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 되게 하옵소서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하십시오.”(요한 17,21)
몇 년 전 지구촌 축제라고 하는 월드컵이 스페인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대한민국도 2002년 4강 신화를 재현하지는 못하였지만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이 월드컵을 통하여 귀중한 진리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자만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와 예선경기를 했던 아르헨티나는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지만 선수들의 기강해이와 자만심으로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우리의 삶에서도 교만은 패망의 지름길이 됩니다. 인생은 새옹지마와 같은 것입니다. 잘 나간다고 오만하지 말고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절망할 필요 없습니다. 이스라엘의 지도자였던 모세는 하루아침에 미디안 광야의 목자로 전락했고, 꿈의 사람 요셉은 하루아침에 이집트의 재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말씀하십니다.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마라. 하루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다.”(잠언 27,1)
다양성을 수용해야 합니다. 지난 월드컵에 우승한 스페인 팀은 마드리드 중심의 카스티야 지방과 바르셀로나 중심의 카탈루냐 지방의 혼합팀이었습니다. 이 두 지역은 평소에 그리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인종과 지역감정을 뛰어넘어 팀을 구성하였고, 이것이 스페인 우승의 결정적 요인이 되었습니다.
우리 사회는 빠른 속도로 다문화 사회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제 피부와 나이, 성별과 지역의 경계를 넘어 다양성을 수용하고 순혈주의를 탈피하는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팀워크를 이루어 일해야 합니다. 저번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포함한 남미 축구가 유럽 축구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개인기에서는 남미 선수들이 월등하지만 그들은 팀워크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사실 하나 됨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신을 연주한 천재 작곡가”라는 명성을 얻은 베토벤은 1790년 후반에 청력을 잃으면서 더욱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청각을 잃은 상태에서 9번 교향곡 <합창>을 작곡하고 지휘까지도 했습니다. 그가이렇게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옆에 안나 홀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청각을 잃어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합창단의 노래를 들을 수 없는 베토벤을 위해 그녀는 연주자 뒤에 숨어서 손짓과 표정으로 지휘를 하고 베토벤은 그녀를 보며 초연의 오케스트라 지휘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두 사람이 팀워크를 이루어 최선을 다했기에 9번 교향곡은 명곡으로 우리 곁에 남아 있는 것입니다.
인생은 혼자 살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내 인생이 힘들고 힘에 부칠 때 누군가 기댈 사람이 있고, 내 옆에 있는 사람이 힘겨워 몸부림칠 때 기도해 주고 성원할 수 있다면 그것이 아름다운 삶입니다.
주님도 제자들이 하나가 되게 해 주시기를 바라는 기도를 하셨습니다. 그것도 간절히 기도하셨습니다. 주님은 제자들과 3년 동안 함께 생활하시면서 그들이 하느님의 뜻은 이해하지 못하고 자리 싸움에 연연해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셨습니다.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께 다가와, ‘스승님, 저희가 스승님께 청하는 대로 저희에게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하고 말하였다. … 그들이 ‘스승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때에 저희를 하나는 스승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게 해 주십시오.’ 하고 대답하였다. … 다른 열 제자가 이 말을 듣고 야고보와 요한을 불쾌하게 여기기 시작하였다.”(마르 10,35-41)
어떤 공동체든 내부적인 불화와 갈등이 있다면 쉽게 무너지고 맙니다. 맹자의 가르침 중에 “천시가 자리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만 못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적에게 포위되어 위기에 빠진 성(城)을 지키려면 세 가지 요소가 있어야 함을 가르치는 말입니다. 첫째, 천시(天時)는 기상조건을 말합니다. 하늘이 나를 얼마나 도와주느냐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지리(地利)는 지형적인 이점입니다. 셋째는 인화(人和)입니다. 사람들 간의 조화로운 관계를 뜻합니다. 결국 아무리 운이 따르고 다른 조건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그 성을 지키고자 하는 병사들의 화합과 단결이 없다면 그 성은 무너지고 말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은 진리입니다.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
"우리의 삶에서도 교만은 패망의 지름길이 됩니다.
인생은 새옹지마와 같은 것입니다.
잘 나간다고 오만하지 말고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절망할 필요 없습니다."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마라. 하루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다.”(잠언 27,1)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