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공선사(志公)는 양나라때(당시 우리나라는 삼국시대)의 고승입니다.
(고려시대에도 인도에서 온 지공선사(指空)라는 분이 원나라에 계셨습니다.
이 스님은 직지심체요절로 유명한 백운화상 경한스님의 스승이었고
나옹스님도 지공스님의 문하에서 공부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이 분이 지공선사로 널리 알려진 분입니다.)
당시 황제였던 양무제는 불심이 깊어 지공선사를 스승으로 모시며
많은 불사를 일으키며 불교를 널리 전파하는 지대한 역할을 합니다.
그렇게 된 계기는 황후가 죽어 구렁이로 환생해 괴로움을 호소하자
지공선사를 급히 모셔 여러 대덕스님들을 모시고 천도재를 올리자
황후가 구렁이의 몸을 벗고 천인(天人)으로 모습을 바꿔 승천하게 되고
(이를 양황보참이라하고 요즘도 많은 사찰에서 자비도량참법으로 참회기도를 합니다)
이에 황제가 자신의 전생이 궁금하여 지공선사에게 묻자, 전생에 나뭇군이었는데
허물어진 절의 불상에 비맞지 않게 삿갓을 씌워준 공덕으로 천자의 몸으로 태어나게 됐다고 하자
더욱 공덕을 쌓고자 전국에 영을 내려 수많은 사찰을 짓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이 병이 나자 다시 지공선사를 불러 연유를 묻습니다.
그러자 지공선사께서 '불사를 하면서 강제로 백성들을 동원해 품삯도 제대로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며 이제라도 밀린 품삯을 주라고 하자 아들의 병이 씻은듯이 나았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달마대사도 당시 양나라에 들어와 무제를 만났다고 합니다.
무제가 달마대사께 자신의 불사 공덕에 대해 묻자 달마대사가 '아무런 공덕이 없다'고 하자
불쾌하게 여긴 무제는 달마대사를 쫓아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이 이야기는 육조단경에 언급되어져 더욱 유명해 졌습니다.
당시 양무제는 평소 궁금하던 많은 것들(황후가 왜 구렁이의 몸으로 환생했는지를 포함해)을
지공선사에게 묻고 지공선사가 무제의 질문에 상세하게 대답을 해주십니다.
그 내용을 올려 드립니다.
또한 유튜브영상으로도 만들어 봤습니다.
..................................................................................................................................................................
양(梁)나라 무제(武帝)의 이름은 소연(蕭衍)이며,
성품이 착하고 불법을 믿어 당시의 고승 지공(志公) 스님을 국사로 모셨다.
황후 치(眼)씨는 불법을 믿지 않고 타고난 성격이 질투가 심하여,
왕궁 안의 사람을 학대하고 여러 가지 악을 지어 죽은 후 구렁이가 되었다.
어느 날 밤, 무제는 잠이 오지 않아 서늘한 누각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는데,
갑자기 전각 아래에서 ‘스스스’ 하는 소리가 들려, 보니 한 마리의 구렁이가 배회하고 있었다.
무제가 크게 놀라워하자 구렁이가 사람의 말을 하였다.
“주상! 놀라지 마세요. 신첩은 황후이옵니다. 궁인을 괴롭혀 뱀의 몸으로 떨어졌습니다.”
뱀의 몸은 엄청나게 커서 몸을 숨길 구멍이 없었다.
배는 고프고 온 몸의 비늘마다 독충이 빨아먹으니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다며,
무제에게 은혜를 베풀어 구제해 달라고 간청하였다.
무제는 뱀의 말을 듣고 혼비백산하여 쓰러졌다가 한참 후에야 깨어나서 탄식하며 말하였다.
“사람이 선을 행하지 않으면 악한 과보를 면하기 어렵구나. 급히 지공 스님을 모셔와야겠다.”
무제가 지공 스님께 물었다.
“황후는 어찌하여 뱀의 몸을 받았습니까?”
스님이 말씀하셨다.
“황후는 부처님을 공경하지 않고 선을 행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인과를 믿지 않고 육궁의 궁녀들을 괴롭혔으며, 악독한 마음을 품고 나쁜 업을 한량없이 지었습니다.
다 인과응보이며 스스로 지어 스스로 받는 것〔自作自受〕이니, 추호도 어긋남이 없습니다.
천지(天地)가 벌을 내리는 것은 사실은 스스로가 초래하는 것입니다.
만약 죄를 범하지 않으면 염라대왕이 어떻게 벌을 내릴 수 있겠습니까?”
무제는 스님께 구제해주실 것을 청하였다.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게 하려면 반드시 대왕은 성심으로 왕비들과 함께 재계를 지니고,
고승을 청하여 도량을 지어 친히 예배하면서 참회를 해야 비로소 구제될 희망이 있습니다.”
무제는 즉시 진실한 마음을 내어 여러 왕비들과 함께 재계하면서
오백 명의 고승(高僧)을 청하여 참회의 법을 닦았다.
(후에 이것을 양황보참(梁皇寶懺)이라고 칭하였고
자비도량참법은 지금도 많은 사찰에서 참회수행을 할 때 요긴한 경전으로 쓰인다.)
무제는 친히 부처님께 예배하면서 황후의 천도를 간절히 빌었다.
스님들이 예배 송경할 때 단 아래의 구렁이가 몇 번 몸을 선회하더니,
황후는 이미 천도되어 구름 속에서 천인(天人)의 몸을 나타내면서 감사의 예를 올리고 떠나갔다.
부처님의 가피력(加被力)은 불가사의하며,
무제는 그 후로 수행에 정진하고 경전을 연구하면서 불법의 오묘한 이치를 이해하였다.
그 후 양무제는 지공스님을 스승으로 섬기며 불법을 깊이 믿게 되었다.
당시 지공스님과 양무제가 나눈 대화를 소개해 본다.
양무제
“사람이 보시하지 않고 복을 닦지 않으면 선망(先亡) 조상들이 어찌하여 괴로워합니까?”
지공스님
“선망 조상들이 살아생전에 선을 닦지 않아 죽은 후 저승에서 고통을 받고 있으니, 자손들이 복을 지어 그 공덕으로 인해 죄를 가볍게 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집안을 지키는 신, 조왕신(鋤王神), 지신(地神) 등도 세상 사람들이 선을 지어 함께 착한 힘을 받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무제
“스님들의 수행은 좋은 일인데 어찌하여 밖으로 가서 시주를 받습니까?”
지공스님
“부처님께서 세상에 오셔서 대자대비로 중생을 아들과 같이 불쌍히 여기기 때문에,
절을 나와 빈부를 가리지 않고 순서에 따라 걸식하였습니다.
부처님은 부처의 눈으로 세간을 봅니다.
비록 사람이 되어 단지 은애만 알고 연연해하면서 복을 지으려 하지 않으며,
업을 지을 줄만 알지 참회할 줄을 모릅니다.
목숨이 다하여 죽으면 저승세계로 들어가는데 큰 고뇌를 받게 됩니다.
따라서 부처님께서 도솔천(兜率天)에서 인간세상으로 하생하여 제왕가에 태어났으나,
출가하여 도를 닦아 정각(正覺)을 이루었습니다.
45년 동안 300여 회의 설법을 하였으며, 중생을 교화하여 악을 떠나 선으로 향하게 하고,
허망한 번뇌를 끊어 본래 구족한 불성(佛性)을 회복하게 하였습니다.
만약 출가한 스님이 불경(佛經)을 연구하지 않고, 좌선, 참선을 하지 않으며 염불수행을 하지 않고,
일을 하지 않고 절을 돌보지 않으면, 신도들의 보시를 헛되이 소비하는 것이며,
네 가지 은혜를 저버리는 것이니 그 죄가 가볍지 않습니다.
좋은 스님은 마땅히 열심히 배우고 참선에 노력합니다.
만약 도심(道心)이 있는 스님이라면 용맹정진의 마음을 발해야 할 것이며,
만약 절의 당우와 불상이 허물어진 것을 보면 마땅히 시주를 모금하여 수리해야 할 것이며,
시주받은 물건은 사사로이 써서는 안 됩니다.
시주(施主)가 보시한 것은 모두 절의 소유로 귀속되며 시주의 복과 지혜가 증장됩니다.
이와 같으면 바야흐로 출가한 불제자, 도를 배우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천하에 착한 남자, 여자는 매우 많습니다. 만약 출가한 스님이 그들을 교화하지 않으면,
그들이 비록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복을 심을 곳이 없어지게 됩니다.
이것은 스님들의 책임입니다.
무제
“어떤 스님들은 열심히 수행하지 않고 무리를 지어 장난치며 세월을 보내면서,
절의 이름을 빌어 시주자를 소원하게 하면 즉 신도들에게 불법을 가르치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지공스님
“만약 스님들이 절을 짓고 불상을 조각하고 그리며, 시주금을 모집하는 것은
그 곳 사람들에게 부처님을 뵙게 하고 불법을 듣게 하는 것이니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길을 뚫고 다리를 놓으며, 부처님께 공양하고 스님께 재를 베풀며 도량을 세우고 폐관하여 참선하며,
모든 것을 함께 사용하면 공덕이 헤아릴 수 없습니다.
그러나 게으르게 세월을 보내고 우매하여 삿된 견해를 가지고 불경의 법문을 믿지 않으며,
스승의 말을 듣지 않고 고기, 오신채, 술 등을 사사로이 먹고 마시면 그 허물은 무량합니다.
밝은 스승의 가르침을 구하지 않고, 가르침과 경서, 계율을 배우지 않으며,
선악의 인과를 알지 못하고, 삼악도의 괴로운 과보를 두려워하지 않으니 진실로 스승과 부처님을 가슴 아프게 합니다.
만약 착한 마음의 스님이라면 반드시 인과를 알고 마음에 사사로움이 없이 공평 정직하여,
절을 짓는 화주를 위하여 선(善)의 인(因)을 심고 반드시 선(善)의 과(果)를 얻게 할 것입니다.
그리고 불법을 널리 펴 중생을 제도하면 부처님의 깊은 은혜를 갚을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스님에게 시주들이 널리 공양하면 후일 함께 바른 과를 증득하게 될 것입니다.
올리는 공양물이 비록 작은 과일 하나라도 재를 올리는 당에 놓아야 하며,
이러한 공평한 마음을 가지면 불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무제
“세상 사람이 돈과 쌀로써 부처님께 공양하고 스님께 재를 올리면 어떠한 공덕이 있습니까?”
지공스님
“부처님과 스님께 공양하면 그 공덕은 매우 많습니다.
미래세상에서 반드시 무량한 수승한 과보를 얻게 됩니다.
절에 양식이 충분하면 스님들이 안심하고 수도를 할 수 있습니다.
출가인은 속진을 벗어나 계율을 지키고 밝은 스승께 법을 구하며,
전심으로 노력하면 머지않아 마음을 밝혀 견성(見性)할 수 있으며, 부처를 이룰 것이 틀림없습니다.”
무제
“사람이 죽은 후 스님을 청하여 천도(薦度)하면 죽은 사람이 고통에서 벗어나 천상으로 오를 수 있습니까?”
지공스님
“황후가 이미 구제되지 않았습니까?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로 단지 가족들이 성심성의껏 해주기만 하면,
그리고 천도해 주는 스님이 계행(戒行)이 있는 분이면 구제될 수 있습니다.
진심으로 독경(讀經)하고 예참(禮懺)하면 재와 공양이 청정해지며, 절대로 살생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면 백천 사람도 모두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정말로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 모두 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살생하여 깨끗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습니다.
그러나 세상 사람은 인과를 알지 못하여 술 마시고 고기 먹는 사람을 청하여 천도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염불송경이 경건하지 않기 때문에 망자(亡者)에게 공덕이 없습니다.
생명을 살해하고 또 주육(酒肉)으로 도량(道場)을 더럽히면,
돌아가신 부모는 구제를 받지 못하고 도리어 살생의 업이 더 증가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천도재에는 반드시 고기와 오신채가 들지 않은 깨끗한 음식을 써야 합니다.
https://youtu.be/vbknAOYzkd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