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일 산악회를 떠나며
나는 퇴직 후 3가지 일에 관심을 가지며 생활해 왔다. 첫째는 내 카페를 운영하는 일이고, 둘째는 향교에서 한문을 공부하는 일이며, 셋째는 목일 산악회에 소속되어 등산을 해 온 일이다.
나는 10월 18일 이 산악회를 탈회 했다. 그러한 결정을 하게 된 연유는 6월 산악회 정기총회 때에 회원들이 노쇠하여 산악회 존폐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그 때 한시적으로 특별 산행을 다녀오기 까지 당시 집행부가 그대로 업무를 맡고 그 후의 일은 특별 산행 뒤에 의논하기로 했다. 의논한 결과 선배 두 분과 나 세 사람이 산악회를 떠났다.
두 분의 선배님은 건강상 다닐 수 없다고 판단하여 스스로 떠날 의사를 밝혔고, 나는 우리 산악회의 조직 형편상 멈춰야 할 때라고 여겨 그만 두었다.
내가 이 산악회에 처음 참여하게 된 때는 2011년 4월 22일 청도 화약산 등산부터다. 그때부터 참가했으니 7년 6개월을 다닌 셈이다.
나는 이 산악회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산행후기를 7년 정도 올렸고, 산악회 총무를 1년 동안 했으며, 그리고 그만 두기 직전까지 산행대장을 1년 6개월 정도 했다.
매주 등산을 했으니 등산 횟수도 많다. 그리고 특별 산행을 1년에 두 차례씩 했는데 다양한 명승지를 찾아가서 좋은 추억도 많이 남겼다.
내가 산을 안내할 때 회원들이 노쇠하여 산이라고 명칭이 붙은 곳으로 안내하기가 어려웠다. 혹시라도 넘어져 부상이라도 당하는 일이 생기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산행 대장을 하면서 고심하였던 것은 안내할 산을 선정하는 문제였다. A팀은 등산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장소를 생각하고, B팀은 산책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를 고려하여 산을 선정해야 하기 때문에 보통 일이 아니었다.
더구나 산행대장은 회원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옆에서 동행하며 도움을 주거나 대열에서 이탈하는 대원들이 발생했을 때 되돌아가서 부축하여 와야 하는데 나도 나이가 드니 체력이 달려 그렇게 희생하겠다는 생각이 없어졌다. 그래서 산행 대장을 그만 둔 것이다.
나의 판단으로는 우리 산악회 대원들의 체력으로 볼 때 근교 산행을 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데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런데도 일부 회원들이 굳이 옛날 방식을 고수 하겠다고 하니 하는 수 없는 일이다.
소속되어 있으면서 회원들의 기대 수준을 만족시키지 못할 바에야 아예 떠나는 것이 났겠다. 는 생각이 들어 탈회를 결행한 것이다. 그렇지만 한 때 열정적으로 참여 했던 조직이어서 아쉬운 생각이 든다.
떠나는 사람으로서의 소망은 새로운 회원을 보충하여 목일 산악회가 길이길이 유지되었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첫댓글 7년이 넘는 산악회를 떠나려는 그 심정 이해가 된다.
누구보다도 애착을 가지고 헌신했던 산악회를 떠나는 그 마음 오죽하실까.
내 인생에서 이처럼 하나씩 내려놓아야 하는 첫번째일까?
이 글을 읽으니 내 마음도 찡 해 오는구먼
이제부턴 누구에게 고향소식을 전해듣나...
28일자 탈토면 아직 결심을 바꿀 수도 있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