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대상 수험생, 차없으면 수능시험장 어찌가나요?
서울·춘천 등 방역택시 없어진 지 오래…전국 감염현황은 지난해 10배 수준
수능 시험이 4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코로나 확진으로 격리대상 수험생은 자차나 방역택시를 이용, 수험 장소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지만, 정작 방역 택시가 운영되는 곳은 없어, 확진 수험생의 어려움이 예고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지난 14일 2023학년도 수능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내놓은 바에 따르면, 내달 17일 총 50만8030명이 전국 고사장에서 치르는 시험을 안전하게 진행하기 위해 수능 2주 전부터 관계기관과 공동 상황반을 운영, 격리대상 수험생 발생 상황 관리와 신속한 시험장 배치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당국은 또, 격리대상자의 시험 목적 외출을 허용, 자차나 방역 택시 등을 이용해 상황반에서 마련한 시험지구별 별도 시험장으로 이동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방역택시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래, 방역택시란 택시 운전기사 좌석과 뒷좌석 사이에 아크릴 소재 비말 차단막을 설치한 택시다. 택시 내 소독제, 살균제 등이 상시 비치돼 있으며 감염병 전파 차단을 위해 이용객 수송 후 차량 내부 소독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런데, 가장 인구가 많은 서울의 경우, 지난 4월 당국의 운영비 지원을 받는 방역 택시가 사라졌다. 시 차원의 지원 운영을 중단한 것이다. 필요는 있는데 당국 차원의 운영은 중단되다 보니 사설 업체들이 운영하는 방역택시가 등장, “부르는 게 값”이라는 문제점이 최근 한 방송에 보도되기도 했다.
방역 택시 부재의 문제는 지역사회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열이 나고 목이 붓고 보통 몸살의 10배 정도는 아픈 것 같았다”는 서모(23·대학생·춘천시 석사동)씨.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서씨는 자가 격리 기간 중 증세가 악화, 병원을 가야 할 정도로 아팠지만 이용할 수 있는 교통편이 없어 춘천 퇴계동에 있는 내과까지 아픈 몸을 이끌고 걸어야 했다. “걷는 것도 민폐 같아 마스크 2개를 겹쳐 쓰고 걸었다”는 서씨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지만 통증을 견디며 40여분만에 간신히 병원에 도착했다“며 당시의 극한적 상황을 전했다.
서씨가 방역택시를 이용할 수 없었던 것은 춘천시의 경우, 예산 초과를 이유로 방역택시 지원사업이 이틀만에 중단됐기 때문이다. 시내에서 택시회사를 운영하는 정모(51·여)씨에 따르면 회사별 2~3명씩 선발해 총 40명, 40대로 운영돼 시골 확진자나 역 근처의 확진자 위주로 병원 이송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확진자 이송 중 전염 가능성 등 위험을 감안, 춘천시에서 전액 보조로 4시간 근무에 16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던 이 방역택시 사업은 예산초과를 이유로 단기간에 자취를 감췄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확진된 수능 수험생은 101명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수능 시험 일 당시 전국 1일 확진자수가 3천34명일 때의 확진 수험생 수치이다.
지난 17일 확진자수가 3만3천248명에 달해, 지난해의 10배가 넘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올해 격리대상 수험생의 수는 지난해보다 훨씬 늘어날 가능성들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 운영되는 값비싼 사설 택시를 제외하고는 방역택시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방역택시를 이용하라“고만 하는 당국의 수능 코로나19 방역대책의 허점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비상시 격리대상 수험생 이송 수단 지원 대책도 확보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서연 대학생 기자
첫댓글 사진 설명 댓글로 달아 올려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