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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청산도 여정 외 2편
엄창섭(카톨릭관동대 명예교수, 모던포엠 주간)
소중한 인연의 끈 얽힌 이들과
춘삼월의 햇살 고운 날 여행길에 올라
함께 꿈꾸고 만들어갈 깨끗한 세상
따뜻한 감성의 자유와 통섭 읊조리면
'느림은 행복이다'는 슬로 걷기축제의
'청산완보(靑山緩步)'는 끝내 충격이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그 청보리밭
한순간 뒤척이던 파도의 거대한 몸짓
잠잠한 느림의 징표인 '생명의 섬'
낮은 산자락의 범바위 쉬엄쉬엄 오른 뒤
황홀한 단풍길, 그 장엄한 일몰의 풍광.
수줍어 시린 달리* 풍(風)의 낮달은
지난밤 우두커니 느림보의 보행으로
저토록 유연한 감속을 버텨내는데,
피에르 상소* 의 길고도 오랜 사유 닮은
아흐, 자연의 이법인 슬로 치타(Citta).
* 달리ㅡ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
* 피에르 상소ㅡ프랑스 느림의 철학자
ㅣ시평 : 김왕식 평론가ㅣ
차제에 엄창섭 교수의 시편 <청산도 여정>은 느림의 철학을 중심으로 청산도의 아름다움을 시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이 시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느림의 미학을 다양한 각도에서 다층적으로 조명하며, 독자에게 깊은 사유의 기회를 제공한다. 까닭에 '소중한 인연의 끈 얽힌 이들과 춘삼월의 햇살 고운 날 여행길에 올라'로 시작한다. 이는 인연의 소중함과 따스한 봄날의 여행을 통해 자연과의 교감을 나타내고 있다. '춘삼월의 햇살'은 봄의 생동감을, '여행길'은 새로운 경험과 발견을 상징한다.
또 한편 ‘함께 꿈꾸고 만들어갈 깨끗한 세상 따뜻한 감성의 자유와 통섭 읊조리면’이다. 여기서 '깨끗한 세상'은 인간의 순수한 이상향을, '따뜻한 감성의 자유와 통섭'은 감성적 자유와 조화로운 삶을 의미한다. 이는 독자에게 이상적인 삶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그렇다. '느림은 행복이다'라는 슬로 걷기축제의 '청산완보(靑山緩步)'는 끝내 충격이다.'이다. '느림은 행복이다'라는 슬로건은 현대인의 빠른 생활 속에서 느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청산완보'는 느리게 걷는 행복을 상징한다. 이는 독자에게 느림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특히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그 청보리밭 한순간 뒤척이던 파도의 거대한 몸짓'이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과 '청보리밭'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파도의 거대한 몸짓'은 자연의 역동성을 나타낸다. 이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시적으로 표현한 부분이다. 그렇다. '잠잠한 느림의 징표인 '생명의 섬' 낮은 산자락의 범바위 쉬엄쉬엄 오른 뒤'이다. '생명의 섬'은 느림의 철학을 상징하고, '범바위 쉬엄쉬엄 오름'은 느린 걸음의 의미를 부각한다. 이는 느림을 통해 얻는 평온함과 생명의 존귀함을 나타낸다.
모름지기 '황홀한 단풍길, 그 장엄한 일몰의 풍광 수줍어 시린 달리* 풍風의 낮달은'이다. '단풍길'과 '일몰의 풍광'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시린 달리'는 예술적 감성을 표현한다. 이는 자연과 예술의 조화를 통해 독자에게 감동을 준다. 따라서 '지난밤 우두커니 느림보의 보행으로 저토록 유연한 감속을 버텨내는데'이다. '느림보의 보행'은 느림의 철학을 상징하고, '유연한 감속'은 느림을 통해 얻는 삶의 여유를 나타낸다. 이는 현대인의 바쁜 삶 속에서 느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처럼 '피에르 상소* 의 길고도 오랜 사유 닮은 아흐, 자연의 이법(理法)인 슬로 치타(Citta)'이다. '피에르 상소'는 느림의 철학자를, '슬로 치타(Citta)'는 느림의 도시를 의미한다. 이는 느림의 철학이 삶의 다양한 측면에 깊이 스며들어 있음을 나타낸다.
그 같은 맥락에서 엄창섭 교수의 시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느림의 철학을 통해 독자에게 깊은 사유와 감동을 준다. 짐짓 하나의 기우이길 바라지만, 시 후반부의 철학적 개념이 일부 독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다소 염려가 된다. 요컨대 엄창섭 시인의 시는 깊다. 내용뿐 아니라 메시지와 표현이 매우 지적이며 철학적이어서 버거울 수 있으나 한편으로 대접받는 느낌을 받아 못내 행복하다.
2. 천년의 건봉사는 달빛에 아득하고
- 망실토지 환수의 배청연화(裵靑蓮花)*
금강산 건봉사(乾鳳寺)의 허리 휘감은 물안개
아흐, 만상은 한 폭(幅)의 무채색 수묵화다.
백두대간 뻗어 내린 산자락 그 천년의 고찰
‘아도화상이 창건하여 영불 만일회를 개최하고
7년 전쟁 당시 사명대사가 승병을 일으킨 호국 도량,
일제강점기 봉명학교가 건립된 선교 양종의 본산’
역사자료 찾기 디딤돌 마련하여 환수경비 쏟아붓고
놀라워라. 우주의 신비함에 깊이 잠긴 대가람은
저토록 적조(寂照)한 월광에 꿈인 듯 처연하다.
사법계와 잇닿은 자비의 불화 피워낸 삶의 교시에
촉촉이 비에 젖어 선명하게 빛나는 연초록 산하
청송(靑松)의 산자락에 탯줄 묻었으나 허명 멀리하고
지구촌 넘나드는 ‘길 위의 시인’으로 <세조실록>과
만해(萬海)의 <건봉사 본말사지기>를 펼쳐 들고
그렇게 목숨 걸다 끝내 망실한 7백만 평 찾아내어
건봉사 복원의 불사(佛事) 위해 심혈 쏟은 보살,
고독한 번뇌 끝의 만덕을 쌓은 화엄(華嚴)이다.
지난 1997년 ‘법인 봉명합명회사’ 대표직에 올라
통분 삼키고 힘겹게 토지환수작업 주도하며
‘평상심이 불도임’을 체득한 법열은 비장하다.
견성성불(見性成佛)의 극명한 정중동의 전율로
종단의 도움 일절 경계한 청연화의 공덕비!,
깊은 밤의 몽환처럼 존재의 꽃 또 피워놓고
삼라만상의 묘법과 법문 기호화한 깨달음(覺)
8백 년 그 목어(木魚)의 음조에 풀꽃 선잠을 깨다.
* 배청연화(裵靑蓮花) - ‘길 위의 시인’ 배선희
ㅣ시평 : 김왕식 평론가ㅣ
일단 인용한 시편은 특정한 인물의 ‘금강산 건봉사 토지 환수 작업과 그의 무조건적인 기부 행위’를 감동의 동기부여로 풀어내고 있다. 이 시는 배선희 시인이 건봉사의 역사적 가치를 복원하고 보존키 위해 개인적으로 투자한 노력과 헌신을 서정적으로 기리고 있다. 이처럼 엄창섭 시인은 이 시에서 금강산 건봉사의 역사적 배경과 지리적 특성을 서정적 미감으로 묘사한다. 시의 내용을 통해 ‘건봉사가 겪은 역경—조선 시대의 7년 전쟁 동안의 호국 도량, 일제강점기에 봉명학교가 세워진 점 등’을 제시하며 이 같은 사건들이 한국 불교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음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배선희 시인의 환수 노력은 건봉사가 오랜 시간 동안 겪은 명암을 조명하고, 그 가치를 현대에 되살리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 문학적으로 시는 고찰(古刹)의 정취를 수묵화로 비유하며, 고요하고 차분한 이미지로 독자의 마음에 선명하게 그려진다. 또 한편 수사적 기법에서 동양적 미학과 깊은 선(禅)의 정신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시인이 품은 역사적 사명감과 예술적 감성을 동시에 나타낸다. 모처럼 인용한 시에서 언급된 ‘법인 봉명합명회사’의 대표로서 배선희 시인의 역할은 단순한 토지 환수를 넘어서, 분단된 국가에서 불교적 자비와 깨달음을 통한 사회적 화합의 길을 모색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녀의 행동은 물질적 가치를 초월한 정신적, 영적 가치의 실현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여, 시대적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또 한편 시에 나타난 ‘평상심이 불도임’이라는 교훈은 모든 행위가 깨달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교적 원리를 담고 있으며, 배선희 시인의 불사가 단순한 물리적 행위를 넘어서 깊은 영적 실천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이 시는 불교적 가치와 한국 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아름답고 풍부한 언어로 포착하여, 현대 독자에게 영감을 제공하며, 분단된 조국의 화합과 치유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엄창섭 교수의 시는 배선희 시인의 실천적 불교 정신을 기리는 한편, 한국 문화와 역사에 대한 깊은 사랑과 이해를 담아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 시는 현대 사회에서 간과하기 쉬운 정신적, 문화적 가치들을 재조명하고, 개인이 사회와 역사에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을 시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각론하고 엄창섭 교수는 배선희 시인의 행적을 통해 불교의 교훈을 현대적 문맥에 적용하고자 한다. 시인이 토지를 환수하고 그 지분을 조건 없이 기부하는 행위는 불교의 자비와 이타심을 구현하는 종교심의 발현으로 한 개인이 사회와 역사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기부는 단순한 재산 이전을 넘어서, 사회적인 의미를 지니고 한반도의 비극인 분단의 상황에서도 불교적 원리가 현대 사회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시사한다. 까닭에 문학적으로는 시가 운율과 이미지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이 특히 주목할 만하다. 고요하고 몽환적(夢幻的)인 풍경 묘사는 독자에게 시적 경험을 제공하며 끝내 건봉사가 지닌 역사적 고증을 넘어서 그곳이 지닌 역사적 가치를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시에서 사용된 자연 이미지와 불교 용어는 서로 어우러져 건봉사의 자연적이고 문화적인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의 자연과 문화가 어떻게 깊은 연관성을 맺고 있는가도 입증하고 있다.
모름지기 엄창섭 교수의 글은 또한 깊은 역사적 맥락을 제공하며, 배선희 시인의 행위를 단순한 현대적 사건으로만 보지 않고, 한국 불교 역사와 맞물린 연결 고리에서 평가한 결과물이다. 이 같은 접근은 독자에게 배선희 시인의 기부가 단순한 자선 행위를 넘어 역사적인 공간을 보전하고, 문화적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중대한 행동임을 새삼 인식하게 한다. 요컨대 그 자신의 시는 배선희 시인의 희생과 헌신을 높이 평가하며 그녀의 행위를 통해 불교적 가치와 한국의 문화적 유산을 현대에 어떻게 전달하고 보존할 수 있는가의 탐색에 중요한 문학적인 공과를 형사(形似)한 일례다. 이 시는 분단된 한국 사회에서 더 큰 통합과 치유를 모색하는 데 있어 시적 영감과 교훈을 제공하는 예술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님은 지극히 유념할 점이다.
3. 오호, 현충일의 눈부신 약속
웅혼한 배달의 푸른 천년 기상에
봄 햇살로 깨어난 아침은 마냥 청명하다.
국권의 회복을 위해 순국한 선열과
진정 이 땅의 자유수호를 위해 전몰한
고귀한 넋의 숭고한 충절을 추모하며
정녕, 기린 뜻은 엄숙하여 눈물겹다.
홍단심(紅丹心) 꽃 무덤에 내밀히 숨겨둔
그날의 암울한 전의식의 편린(片鱗),
온통 산자락 푸름에 촉촉이 젖는 시간
민족의 풍습이 실로 정겹고 아름다운
사초와 성묘의 망종일(芒種日)이다.
전화(戰禍)의 상흔 자리한 태백의 산자락
황혼 속 비목에 묻어 있는 어린 병사의
선혈(鮮血)은, 아직도 선명해 눈물겨운데
피어난 작은 풀꽃 더없이 애잔하고
어제의 비통함은 뜨거운 눈물의 강이다.
온갖 역경과 도전으로 힘겹게
깨어지고 부서지며 또 피워내는
꺾임 거부한 네 강한 의지 응시하면
너무 외경(畏敬)스러워 한 반은 묵언이다.
정녕, 최후에 빛날 민족의 소망에
처절한 다툼은 잘리고 찢겨나고
맹금의 제왕 독수리의 힘찬 나래 짓에
민족의 자존 지켜갈 불멸의 혼불은
날(刃) 푸른 천년의 그 바람 앞에서
아흐, 현충일의 눈부신 언약(言約),
가슴 저며오는 통한의 밤 끝내 밝히던
어제의 시련과 좌절 깔끔이 털어내어
참담한 분단의 물길, 통일로의 변전이네.
ㅣ시평 : 김왕식 평론가ㅣ
일단 엄창섭 시인의 현충일 조시(弔詩)인 <오호, 현충일의 눈부신 약속>은 대한민국의 역사적 아픔과 애환을 기리며, 민족의 영웅들을 추모하는 시이다. 이 시편은 현충일을 맞이하여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며, 그들의 숭고한 희생과 애국심을 노래하고 있다. 특히 이 시편은 전체적으로 조국의 아픔과 희망을 담고 있으며, 시인의 깊은 애국심과 인간애를 절감할 것이다.
어디까지나 “웅혼한 배달의 푸른 천년 기상에/봄 햇살로 깨어난 아침은 마냥 청명하다./국권의 회복을 위해 순국한 선열과/진정 이 땅의 자유수호를 위해 전몰한/고귀한 넋의 숭고한 충절을 추모하며/정녕, 기린 뜻은 엄숙하여 눈물겹다./홍단심(紅丹心) 꽃 무덤에 내밀히 숨겨둔/그날의 암울한 전의식의 편린(片鱗),/온통 산자락 푸름에 촉촉이 젖는 시간/민족의 풍습이 실로 정겹고 아름다운/사초와 성묘의 망종일이다.” 이같이 첫 연에서는 "웅혼한 배달의 푸른 천년 기상"이라는 표현을 통해 민족의 자긍심과 역사를 강조하고 있다. "국권의 회복을 위해 순국한 선열"과 "자유수호를 위해 전몰한 고귀한 넋"은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상징하고 있으며, "홍단심 꽃 무덤"은 그들의 순결한 마음을 상징한다. 마지막 부분의 "사초와 성묘의 망종일"은 전통적인 풍습을 통해 그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형상(形狀)을 응축시켜주고 있다.
또 한편 “전화(戰禍)의 상흔 자리한 태백의 산자락/황혼 속 비목에 묻어 있는 어린 병사의/선혈(鮮血)은, 아직도 선명해 눈물겨운데/피어난 작은 풀꽃 더없이 애잔하고/어제의 비통함은 뜨거운 눈물의 강이다./온갖 역경과 도전으로 힘겹게/깨어지고 부서지며 또 피워내는/꺾임 거부한 네 강한 의지 응시하면/너무 외경(畏敬)스러워 한 반은 묵언이다.”를 통해 확증되듯이 두 번째 연에서는 전쟁의 상흔과 어린 병사의 희생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을 묘사하고 있다. "태백의 산자락"과 "황혼 속 비목"은 전쟁터를 상징하며, "어린 병사의 선혈"은 그들의 희생을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작은 풀꽃"과 "뜨거운 눈물의 강"은 그들의 희생을 기리며, "꺾임 거부한 강한 의지"는 그들의 불굴의 정신 또한 나타내는 정조(情調)다.
까닭에 “정녕, 최후에 빛날 민족의 소망에/처절한 다툼은 잘리고 찢겨나고/맹금의 제왕 독수리의 힘찬 나래 짓에/민족의 자존 지켜갈 불멸의 혼불은/날(刃) 푸른 천년의 그 바람 앞에서/아흐, 현충일의 눈부신 언약,/가슴 저며오는 통한의 밤 끝내 밝히던/어제의 시련과 좌절 깔끔이 털어내어/참담한 분단의 물길, 통일로의 변전이네.”의 일면처럼 세 번째 연에서는 민족의 희망과 소망을 담고 있다. "최후에 빛날 민족의 소망"과 "처절한 다툼"은 과거의 아픔과 현재의 갈등을 넘어 희망을 찾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 "독수리의 힘찬 나래 짓"은 민족의 자존심과 불멸의 혼을 상징하며, "현충일의 눈부신 언약"은 미래에 대한 약속을 의미한다. 마지막 부분의 "통일로의 변전"은 한반도의 통일을 희망하며, 민족의 소망을 표현하고 있다.
각론하고 엄창섭 시인의 시는 풍부한 상징과 비유를 사용하여 깊은 감정을 전달하고 있다. 각행마다 세밀한 묘사와 강렬한 이미지가 돋보이며, 시 전체에 걸쳐 민족의 아픔과 희망을 조화롭게 담고 있다. 특히 역사적 사건과 개인의 감정을 결합하여 독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모처럼 추모의 감회(感懷)가 깊은 조시(弔詩)는 전반적으로 매우 훌륭하지만, 일부 표현이 다소 난해하다. 일례를 들어, "홍단심 꽃 무덤"과 같은 표현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조금 더 명확한 설명이 덧붙여지면 독자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나름으로 시인의 풍부한 상상력과 깊은 감정 표현은 또 하나의 장점이다.
시평의 말미(末尾)에서 엄창섭 시인의 현충일 조시(弔詩) <오호, 현충일의 눈부신 약속>은 민족의 아픔과 희망을 노래하며,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작품이다. 모처럼 시인은 깊은 감정과 강렬한 이미지로 독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피력하고 있다. 모쪼록 이 시편은 현충일의 의미를 되새겨 줄뿐더러 민족의 자긍심과 애국심을 고취 시켜주는 수작(秀作)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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