요.
두분이 수고가 많았네요.
남성 동무들이 수가 적으니 이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게되는데 미안한 마음도 한구석에 있습니다.
마을인생학교 배움지기들은 다음주 동무들 맞이 준비로 날마다 교실에서 분주하시네요.
도서관에선 사랑어린 벗들 오셔서 만남이 있구요.
저녁에는 마을마음공부 꼭두쇠 모임도 이어지네요.
늘 이야기 하지만, 보이지 않는 수고하는 손길들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편히 살고 있습니다.
서로 연결된 존재라는 사실을 이렇게 느끼며, 스스로 잘 추스려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고맙습니다.
짧은 봄날, 잘 누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