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의 온상’에서 흡연을? 구역 지정해도 소용無
춘천시 내 병원, 금연구역서 흡연 빈번
춘천보건소 “단속 시행하는 등 주의 주고 있어”
춘천시 내 병원 흡연구역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춘천시에 위치한 한림대학교 병원, 강원대학교 병원, 인성병원 등에 설치된 흡연구역 관리가 전체적으로 미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달 10일부터 19일, 흡연이 자주 이뤄지는 점심 시간대인 오후 12시부터 1시까지 해당 병원을 방문해 실태를 직접 확인했다.
한림대학교 병원에서는 환자, 방문자, 대학생뿐만 아니라 의사와 간호사도 금연 구역에서 흡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림대병원의 흡연 구역은 주차장에 설치됐지만, 실제 흡연은 감염병 전용 환자 대기실 뒤편에서 자주 이뤄지고 있다. 이달 10일과 12일 오후 12시부터 1시까지 지켜본 결과 20여명의 인원들이 흡연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해당 대기실은 한때 흡연 부스였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감염병 전용 환자 대기실로 운영되고 있다. 대기실 좌측에는 코로나19 신속 항원 검사소가 위치하고 있어 금연 구역으로 지정됐다.
감염병 전용 환자 대기실뿐만 아니라 환자 휴게공간에서도 흡연이 이뤄지고 있다. 같은 시간대의 환자 휴게공간 내 벤치에서는 5명의 방문객이 환자 옆에서 아무렇지 않게 흡연을 자행하고 있었다. 또 휴게공간 이곳저곳에서 버려진 담배 꽁초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렇게 약 25명의 흡연자가 금연 구역에서 흡연하는 동안 지정 흡연구역을 찾은 사람은 5명도 되지 않았다.
강원대학교 병원은 한림대보다 흡연 구역이 잘 지켜지는 모습을 보였다. 병원 입구에 세워진 팻말에는 흡연 구역이 안내돼 있다. 병원 내 흡연 구역은 본관 1층 장례식장 옆과 암노인센터 3층 주차장 두 곳으로 부스가 설치돼 있다. 물론 금연 구역에서의 흡연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한림대병원과 마찬가지로 오후 12시부터 1시까지 지켜본 결과 두명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인성병원은 다른 두 병원과 다르게 병원 입구에 재떨이가 설치돼 있다. 병원 주변에 식당과 편의점 등이 위치한 관계로 굳이 병원 근처에서 흡연하는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병원 뒤편에서 버려진 담뱃갑과 꽁초가 발견되는 등 흡연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았다. 또 방문객들이 드나드는 입구에서 흡연이 이뤄진다는 문제도 있었다.
한림대병원 관계자는 금연구역인 감염병 전용 환자 대기실에서 흡연이 이뤄지고 있다는 질문에 “병원은 당연히 금연이 기본이다”며 “(흡연 사실에 대해) 확인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춘천시 보건소 건강관리과의 홍향주 주무관은 병원 내 흡연 실태에 대해 “관련 민원이 들어와서 병원 관계자분들에게 해당 민원에 대해 설명하고 흡연장 설치 및 안내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흡연장이 이미 설치됐음에도 잘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는 “병원 벤치 쪽에서도 흡연하지 않도록 따로 지도 단속을 시행하는 등 주의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6월 11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춘천시 금연구역 지정 및 금연지도원 운영에 관한 조례’ 제4조 1항에 따르면 시장은 흡연으로 인한 피해 방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장소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이에 춘천시청 홈페이지에 의료법 및 지역의료법에 해당하는 의료기관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해 놓은 상태이다.
또 국민건강증진법 9조 4항에도 의료법에 따른 의료기관, 지역보건법에 따른 보건소·보건의료원·보건지소의 소유자·점유자 또는 관리자는 해당 시설의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금연구역을 알리는 표지를 설치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어 ‘이 경우 흡연자를 위한 흡연실을 설치할 수 있으며, 금연구역을 알리는 표지와 흡연실을 설치하는 기준·방법 등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고 안내돼 있다. 이는 지자체와 해당 병원 모두 금연/흡연 문제를 두고 관리해야 함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