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만 해도 나는 조금의 쉬는 시간이라도 생기면 당연하다는 듯이 2층으로 올려가, 혹은 컴퓨터가 있는 곳으로 홀린 듯이 달려가 게임을 하거나 편집 또는 글쓰기 등을 하였다. 그러다 이번 학기에는 너무 컴퓨터에 의존하고 있는 것 같아서 쉬는 시간을 최대한 색다르게 보내기 시작하였다.
가장 먼저 시작했던 것은 기타였다. 방학동안 여러 기타 곡들을 들었는데 그중 핑거스타일이라는 장르가 가장 인상깊게 나에게 다가왔다. 그 뒤 언젠간 꼭 나도 저렇게 멋지게 쳐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무작정 곡을 선정하여 시작하였다.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처음 골랐던 곡이 난이도가 높은 곡이었기 때문에(오시오 코타로 - Twilight) 연습 2달? 3달? 아무튼 그정도 하고 있는 지금에도 2줄조차 완성시키지 못했다. 그래도 기타연습을 할때 재미있기도 하고 키보드와 마우스를 클릭하는 것과는 도다른 색다른 경험이 되었기에 만족스럽게 쉬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러다 한 3월 중순쯤이 되자 슬슬 다시 시간이 남기 시작했다. 내가 불성실했던 것인지 아니면 내가 무의식적으로 질려 더 이상 하고 있지 않았던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다시 시간이 남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때 다시 게임을 하러 올라갈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뭔가 이번에는 그러고 싶지 않아서 또 다른 취미를 찾아보았다.
새로운 취미를 찾는데는 별로 오랜 시간이 들지 않았다. 핸드폰으로 여러 앱들을 검색하던 도중 오래전에 했던 퍼즐들이 기억나 하나씩 다 다운을 받으며 해보았다. 지금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스도쿠, 킬러 스도쿠, 모노그램, 한붓그리기 그리고 직소퍼즐이 생겼다. 예전에 나는 게임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게임하는 시간을 모두 소모하고 나면 퍼즐을 맞추거나 IQ148을 위한 멘사 스도쿠 퍼즐같은 것들을 했었는데 그때 그랬던 생각이 나서 꽤 많이 편해졌다. 게다가 이것들은 집중을 해야 하나의 퍼즐을 완성할 수 있었기 때문에 좀 더 한가지 일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 수월해지기도 한 것 같다.
처음에는 단순히 무의식적으로 게임을 하지 말자 라는 작은 생각에서 시작된 것이었지만 어느새 내가 잃어버렸던 집중력을 되찾게 된 것을 알게 되어 뿌듯했다.
*또 작년 학기때 이내에게 '꺾이지 않아 항상'이라는 상장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이걸 1장 더 만들어 하나는 핸드폰에, 하나는 수족관 내 자리 옆에 붙여놓았다. 가끔씩 기타 연습도 그렇고, 퍼즐들도 그렇고 그리고 게임, 글쓰기, 영상 편집 등 무언가 내가 포기하려 할때마다 이 글을 보며 다시 내가 되고자 하는 나인 '한 걸음만 걷는 나'를 떠올리며 생활하다보니 뭔가 적어도 내가 무의식적으로, 습관으로 살아가는 삶을 벗어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게임 시간을 줄이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나는 게임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