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항상 불안하고 긴장되어 있습니다.
아빠에 대한 분노와 사랑이 뒤섞여 있습니다.
마음이 항상 불안하고 긴장되어 있습니다.
분노와 우울에 가득 차 있고 자존감이 부족한 이십 대 중반 여성입니다. 저희 집은 형제가 많고 어린 시절은 참으로 불안했습니다.
밤이면 아빠가 엄마를 다그치는 고함 소리, 때론 폭력 ..... 공부에 대한 욕심이 있었으나 고등학교 때부터 소홀히 하기 시작했고 시험때만 되면 망칠까 봐 불안해 울면서 공부했습니다. 대학 때 집안이 어려워져 부모님은 도피 생활을 하셨고, 지금은 나아져 저는 다시 공부를 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마음이 불안하고 가슴이 띕니다.
두명의 남자를 사귀었습니다. 화가 나면 불같이 화를 내고, 화를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사과를 반복하고, 그랬더니 남자친구는 헤어지자고 하더군요...울면서 매달렸지만 결국 두 사람 모두 떠났습니다. 그 후 책을 찾아보면서 내게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았고 그 원인이 상당부분 어린 시절 아빠의 고함과 폭력에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아빠와 대화를 하며 엤일에 대해 이야기할 때 눈물이 나와 말을 잘 못하겠습니다. 아빠가 어렵게 자라서 아픈 몸으로 우리를 키우신 걸 생각하면, 나중에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아빠의 엄마로 태어나 따듯하게 사랑해 주고 싶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 긴 세월을 참고 지낸 엄마에게도 말할수 없는 분노가 생깁니다. 엄마 때문에 내가 자존감이 부족하고 사회 생활을 못하게 될까 봐 걱정된다고 퍼부은 적도 있습니다. 그러고는 시간이 지나 죄송하고 사과합니다. 항상 불안하고 가슴이 뛰는 저는 생각도 부정적입니다 .
아빠에 대한 분노와 사랑이 뒤섞여 있습니다.
작은 수첩 님, 마음이 항상 불안하고 긴장되어 있다니, 그 상태가 얼마나 불편한지 안타깝습니다. 그동안 몇차례에 걸쳐 우리가 느끼는 불안감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박해, 불안, 분리불안 등의 용어를 기억하실 겁니다.
불안감은 한 개인이 생애 초기 부터 느끼는 감정이며, 정신적 성장을 저해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또한 불안감은 성인인 많은 이들이 그 불편함에 대해 호소하는 보편적인 감정이기도 합니다 . 생을 유년의 창고에 처박아 놓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모든 방어기제는 자아가 불안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둔 미숙한 생존법입니다. 자아가 느끼는 불안을 제대로 인식하고 극복할 수만 있다면 방어기제들은 절로 해소되고, 생도 발달을 향해 나아갑니다.
작은 수첩님, 아기는 태어날때 부터 원초적 불안을 안고 있다는 이론이 있습니다. 이 원초적 불안의 핵심에는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알았던 평온한 세상이 갑자기 산산조가가 났다는 사실과, 그것을 파괴하는데 자신이 어떤 역할을 했다는 신생아의 초기 자각이 자리 잡고 있다고 합니다. 아기는 자기의 파괴적 능력에 대한 자각과 그것에 수반되는 불안을 감지하면서 세상과 만납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런 감정은 공포, 죄의식, 거짓말, 전능감 등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탄생 후 아기가 느끼는 불안감을 또한 내적 욕구에 대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대한 반응입니다. 아기는 자신의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엄마에 대해, 자신과 동떨어진 친밀감을 주고 받는 부모에 대해 공격성을 보냅니다. 그러고는 공격을 받은 부모가 자신에게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두려움을 느낍니다. 이것을 박해 불안이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아기의 이런 불안감과 폭력성을 엄마가 어떻게 처리해 주느냐에 따라 정신건강이 좌우 된다는 사실도 알실 것입니다.
그 후 발달단계마다 다른 불안감이 일깨워집니다. 엄마라는 사랑의 대상을 잃을까봐 두려워하는 분리불안, 자신의 본능적 욕구를 압도당할까봐 두려워하는 거세불안, 초자아의 공격에 직면해서 무력감을 느끼는 초자아 불안등이 있습니다.
작은 수첩님, 성인이 되어서도 남보다 많은 물안감을 가지고 계시다는 건 유아기의 불안감이 적절히 보살펴지고 해소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그 사실을 잘 인식하고 불안감이 느껴질 때마다 아기였을 때의 모습을 떠올려 보셔요....그러면서 그 감각이 아기의 것이라는 사실을 몸으로 느끼려고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아기 때 만들어진 감정일 뿐 아니라 아기 때 만들어진 환상이나 착오이며,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대상에 대해 느끼는 미숙한 감정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셔야 합니다. 이제는 괜찮아, 괜찮아.. 라고 성인이 된 작은 수첩님이 스스로를 달래며, 내면에 존재하는 불안한 아기를 돌봐야 합니다.
그 모든 것 보다 먼저 작은 수첩 님이 알아차리셔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엄마를 다그치고 폭력과 고함으로 가정을 불안하게 만든 사람은 아빠입니다. 자신도 아빠 때문에 불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어싿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 글을 읽어보면 아빠를 대하는 작은 수첩님은 마음에은 오직 사랑만이 가득합니다. 나중에 다시 태어날수 있다면 아빠의 엄마로 태어나 따듯하게 사랑해주고 싶다고 고 까지 말씀 하십니다. 이 세상의 누구와도 감히 견줄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사람입니다.
작은 수첩님이 말씀하신 것 처럼 엄마는 아빠의 폭력에 대한 피해자입니다. 같은 여성으로서의 동류의식이나 연민을 느낒실 법도 합니다. 그러나 위 글에는 그 긴 세월을 참고 지낸 엄마에게도 말할수 없는 분노가 생긴다고 쓰고 계십니다. 엄마 때문에 내가 자존감이 부족하고 사회생활을 못하게 될까봐 걱정된다.. 고 퍼붓기도 하셨습니다.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되지 않으시는지요? 보통의 경우라면 위와 같은 상황에서 엄마에게는 연민을, 아빠에게는 분노늘 느끼는게 올지 않을까요?
작은 수첩님, 위와 같은 감정과 사고의 착종 현상이 바로 오이디푸스콤플렉스 입니다. 작은 수첩님의 내면에 있는 대여섯 살 짜리 아이는 아직도 아빠에 대한 사랑과 욕망을 품고 있고 그것을 내면 깊이 억압하고 있습니다. 바로 그 금지된 욕망 때문에 항상 마음이 불안하고 혼돈스럽습니다. 그런 종류의 불안감이 바로 초자아 불안입니다. 금지된 욕망을 향해 달려가고 싶어한느 원본능을 제대로 통제하고 처리하지 못하는 자아에 대해 초자아가 눈을 부릅뜨고 감시하고 있기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 까닭에 아직도 양쪽 부모 모두에 대해 정리되지 않은 혼란스러운 양가감정을 느끼고 있습니다.
우선 오이디푸스 단계를 넘어서는 일이 중요합니다. 마음 깊은 곳에 억압되어 있는 아빠에 대한 욕망을 인식하고 그것을 포기하고 좌절하는 단계를 밟으셔야 합니다. 그런 다음 아빠에 대한 실망과 분노의 감정을 마주 보시기 바랍니다. 아빠애 대한 분노를 인식하지도 표현하지도 못하기 때문에 그 모든 감정을 남자친구에게 돌려 그들에게 불같이 화를 내고 관계를 망가뜨리게 되는 것입니다. 마음으로부터 아빠를 포기해야만 진정한 외부의 사랑을 받아들리수 있습니다.
다행히 부모님과 함께 사신다니 평소에 두분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를 잘 관찰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빠의 폭력성에 대한 자신의 태도, 엄마의 인내와 헌신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 어떤지를 잘 살펴보세요...폭력적인 아빠에 대해서는 사랑을, 가련한 엄마에 대해서는 분노를 품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때마다 그런 자신을 더 많이 느껴 보는 겁니다. 그리고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엄마와 아빠가 부부이고 두분이 더 친밀한 사이이며, 자신의 연인은 외부에서 찾아야 한다는 여섯 살 짜리 아이와 같은 좌절감을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지금이라고 오이디푸스 단계를 넘어서야 초자아 불안을 극복 할수 있습니다. 그 불안과 긴장이 해소되어야 비로서 남자친구와의 사랑을 성숙하게 이끌어가고, 성장을 향해 나아갈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