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오늘은 멕시코시티에서 제법 떨어진 테오티우아칸 피라미드 구경을 위해 출발한다.
숙소에서 두 블록 떨어진 큰길에서 버스를 탄다.
지붕에 전기선에 연결된 버스.
차량 정체가 심한 멕시코에서 제일 빠른 것이 지하철과 이 전기 버스이다.
이 전기 버스와 쿠바에서 일명 낙타버스라고 하는 차량 두대가 연결된 버스는 전용 차로가 있어 막힘없이 달린다.
우버를 타지 않느냐는 깨짱구의 질문에
이 버스가 북부 터미널까지 바로 가기에 탔다고 하니
요즈음 젊은이들이 사용한다는 은어를 쓰며 웃는다.
개이득?
이 은어가 정확한 뜻은 뭔지 모르지만,
뭔가 이득이 있을때 사용하는 말인가 보다.
우버로 100페소 가까운 금액을 둘이서 8페소로 북부 터미널까지 갔으니....
북부 터미널은 제법 크다.
하지만 피라미드를 향하는 티켓줄은 이미 길게 늘어져 있다.
또 기다리고 기다린다.
왕복 티켓을 구매하고 버스에 오른다.
지기는 멀미가 걱정되어 벌써 눈을 감는다.
한참을 달렸을까?
깨짱구가 지기에게 말을 걸어 온다.
차창 밖으로 펼쳐진 끝도없는 산동네.
지기도 지난번 피라미드 관광길에 얻어 들은 얘기로는.
저 산동네 주민들은 토착 인디오들의 집들이란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그 시절 달동네처럼
도시에서 떨어진 이곳 산동네에 하나 둘씩 자리를 잡은 것이
지금은 끝도 보이지 않는 수로 늘어난 것이다.
우리는 인디오들의 산동네를 지나 피라미드 입구2에서 하차를 한다.
표를 사고 입구에 들어 서 가게를 지나면 바로 태양의 피라미드가 웅장하게 서 있다.
태양의 피라미드를 오른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오르는 길은 태양을 향하는 길?
두번째로 오르는 태양의 피라미드.
그리고, 태양의 피라미드에서 바라보는 달의 피라미드와 죽은자의 길.
죽은자의 길을 걸어 달의 피라미드에 이른다.
달의 피라미드 계단은 우리처럼 짧은 다리를 가진 사람에게 조금 버겁다.
그렇게 달의 피라미드에서 바라 본 태양의 피라미드.
그늘 하나 없는 피라미드의 길을 걷고 오르고 내린다.
그리고, 밖으로 나와 거늘을 찾아 앉아 아침에 싸온 달걀로 점심을 먹는다.
멕시코 시티를 향한 버스에 오르고
다시금 북부 터미널을 향하는 버스 안.
잠에서 깨어나 보니 어느듯 시내에 들어 온 것 같다.
지도를 본다.
차는 하염없이 막히고, 북부 터미널에서 다시 찾아 가기로 했던 과달루페 성모성당이 가깝다.
버스기사에게 살금살금 다가 간다.
그리고, 유창한 스페인어로 여기에서 내려줄 수 있나요? 하고 묻는다.
차는 정체되어 있고 기사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문을 열어준다.
도로의 한가운데 2차선에서.
우리는 성모 성당을 찾아 걷기 시작하고
10여분만에 성모 성당에 다다른다.
세계3대 성모의 발현지 중 한곳.
그것도 검은 성모가 발현되었다는 곳.
그래서 천주교가 인디오의 가슴으로 파고 들 수 있었다는 슬픔.
성모의 치마모양으로 지붕이 있는 성모 성당을 바라 본다.
지기의 가슴엔 언제나 종교는 슬픔이요 아픔이다.
산 정상의 성당을 구경하고 내려오는 길.
빗방울이 나린다.
발걸음을 재촉하여 성모 성당으로 향한다.
우리는 지나가는 소나기를 피해 성당에 앉았다.
제법 긴 시간을 기다린다.
어느곳에선가 어린 아기가 칭얼거린다.
아마도 광장에서 본 많은 눈요기의 장난감이나 먹거리에 맘이 아직도 팔려 있는 모양이다.
부모의 가벼운 지갑에는 알길없는 여린 마음이라...
이 여리고 어린양의 마음은 예수도 어찌 할 방법이 없다.
그 여리고 어린양의 기도를 들어 줄 수 있는 것은 광장의 먹거리나 광장의 장난감인 것을.
어린양의 칭얼거림을 뒤로 하고 밖으로 나온다.
어린양의 마음은 달랠수 없지만, 예수의 기적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감하는 월요일.
첫댓글 삶은 닥알로 점심대신하지 마시고 제대로 드시면서 다니시길...
여행은 잘 드셔야 오래 하실 수 있는 것. 더 잘 아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