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종기로 인해서 지난 2달간 근심거리가 되었습니다.
고름이 잡히는 것인데, 지난 3년전에도 동일한 곳에 똑같은 증상이 있어 간단한 수술을 한국에서 한 적이 있습니다.
근데 그 증상이 다시 재발한 것입니다.
외국이다 보니, 그리고 또 아직 이곳 병원 상황을 잘 모르다 보니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습니다.
그냥 자연치유 되길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지난 자전거 여행을 다녀 온 후 더욱 악화되어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이곳 병원 시스템도 확실히 알겸, 또 이곳에서 의료 행위를 받을 수 있는 방법도 터득할 겸 해서 시작했습니다.
혹 이런 일들에 대해서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병원에 가면 되고, 가서 치료 받으면 되지? 왜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말이지요.
그 이유는 언어의 문제입니다. 대화가 되지 않으면 병원에 가도 병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 할 수가 없고 또 그들이 주는 처방이나 이야기도 다음 단계로서의 진행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지난 기간 동안에는 언어 사용에 능숙하지 못했기 때문에 병원에 가면 퇴짜를 맞거나 어리벙벙하게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통역하는 누군가를 데리고 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항상 데리고 다닐 사람도 없을 뿐만 아니라, 늘 혼자 하는 버릇이 된지라 그렇게 잘 되지 않았습니다.
또 병원이라는게... 외국서 가는 기분은 그렇게 즐겁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병원을 가도 전혀 기분이 좋지 않는데, 전혀 다르게 생긴 사람에게 내 몸을 맡기고, 보여주고, 치료를 받는다는 것은 긴장과 두려움의 시간이지요.
하지만 어떻하나요? 참을 수 없을 때는 가야지요...
그러다 보니 될 수 있으면 평안하게 치료해 주고 마음이 놓이는 사제 의료시설을 이용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제 의료 시설을 좋은 반면, 가격이 비싸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 문제이지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마음 먹고 이 나라 병원을 제대로 알 각오를 하고 시작했습니다.
또 언어도 과거와 같지 않게 진보가 있어 어느 정도 대화가 가능하게 되었던 점도 이유였지요.
실제로 해 보니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지 않게 일이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수술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이 집 가까운 곳에 없었기 때문에, 좀 떨어진 종합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게 되었답니다.
마침 우크라이나에서 오신 박 철규 선교사님이 함께 저와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정오쯤에 병원에 가서 접수를 했는데, 의사가 환부를 보더니 빨리 수술을 해야겠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저에게 식사를 언제 했는지 묻지 않습니까?
그래서 오전 8시 30분에 했다고 그랬죠...
그러니 수술 시간을 오후 7시 30분으로 정해 주면서, 그때까지 금식을 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저는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지...간단한 수술인데..(국부 마치제로 환부 주위를 주사하고, 칼로 찢어 속에 있는 고름을 빼면 되는 것)..그래서 물었더니..한다는 소리가..전신 마취를 한 후에 한다고 하는 겁니다.
이유는 많이 아프기 때문에 국부 마취로는 안된다고...
갑자기 긴장되기 시작하더군요. 아니 이 나라 의료 시술 방법이 이렇다면 제가 어떻게 할 말이 없지만, 전신 마취를 해야 한다니..참...
그리고 그 날은 우크라이나 선교사님에게 식사 대접을 할 마음으로 나왔는데, 갑자기 정해진 수술 일정으로 인해서, 완전히 모든 계획이 망쳐지게 되었답니다. 어쩔 수 없이 사정을 이야기 하니 선교사님이 함께 있겠다고 하셔서, 그 분과 함께 저녁 시간까지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나야 금식하면 되지만, 선교사님은 그럴 수 없잖아요.. 그래서 싫다는 분을 억지로 설득해서 점심 식사를 대접하고 함께 이곳 저곳 다니면서 수술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이윽고 시간이 되자.. 기진맥진하여..
병원에 가, 수술실로 들어갔습니다.
곧 간호사와 의료진들이 들어왔습니다.
절 눕혀 놓고 다섯명이나 되는 의료진들이 얼마나 떠드는지...
그러다, 갑자기 마취 주사를 하지도 않은채(국부 마취도, 완전 마취도..) 매스로 환부를 째는게 아닌가요?
그 고통은 말로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한 3분 정도 속에 있는 고름과 나쁜 피들을 빼내었습니다.
제가 소리를 지르자, 조금만 참으라고...말하더군요..
마침내 몇 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수술은 끝났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하는 말이 마취 안 하는 것이 안전하니 그렇게 했다고 하더군요..
물론 치료해 줘서 고마웠지만...
크로아티아 병원에 대해서 제대로 알게 된 거죠....
아무튼 무사히 모든 것을 마치고 돌아와서 집에서 쉴 수 있었습니다. 감사...
첫댓글 우하하하하하하..... 상상이 갑니다. 아직 거기도 그 수준이군요. 오래전에 몽골의 옛날, 내가 이 땅에서 유서 써 놓고 맹장수술하던 생각이 나네요.... 하하하.. 무사하시길..
그래도 모르는 상태에서 급하게 해서 좋네요. 근데 너무 황당합니다. 하여튼 빨리 건강 회복하세요. 건강이 최고입니다.
제가 선교사님의 영육간의 강건함을 위해 늘 기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NGO설립도요.
빠른 쾌유 예수님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하나님은 의사요,예수님은 처방약,성령님은..보혜사
제게 주신 깨달음입니다.
모든(무엇이든) 하나님과 통하는 지체이지요...예수님이름으로요. 류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