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염소를 계획한지는 2014년 여름부터였으니... 그리 많은 나날은 아니었다.
그러나 시장조사를 하고
선진농가를 방문하고,
교육받고,
부지 찾고,
또 교육받고...
건축허가 득하고, 후배와 단 둘이서 건축하고,,,
흑염소 종자를 찾아 여기저기 다녀보고...
생업을 유지하면서 이런 일을 하기란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마침내 2015년 축사를 건축하고, 입식을 준비하는데....
후계농업경영인 자금이 용도에 안맞다는 결론이 나와 보류되고, 약간의 좌절과 분개를 느낀 다음.
다른 방법을 찾아 관철시켜 마침내 해를 넘겼지만, 2016년 3월 3일에 흑염소들이 들어왔다.
어미 40두다. 그 아기들 60여마리도 함께 왔지만, 업계에서는 어미만 카운트 한단다.
아기염소는 작년 가을에 어미들을 예약하였는데, 그 사이에 태어나자라고 있었기에, 다행인지 우연인지 시행착오를 함꺼번에 맞이하게 되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염소를 처름 길러보는데, 어미를 기르는 것도 처음이지만, 그에따른 자축도 동시에 길ㅇ러야 하다니..
결과적으로 처음 1~2개월간은 어미 기르는 것도 힘들었다. 그런데 그에 달린 자축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자축을 따로 돌봐줘야 한다는 사실을 완전 몰랐던 것이다. 어미만 잘 기르면 어미가 자축을 잘 돌볼줄 알았다.
자축들이 많이 죽었다. 땅을 파서 묻고, 묻고, 또 묻고.. 왜 죽었는지 이유도 모른 채 말이다.
어디서 들었는지, 스스로 깨우쳤는지도 모르겠다.
축사 한 가운데 1칸을 인큐베이터로 만들어 자축들이 수시로 드나들며 맘껏 먹고 쉴 수 있게 해주었더니 확실히 뭔가 다르다.
가끔 어미들도 힘들어 할 때는 인큐베이터에 들여 넣었다가 괜찮아지면다시 빼주곤 했다.
그런데 나이 많은 노산 모축이 죽었다.
새끼 네마리 키우다가 먼저 새끼 두마리가 죽더니 1주일 후에 어미도 죽었다.
영양실조에 과잉보호로 무리에 이탈한지 오래되어 합사시키니 다른 염소들에게 받히고, 사료도 못먹고 도망다니다가 그랬다.
몰랐다. 그러다가 죽기까지 할 줄은 정말 몰랐다. 그리고 바보같이 네ㅐ 마린 낳아서 그 고생하고 우리도 고생시키니 밉기도 했다.
그런데 사육자의 올바른 자세가 아직 안되었다는 것을 느끼는데는 시간과 시행착오가 더 필요했다.
또 다른 염소가 탈지과 탈장이 일어나고, 만삭이어서 과감히 도태시키지 못하고 꿰메주었더니 난는듯 싶었다. 출산을 했지만 결국 죽었다.
앞에 네둥이 엄마는 이사부(24번)이고, 탈질은 29번이었다. 둘 다 농장 부지 경계면에 묻혔다. 그 자축들은 겨우 한마리씩만 지금까지 살아있는데 성과는 별로 안좋다. 이제 알았다, 여러마리 다 필요 없고 딱 두마리만 낳아서 어미가 스스로 잘 길러주는 것이 최고다고.
그 와중에 4월에 어미 네 마리가 더 들어왔고 시행착오는 계속 되었는데, 급기야 8월 말에는 문제가 있는 모축 8두를 헐값에 처분하기에 이르렀다. 손해가 막심했다. 들여올 때의 가격대비 20% 정도의 가격으로 고기로 약용으로 유통업자에게 그냥 찢어 발랐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그동안 무슨 짓을 해왔는지 되돌아 보며, 심각하게 재도전을 결심해 본다.
먹이통도 바꿨다. 물통도 바꿨다. 많은 노력이 다시 들어가고, 아내의 도움으로 원하는 환경을 구축했다.
그로부터 정확히 1개월 후에 함평에서 6~7개월 된 종빈축후보 30두를 다시 들여왔다. 거금이 다시 투입되었다.
뭔가 농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A그룹은 기존 모축들이고
B그룹은 새로 들여온 후보모축들이다.
두 그룹을 분리하여 비교하며 사육해 보았다.
뭔가 조금 알것 같다.
7월에 태어난 30여두는 폐사율이 15%정도다.
10월에 태어난 25두는 폐사율이 아직 Zero다.
"자축을 잘 길러야 성공할 것"이라는 명제를 조금 의미있게 되새김질 하고 있다.
모축도 도태해야 할 그룹을 따로 구분하였고
비육 숫컷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져, 며칠전에는 19두를 거세하였고 3개월 후에 유통회사에 납품하길 예약을 하였다.
이런식으로 하면 될 것 같다.
좋은 모축을 선별하여 사육하고, 종모축을 잘 활용하여 생산된 그들의 자축들을 또한 단계별로 잘 기르면서 계속 선발과 도태를 반복하여 나가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 농장에 좋은 개체들로만 가득차도록 개량에 개량을 거듭해야 하는 과정인 것이다.
내가 열심히 노력하면 그 땀에 대한 결실은 나의 가슴을 따듯하게 적실 것이다.
늘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감사와 나에게 주어진 청지기 직분을 다 하도록 노력하고 개선하고 도전하겠다.
지금 향림동산흑염소농장의 사육현황은
종모측1두(0번, 대박이)
종빈축 31두에 후보축 55두가 있다.
비육축이 36두고
자축이 49두이다.
합은 172두.
1년 후인 2017년 12월 말에는
종모축 3두 이상
종빈축 94두
자축 100두와 비육츅이 100두 합 297두 정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축사도 증축하고 증진을 위한 길에 우축 서야겠다.
그래서 귀농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더욱 힘을 내야겠다.
첫댓글 대단하십니다...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