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퓰리즘과 모라토리움을 경계하라
“빌라도가 더 이상 어찌할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폭동이 일어나려는 것을 보고, 물을 받아 군중 앞에서 손을 씻으며 말하였다. ‘나는 이 사람의 피에 책임이 없소. 이것은 여러분의 일이오.’ 그러자 온 백성이 ‘그 사람의 피에 대한 책임은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질 것이오.’ 하고 대답하였다. 그래서 빌라는 바라빠를 풀어 주고 예수님을 채찍질하게 한 다음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넘겨주었다.”(마태 27,24-26)
최근 우리 사회에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과 모라토리움(지불유예 및 파산신고)이라는 말이 자주 들립니다. 포퓰리즘은 사람들의 마음과 인기를 얻기 위하여 그들의 비위를 맞추어 주는 것입니다. 정치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복지 포퓰리즘이 인기입니다. 전 국민에게 무상의료와 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하겠다는 달콤한 유혹입니다. 하지만 이런 비현실적인 약속은 조만간 허망한 구호였음이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재정마련 대책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국민들의 귀를 즐겁게 하여 자신들의 정치적 야심만을 채우려는 수법입니다.
유럽의 대표적인 복지국가로 알려진 스웨덴은 현재 조세부담률이 50%를 넘고 청년 실업률이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또한 많은 전문가들은 영국이 세계 일류국가에서 추락하여 이류국가로 전락해가는 이유를 복지 포퓰리즘에서 찾습니다. 영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에 국가 재건과 경제 부흥에 사용해야 할 자원을 무분별한 복지국가 건설에 쏟아 부음으로써 위기를 자초했다는 진단입니다.
복지 남발은 쉽게 유권자들의 표를 모을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은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급선무는 무차별적인 복지 혜택이 아니라 진정으로 국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최하위 소득층 아이들이 교육에 집중함으로써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국민들도 땀 흘려 일하는 삶의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로또 당첨과 같은 일확천금의 허망한 꿈을 버리고 성실하게 노력해야 합니다. 일은 저주가 아니라 축복이며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듭니다. 진정한 복지는 무상으로 모든 것을 나누어 주고 채워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땀 흘린 대가를 공정하게 거두고 일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처칠 수상은 2차 세계대전 중에 “내가 국민 여러분에게 요구하는 것은 땀과 피와 눈물뿐입니다.”라는 감동적인 연설을 통하여 국민의 신임을 얻었고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장밋빛 공약을 남발하지도 않았고 국민들도 무엇이 진정으로 나라를 위한 길인지 알고 있었습니다. 진심은 어디서나 통하고 진리는 언제나 승리하는 법입니다.
빌라도는 포퓰리즘을 이용한 대표적인 정치지도자였습니다. 그는 예수님을 심문했고 아무런 죄가 없음을 알았습니다. 하느님이 빌라도의 부인에게 꿈을 통하여 알려주시기도 하였지만, 그는 민란이 날 것을 두려워하여 진리를 외면하고 유다인들의 요청을 들어줍니다.
이러한 포퓰리즘의 폐해는 곧 정신적 물질적 모라토리움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죄가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십자가형에 처하도록 내어준 빌라도는 평생 마음의 짐을 지고 살았을 것입니다. 이것은 곧 그의 정신적 파산선고를 의미합니다. 예전에 성남시가 빚을 갚은 능력이 없다고 지불유예를 선언하였습니다. 불과 몇 년 전에 수천억을 들여 호화청사를 지은 한 지방자지단체의 처참한 모습을 보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물질적 파산선고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사랑의 빚 이외에는 지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물론 살다보면 부득이하게 빚을 질 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모든 면에서 검소하게 절약하며 생활한다면 이런 비극을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하느님의 말씀으로 돌아가 우리의 삶을 철저하게 재정비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 인생길에 진정한 빛이 되기 때문입니다.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