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날입니다.
와온공원-소코봉-용화사-학교. 코스의 동네한바퀴로 한 주의 시작을 함께 합니다. 산에 핀 진달래를 지나칠 수 없어 소코봉에 가게 되었지요.
그리고 오늘은 반가운 벗님들이 배움터에 오셨습니다. 실상사 작은학교에서 오신 동무 여섯분, 선생님 두분과 3박 4일간 함께하게 되었거든요. 오늘 동네한바퀴부터 밥모심, 잠모심, 수업 그리고 점심시간 축구까지- 배움터의 생활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동무들이 궁금하고 기대된다던 8학년 동무들은 첫만남이 낯간지러운지 뻘쭘한 얼굴로 몇 마디 건네봅니다. 그러다 어디선가 신기한 오리 소리가 나 돌아보니 작은학교 동무들과 상율이의 풀피리 부는 소리였네요. 어느덧 탁 트인 바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소코봉에서 용화사로 가는 길에 석영이, 상율이, 재민이, 지안이, 설린이, 선민이가 1학년 유화를 챙기며 걷습니다. 가파른 길일 때는 유화야 빨간 불이야~하며 잠시 멈춘 후 천천히 걷고, 평평한 길일 때는 초록 불~하며 편히 걷습니다. 누나형들의 예쁨을 잔뜩 받고 있는 유화는 시도때도 없이 빨간 불을 외치며 잠시 멈춰가자고 이야기하네요.
도율 이든 가야는 도토리 줍기 나무 뿌리 줍기에 한창입니다. 누나 나뿌 보면 나 좀 줘. 라길래 나뿌가 뭐야?하니 나무 뿌리 라더군요. 나뿌나뿌 노래를 부르며 신나게 살피며 걷습니다. 용화사 길엔 벚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벚꽃 아래서 사진도 찍고 간식도 나눠 먹습니다. 1학년부터 과일을 나누었는데 관율아 간식 먹어~ 부르니 이관율 우다다다 온몸으로 뛰어옵니다. 그 모습이 귀여워 웃음이 나오네요.
용화사에서 학교로 향하던 길, 천지인 동무들 몇몇이 초등 동무 몇몇과 함께 걸었습니다. 그런데 유화 몸에 붙은 도깨비 풀을 떼주려 바닥에 주저 앉던 석영이가 통 오질 않더군요. 오겠지 싶어 기다리는데 오질 않아 찾으러 가봅니다. 석영이 유화 손 꼭 잡고, 유화는 소중한 문어 인형과 형아 손 꼭 잡고 함께 천천히 걸어오더군요. 그 모습이 귀여워 웃음이 났습니다. 유화가 킁킁 콧물을 흘려 어떻게 닦아주지? 둘이 고민하다 풀잎으로 톡톡 닦아주었습니다. 유화도 풀잎으로 코를 쓱쓱 닦더군요 그러다 뭔가 시원치않았는지 유화가 아주 자연스레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더군요 어라 손수건이 있었네- 하며 웃습니다. 아주 뒤에서 걸어 동무들이 보이질 않습니다. 길도 헷갈려 여기가 맞나? 싶습니다. 그래도 학교가 어딘지는 아니까, 길은 어차피 다 연결되어 있으니까. 위로를 하며 그저 걷습니다. 석영이와 가위바위보를 하여 번갈아가며 유화를 업습니다. 유화를 챙기던 석영이는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합니다. 업히고 걷고 또 업히고 걷고 반복하다 보니 어느덧 학교에 도착- 운동장에서 유화 석영 지영 서로 수고하셨습니다 인사 나누고 공양간으로 향합니다.
다 함께 밥 모심을 합니다. 민들레의 설명으로 실상사 작은학교 동무들, 초등, 천지인, 어른 동무들 모두 함께 꼭꼭 씹어 밥을 내 안에 모십니다. 후마의 시범으로 설거지까지 잘 마무리 합니다. 상율이의 주도로 점심시간 축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작은 학교 동무들과 함께요. 신난 동무들의 기분 좋은 목소리가 운동장을 가득 채웁니다.
3시 30분 농사가 시작됩니다. 천지만물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음을 모으고 한옥현 선생님 모셔 말씀 듣습니다. 오늘은 싹이 나기 시작한 감자들을 돌보는 일을 합니다. 비닐을 뚫고 흙을 나르고 토닥토닥 덮어주고- 어른 동무들 뒤풀이와 저녁 밥모심까지 마칩니다.
노느니 염불을 외겠다는 말씀에 이끌려 두더지, 자허, 일평과 모임 가졌습니다.
오늘 여자 작은 집에서는 작은학교 동무 연우와 설린 은지 지안 선민이 함께 잠모심하네요.
좋은 날입니다.
고맙습니다.
첫댓글 저마다 자기다움으로 함께 어울려 주셔서
고마워요.^^
아이들이 산과 들에 피어나는 봄꽃 같네요. 어린 동무들 잘 챙긴 세심한 손길,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