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에 드리는 기도
주님!
주님의 긍휼하심으로 우매한 인생들이 구원의 희망을 품게 되고 진리와 평화의 세상을 꿈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의 위정자들은 헛된 탐욕에 눈이 어두워 진리의 말씀을 떠나 주님의 긍휼하심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세속적 욕망에 사로잡힌 대통령이 내란수괴가 되어 온 나라가 갈등과 혼란의 와중에 있습니다. 12·3 불법 계엄 후 지난 두 달은 단순한 궐위와 공백의 시간이 아니라 낡은 것(수구 보수)의 소멸은커녕 그보다 더 낡은(극우 보수) 것의 등장이라는 새로운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음험하고 위험한 무리들의 적반하장. 목불인견, 표리부동, 언어도단, 양두구육, 극악무도한 참상이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불쌍히 여기시고 주님의 긍휼하심을 회복하게 하옵소서.
주님,
이 세상의 폭력적 구조를 봅니다.
내 얼굴과 다르다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
내 집과 다르다고 유리창을 깨고 야유를 보내는 사람들,
장애인, 노동자, 외국인, 독거노인이라고, 거동이 불편하다고 비웃고, 차별하고 소외시키고 심지어 폭행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님, 밤이 깊어야 새벽이 오고 엄동의 혹한이 지나야 새봄이 오듯
공동체의 최소한의 상식과 원칙을 한순간에 무너뜨린 국가적 참사를 지나 이 나라에 새벽과 새봄이 오기를 기도합니다.
상식과 몰상식의 대결,
뻔뻔한 자와 부끄러움을 아는 자의 대결을 통해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가 강같이 흐르는 세상을 만들어 가게 하옵소서.
교묘하게 이루어지는 차별에는 거룩한 분노로,
보이지 않는 힘과 권력으로 자행되는 소외와 배제에는 서로가 손을 내미는 끈끈한 연대로,
무차별적으로 자행되는 혐오에는 사랑과 자비를 통한 축복으로
마침내 승리하게 되기를 원합니다.
감사하신 주님!
이런 갖가지 환란 중에도 희망을 남겨두시고 인내하며 새 힘을 얻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한남대로를 지키던 ‘인간 키세스’들의 비장한 아름다움이 감동으로 새 힘을 얻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남태령고개에서 전봉준 투쟁단을 밤새워 응원한 여성 농민들의 참여와 연대를 통해 새 희망을 보여주시니 감사합니다.
제주항공 참사에서 묵묵히 헌신한 무명 봉사자들을 통해 훈훈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어 감사합니다.
주님, 한강 작가를 통해 위로를 받고 희망을 가질 수 있어 감사합니다.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상은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라”는 노벨상 수강 소감은 우리 현실의 양면을 적시하고 있습니다. 또 <소년이 온다>는 소설 속에서 ‘과거가 현재를 돕고 죽은 자가 산자를 구한다’는 구절은 두고두고 ‘과거와 죽은 자 그리고 현재와 산 자의 의미를 돌아보게 합니다.
주님,
주님의 말씀에 의지하여 세상의 아름다움을 머리로 생각하고 입으로 말하는 사람이기보다는 세상을 조금이라도 아름답게 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거룩하신 주님!
세상 사람들이 새벽 실로암에 눈을 씻고 부활의 주님만 바라보며 한 알의 밀알이 되게 하옵소서.
세상 사람들이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는 말씀을 붙들고 각자가 처한 곳에서 생명의 뿌리를 내리게 하옵소서.
세상 사람들이 주님께서 원하시는 많은 열매를 맺어 주님께 ’잘했다‘ 칭찬받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되게 하옵소서.
세상 사람들이 어려움과 고통 중에도 주님의 지혜와 능력으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일을 온몸으로 실천하게 하옵소서.
새해에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결단하고 새 힘을 얻어 온몸으로 나아가는 인생들이 되도록 인도하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