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삼락회 배구대회 참관 소회
경남 삼락회 배구대회가 8월 10일 창원 유목 초등학교에서 개최되었다. 각 시·군 지부별로 1팀씩 출전을 원칙으로 하나 창원이나 김해와 같이 규모가 큰 시지부는 구(區)별로 복수 팀 출전도 가능하도록 문호가 열려 있다. 경기에 참가하는 팀 구성은 퇴직한 삼락회원을 주축으로 하고, 현직 교장 1명과 현직 여교사 1명을 포함시킬 수 있도록 했다.
우리 진주 지부는 대형 버스를 대절한 관계로 선수 외에 대규모 응원단이 참여했는데 연세가 높으신 원로 회원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원로회원들의 연세는 대부분 여든 중반의 연령이다. 대형 버스를 대절하여 원로 회원들을 다수 모시고 간 것을 보면 역시 진주는 교육의 도시요 양반의 도시다. 개회식 때 보니 진주지부 회원들이 제일 많았다.
그런데 행사를 주관한 경상남도 삼락회의 행사 운영은 지혜롭지 못했다. 개회식 때 참석 내빈을 소개했다. 본부석에 앉아 있는 내빈이 많지 않았다. 그 중에는 우리 진주지부의 원로회원들 세분도 앉아 있었다. 그분들도 과거 경남교육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분들이다. 그런데 내빈을 소개할 때 도교육청에서 온 인사와 국회의원 도교육회회원들만 소개하고 원로들은 언급조차 없는 것이었다. 경남교총회장 허만복 같으신 분은 단상에 앉아있는 원로회원들이 어떤 분인 줄은 알만한 인사들인데도 그렇게 패싱을 하고 지나가는 것이었다. 실수였다면 몰라도 고의였다면 비난 받아 마땅한 일이다.
우리 진주 팀의 첫 경기는 김해시 A팀과 경기를 했다. 2017년에 이 팀과 경기를 하여 승리를 거둔바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금년에는 경기의 기량을 한 번 제대로 펼치지도 못하고 패했다.
패한 요인은 세 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첫째, 경기 전에 위밍업(warming-up)을 하여 몸의 근육이 반응을 하도록 한 후에 경기장에 들어가야 하는데 그것이 전혀 없었기에 적응이 어려웠다.
둘째, 수비수들이 연세가 높아 빠른 공에 대해 반응 속도가 늦었다.
셋째, 세터는 토스 외에도 상대 공격을 막는 첨병인데 브로킹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상대방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점이 패인이다. 이 점이 보완되지 않으면 경기는 어려워 질 수밖에 없다.
사실 나도 3년 전까지만 해도 사천 배구팀 세터로 이 배구 대회에 출전을 했었다. 나 역시 토스는 비교적 안정적이나 신장의 열세로 브로킹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오늘 우리 팀이 패한 김해와 준결승에서 만나 지고 나오면서 ‘삼락회 배구 참가는 오늘로서 졸업이다.’ 이렇게 말하고 경기장을 빠져 나온 적이 있다.
3년 만에 경기장에 구경 갔더니 그전에 같이 경기를 했던 낯익은 얼굴들을 다수 만날 수 있었다. 모두 반갑게 대해 주었다. 운동장에서 몸으로 부딪혔던 사람들의 만남은 머리를 굴리면서 만났던 사람들과는 감도가 다르다.
오늘 우리 팀이 패한 김해 A팀은 수준이 우리보다 한수 우위였음을 스스로 자임하면서 경기장을 빠져 나오는데 김해의 세터가 나에게 찾아와 ‘선배님은 만년 감독이십니다. 내년에도 뵙도록 합시다.’ 하면서 악수를 청하는 것이었다.
경기장은 승자와 패자를 초월하여 스포츠맨의 정신이 훈훈하게 흐르기에 경기장을 떠나지 못하고 맴돌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