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바라보던 그녀에 대한 단상...
이상하다. 기분이 많이 이상하다.
날 바라보던 그녀의 눈동자를 잊을수가 없다.
무언가 호기심반 진득한 장난끼반이던 그 눈동자~
사건은 이러하다.
글로벌 잉글리쉬~(난 매일 열심히 다닌다)를 12시쯤
마치고 시내에서 맹군과 땡쓰양과 영화를
보기로 했기에 그 시간까지 난 무언가 해야했다.
서내와 통화를 하면서 이곳저곳 걷다 그만 난 나도
모르게 밀리오레 앞까지 오게되었다.
'헛' 헛웃음을 치던 나는 금남로 4가를 따라 올라가서
그 윗블럭 첫 코너에 있는 맥도널드에서 삼삼세트
하나를 먹기로 했다. 햄버거를 하도 안먹다 보니
왠지 그날따라 먹어보고 싶었다. 다만...혼자였다.
(난 좀 쪽팔리더라도 혼자서 곧 잘 먹곤 한다)
하하;;; 그런데 내가 그런일이 내게 닥칠줄~ 누가
세상 어느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이렇게 놓고 보면 참 대단한 일인것 같기도 하다;;)
천천히 밑을 보면서 멍하니 올라가던 나는 무언가
내 앞을 가로 막은 느낌에 이상해서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내 눈앞에는 깨끗한 거즈를 들고서
빙긋 웃고있는 한 여인(편의상 그녀라 하자~)이
서있었다. 난 처음엔 이 상황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고개를 갸웃 거리다가 천천히 옆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순간~ 내게 시선을 고정시킨채
미동도 하지 않던 그녀가 샥 하고 움직인건 내 눈
앞에서만 일어난 환상이었으리라~ 허헛;;;;
상당히 난감했다. 이게 무슨뜻이지??? 한참 이리저리
대치하던 우리는 내가 결국 항복의 뜻으로 해명의
눈길을 보내기에 이르렀다. 내 눈빛을 읽은 그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고 보인건 내 착각이었을까...
순간 황당한 하루로구나 생각이 든건 무리도 아니다.
씩 하고 웃더니 그녀는 거즈를 든 왼손은 그대로 둔채
오른손을 내쪽으로 쭉 뻗더니
"핸드폰 주세요, 닦아 드릴께요." 이러는 것이었다.
난 엉거주춤 서있다가 천천히 오른쪽 호주머니로
손을 넣었다. 그리고 핸드폰을 꺼내서
"아~네. 여... 여기요." 라고 어설프게 건네었다.
그녀는 천천히 다가와 내 핸드폰을 우아하게
집어들었다. 그리고는 그 하얀 거즈로 천천히 내
핸드폰을 닦기 시작했다. 난 어색해서 뙤약볕아래
멍하니 서있으려니 땀이 삐질 흘렀다.
그러자 그녀가 환하게 웃더니 날 잡아 이끌고는
매장 문 딱 중간에 섰다. '헛~' 다시금 헛바람이
집어 삼켜졌다. 에어커튼식의 공기 정화 장비의
시원한~ 바람이 나에게 쏱아져 내려왔다.
"어때요? 시원하죠? 거기서 계세요."
"네..."
"학생이시죠?"
"아...네."
"그런데 학교는 어디 다니세요?"
"네? 아... 전남대학교요."
"오~ 그럼 무슨과세요?"
"아 네... 전 건축학과를 다니고 있는데요."
"그럼 2학년?"
"네... 이제 복학하면 2학년이죠."
"그럼 군대 갔다 오셨어요? 오~~"
그녀는 갑자기 빙그레 웃더니 손을 입으로 가져가서
하하 하고 맑게 웃었다. 나도 덩달아 허허 헛웃음을
날렸다.
"생각보다 나이가 많은가봐요?
"아...네."
참 내가 생각해도 단순한 대답뿐이로군. 그나저나
그녀는 참 이상하게도 내가 군대갔다온것에 참 좋아
했다.
'희안하게 군대는 내가 갔다왔는데 왜 내주변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지 이상하군... '이란 시덥지
않은 생각에 빠져들 찰나!
그녀가 드디어 내가 생각하고 있던 말을 꺼냈다.
"이 핸드폰 얼마나 되셨어요?"
"아마 한 9개월정도 됐어요."
"그럼 보조금은 안나오겠고, 그래도 저희쪽으로
번호이동 하시면 20만원정도 할인혜택 드려서
59만원짜리 DMB폰 싸게 해드릴께요."
"한달 통화료가 얼마나 나오세요?"
"한 삼만원 정도인데요."
"딱이에요. 정액제해서 한 삼만원후반 요금에
핸드폰 24개월 할부로 해드릴께요. 어때요?"
그러자 나도 처음부터 생각하고 있던 나의 마음을
이야기했다.
"아직은 생각없는데요? 사실 DMB가 끌리는건 사실
이지만 그외엔 안되는게 없거든요. MP3 동영상
등등 말이죠"
"하긴... 핸드폰 좋은거 쓰시네요."
그녀가 천천히 깨끗하게 잘 닦여진 핸드폰을 나에게
건네었다. 난 받아들면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일인걸요. 참 핸드폰 바꾸고 싶으시면
언제라도 오세요."
"네 그럼 안녕히 계세요."
"네 안녕히 가세요"
그녀의 마중인사를 뒤로하고 나는 다시금 맥도널드로
향했다. 쪽 팔리지만 혼자서 맥도널드 맥치킨 셋트를
다 먹고 포만감에 고개를 뒤로 젖히고 감상에 젖었다.
인스턴트 먹지 말라고 잔소리 하는 우리 엄마와
맥도널드 먹느니 롯데리아 먹으라는 친구들의 잔소리
가 떠올랐으나 마지막에 떠오른건 방금 그녀였다.
잠시 상념에 빠져있을 찰나 맹군에게서 전화가 왔다.
다왔으니 이곳으로 오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천천히
짐을 챙겼다. 쓰레기를 다 분리수거 한 후 일어나서
맥도널드 문 밖을 나섰다. 천천히 시내를 걸어가는데
우연히 날잡아끄는 손길. 난 깜짝 놀라바라보니
맹군이 피식웃으면서
"뭐 놀래~ 다먹었어?"
"어 근데 아직도 배고파~ 맥치킨 맛없어. 다른거
사죠~ 사주면 다 먹을것 같아~"
"늦었어. 영화 표 사러 가자"
이동통신사 카드 할인이 안되는 탓에 중복할인이
불가능하게 되어 영화값이 무려 5000원~ 우리는
캐리비안의 해적~ 2를 보기로 했다. 땡쓰양의 입김
이 강하게 들어갔다고 부정하진 않으리라.
나야 뭐 아무거나 봐도 상관없었지만... 막상 영화를
보고 나서는 참 허탈했다. 정말 재미없었다. 보는
내내 이렇게 지루한 영화라니... 졸려죽는줄 알았다.
배고프다는 맹군의 말에 우린 피자를 먹으러 갔다.
피자 다 먹고 그냥 시내를 돌아다니다 그만~ 마의
금남로4가 길로 다시 들어섰다. 설마 아직도???
내 눈엔 벌써 거즈를 든 그녀의 모습이 선했다.
내가 아까의 경험을 친구들에게 이야기 하자 녀석들
은 긴가민가햇는데... 아뿔사~
아까 그녀 혼자서 그 넓은 길을 차지하고 서있던것
과는 사뭇 대조적으로 그 대리점 전 직원이 다 나와
서 거즈를 들고 시민들의 핸드폰을 청소중이었다.
우린 정말 실적이 궁한가 보구나 하면서 그곳을 지나
쳤다. 난 일부러 시선을 회피한체 다른 쪽을 보면서
맹군 옆에서 얼른 사라져갔다.
'휴~' 다행이 날 못알아 본 모양이다. 근데...
뭐야 이거 내가 숨을 이유가 무엇인가? 참 나도
이해가 안되는 행동을 하다니... 더위 먹었나보군.
그 둘 사이에서 열심히 깐죽대던 나는 갑작스레 잊고
있었던 스케줄 하나가 떠올랐다. 오늘은 치과 가는
날이었었지. 갑작스레 생각나서 나는 맹군과 땡쓰양
에게 얼른 작별인사를 하고 발걸음을 바삐 놀렸다.
다시금 마주친 그곳. 설마 날 기억할까? 아까도
못봤을거야. 하고는 얼른 지나치려던 찰나... 뒤돌아
있던 그녀가 어느새 내쪽으로 휙 돌더니
"안녕하세요? 아까 그분이시죠?"
"아...네. 지금 치과가는 길인데요."
나도참... 내가 어딜가든 그녀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시덥지 않은 이유로 얼른 빠져나갔으면
하는 나의 마음을 읽은것일까? 그녀가 환히 웃으며
"어디 바쁘게 가시는것 같아서요. 물이라도 들어요"
"아...네. 감사합니다. 그럼 좋은하루 되세요."
"네... 좋은하루 되세요."
다시금 그녀의 인사를 뒤로하고 난 치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삼일이 지난 지금... 정말 또렸게 남아있는
그녀에 대한 단상... 역시 난 사랑에 목마른걸까?
한스라면 여자가 그리운 거겠지 라는 독설을~
한광이라면 너의 솔로 인생에 그런기회는 흔치 않다
는 잡설과 격려를
맹군이라면 누구야~ 하며 웃어넘길 농담을~
들을만한... 그런 단상이다.
뭐 나름 느낌 좋았는데... 인연이란게 있다면
만날지도.
마지막 으로 그녀가 했던 말중 앞에 안적은게있다.
내가 전남대 건축학과생이라고 하니깐...
웃으면서 "다시 볼지도 모르겠군요"라고 말한것...
무슨뜻일까?
카페 게시글
▦오블라디오블라다~
잘 알지 못하는 그녀에 대한 짧은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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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연락할 수 있는 전화번호 가르쳐줄래요?' 라고 물어봐야 합니다. 전 그렇게 봅니다.
아 건축과 생이닷 >.<
오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