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좋은날입니다.
춘분이 21일이었으니 춘분에서 청명으로 가는 3일째 되는 날이네요.
이제는 낮이 밤보다 길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해뜨는 시각이 6시30분, 지는 시각이 6시 45분이더군요. 매일 평균 2분씩 길어지고 있답니다.
하지까지 90일정도 남았으니 하지때는 낮이 15시간, 밤이 9시간 정도 될까요?
쇠날만큼은 아침명상 때부터 배움터에 자리하고자 하는 바람을 갖고 오늘도 그렇게 살았어요.
비오는날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데 노월마을즈음 제 앞에 김장로님이 걷고 계셔서 얼른 따라잡고
같이 걸었습니다. 오며가며 이것 저것 물었어요. 이장로님과 첫만남이 궁금해서 계속 질문했네요.ㅎㅎ
아이들이 우산을 들고 걸어가는데 우산이 장난감이 되어서 퍽 짖궂은 놀이도 하더군요.
그러다가 노월마을회관 앞에서 잠시 쉬고, 민들레가 한줄로 서보자고 말씀하시자 잘 따라 섭니다.
침묵으로 걸어보기를 합니다. 중간에 서준이가 이가 흔들린다며 신난다에게 '아'하며 보여주는 때를 빼면
퍽 잘 침묵으로 걷습니다.
최근에 복실이 목줄이 풀어져서 김장로님이 다시 묶느라 애쓰셨다는 말을 신난다로부터 들었습니다.
지난 마을마음공부때 후마와 일평이 심혈을 기울여서 보완한다고 했는데도 그랬네요.
돌아와서 김장로님과 함께 개들의 목줄과 개줄 상황등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김장로님은 비오는 날 개 사료가 젖는 것 등등 마음에 쓰이시는 것들이 있으시더라고요.
말씀을 다 듣고, 일단 보수한다고 해놨으니 살아보며 차차 손볼게 있으면 해보겠다 말씀드렸어요.
지금은 없지만 십수년 동안 마당에서 개들을 여러마리 키워봤던 터라 힘센 개들이 목줄과 개줄에서 자주 빠져나와 사방을 돌아다니면 얼마나 곤혹스러운지 십분 이해가 됩니다. 김장로님의 심정이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꾸준히 관리하고 돌보며 사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마음이에요.
비오는날 이리저리 돌아다녔더니 옷들이 너무 젖어서 2층의 수공예실로 가서 젖은 옷을 다리미로 좀 말렸어요. 전기가 아깝긴 했지만 계속 있자니 축축하고 추워서요. 수공예실에는 학생들이 수공예동아리 활동을 하는데 참 열심히 하더군요. 오늘은 이든엄마도 참여했네요.
내려와서는 도서관 한쪽 배움지기방으로 갔어요. 오늘은 하늘친구방에 오래 있기에는 춥더군요. 컴퓨터 앞에는 신난다, 후마, 일평이 산티아고 순례를 위한 항공권 예매 티켓팅을 하는 데, 여러 차례 안되서 계속 재시도 하고 있었어요. 누구하나 초조하거나 짜증내지 않고 집중하며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네요. 저는 내일 면담자리에 앞서 마을인생학교 한 학생의 입학원서를 읽었어요. 꽤 긴 장문의 글이었는데 17세 학생의 생생한 글이 지루하지가 않더군요.
점심밥모심을 했어요. 미역무침, 미나리나물, 콩나물등 제가 좋아하는 나물이 여럿 나왔어요. 제철음식을 먹으면 절로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져요. 틀림없이 과학적인 원리가 있을거예요. 밥모심을 하고 해리에게 다음 불날 밥상공부 때 필요한 재료를 확인했어요. 지난 번에는 제철 쑥으로 '쑥버무리'를 했는데, 아직 쑥이 부드럽고 맛있을 때이니 한 번 더 쑥으로 다른 음식을 해볼까하네요.
12시 50분에 도서관에서 열리는 '3월 이별꽃스콜레 맞이모임'에 참여했어요. 자허, 다정, 이든엄마와 함께 자리했네요. 이든엄마는 지난 달날 관옥선생님께 요청해서 새로운 이름을 받았대요. '소금'( 줄없는 거문고-줄이 없지만 거문고 본체의 통에서 나는 아름다운 소리가 있다)이라고 소개하는 소금의 표정이 얼마나 환한지요.
1시 30분에 면담이 있어서 자리했어요. 며칠 전부터 그 자리에 마음을 모았는데 그걸로 충분했다 싶어요.
마치고 다시 미처 다 못읽은 원서와 다른 원서를 읽었어요. 신난다, 후마, 일평은 여전히 티켓팅중입니다.
3시 30분에 두더지, 자허, 일평과 자리를 했어요. 다음 주 '조현' 기자님과 하는 인터뷰에 대한 준비이야기에요.
그리고 오며가며 노는 아이들로부터 처음 보는 희한한 사탕을 하나 받아먹었네요. 맛도 참 신기하더군요.
4시 마무리모임시간에요. 오늘은 두더지까지 대부분의 일꾼들이 참여했네요. 밤에 올 수 있는 간송외에는요.
오늘 모임 주재는 후마가 해주셨어요. 여러모로 감사한 시간이에요. 모두들 밝고 맑아 보였습니다.
이번 한 주 배움터에서 어떤 자리를 하며 살았지? 지난 주말의 1박2일 마을마음공부, 달날에 아침열기, 걷기명상, 관옥할아버지와 함께 하는 감동적인 마음공부, 새식구교육, 농사, 천지인과 함께 하는 저녁밥모심 준비와 마무리, 불날 천지, 할머니 도움의 밥상공부, 배움지기일꾼살림모임, 그믐낭독회, 물날 바이세로제 어머니밥상, 로컬푸드 소비자상 받으러 로컬푸드주주총회 참여, 나무날 바이세로제책모임, 면담준비, 변기뚫기, 배움지기와의 순례공부, 그리고 오늘까지. 이 모든 것이 큰 바다 속에 일어나는 성실한 파도이고 한 바탕 바람이자 꿈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첫댓글 이번주도 빈틈없이 꽉찬 한주였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