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었으나 살아 있는 사람
“믿음으로서, 아벨은 카인보다 나은 제물을 하느님께 바쳤습니다. 믿음 덕분에 아벨은 의인으로 인정받고, 하느님께서는 그의 예물을 인정해 주셨습니다. 그는 죽었지만 믿음 덕분에 여전히 말을 하고 있습니다.”(히브 11,4)
몇 해 전 아프리카 수단의 톤즈 지역에서 사목을 하다 48세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 이태석 신부님의 일대기가 <울지마 톤즈>라는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져 상영되었습니다. 그가 쓴 책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는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부산의 빈민촌에서 10남매 중 9번째로 태어난 그는 9살 때 아버지를 잃었고 어머니가 삯바느질을 하여 키웠습니다. 의사이기도 했떤 그는 얼마든지 편안한 길을 갈 수 있었지만 주님이 주신 소명을 따라 수단에 가서 자신의 삶을 불태웠습니다. 그는 젊은 나이에 주님의 품에 안겼지만, 그의 삶은 지금도 살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있습니다.
그는 초등학교 학생 때, 하와이의 몰로카이 섬에서 나병환자를 돌보다 죽은 다미안 신부님의 일대기를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도 다미안 신부님처럼 살기를 원하여 신부의 길을 갔습니다. 벨기에 출신의 다미안 신부는 죽었으나 한국의 이태석 신부를 통하여 그는 다시 살아난 것입니다.
그에게 영향을 준 또 다른 한 사람은 ‘고아의 대부’로 알려진 미국인 소알로이시오 신부님입니다. 이태석 신부는 어릴 적 형과 함께 함께 부산 송도성당에 다녔는데 소알로이시오 신부님은 그 성당의 주임신부였습니다. 소알로이시오 신부님의 한국 이름 소 재건입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을 재건(再建)하겠다는 꿈이 담긴 이름입니다. 그는 1950년대 말 전쟁 후의 부산에서 고아원을 세우고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여인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었던 분입니다. 소재건 신부님의 모습을 보고 자란 이태석 신부는 남부 수단 톤즈에서 같은 일을 하다 천국으로 간 것입니다.
음악적인 재능도 뛰어났던 이태석 신부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작곡한 <묵상>이라는 가사 속에는 자신의 예언자적인 삶의 발자취가 그려져 있습니다.
“십자가 앞에서 꿇어 주께 물었네.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는 이들,
총부리 앞에서 피흘리며 죽어가는 이들을
왜 당신은 보고만 있냐고.
눈물을 흘리면서 주께 물었네.
세상엔 죄인들과 닫힌 감옥이 있어야만 하고
인간은 고통 속에서 번민해야 햐느냐고.
조용한 침묵 속에서 주 말씀하셨지.
사랑, 사랑, 사랑, 오직 서로 사랑하라고.
난 영원히 기도하리라 세계 평화 위해
난 사랑하리라 내 모든 것 바쳐."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48세의 나이로 순국했던 이준 열사는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무엇을 위해 산다는 것이며,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무엇을 두고 죽는다는 것인가? 살아도 살지 아니함이 있고, 죽어도 죽지 아니함이 있나니, 살아도 죽은 자가 있고 죽어도 산 자가 있느니라.”
히브리서를 보면 아벨은 죽었지만 믿음 덕분에 여전히 말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믿음의 사람은 결코 죽지 않습니다. 육신의 죽음이 모든 것의 끝이 아닙니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삶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의미 있게 살다간 사람들은 죽어서도 역사합니다. 그들의 충성된 삶이 풍성한 열매를 맺습니다. 진정한 충성이란 “내가 원하는 것을 구하지 않고,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을 구하는 것입니다.”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삶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의미 있게 살다간 사람들은 죽어서도 역사합니다.
그들의 충성된 삶이 풍성한 열매를 맺습니다.
진정한 충성이란 “내가 원하는 것을 구하지 않고,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을 구하는 것입니다.”
아멘 아멘
감사합니다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