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왕 신드롬
셰익스피어 ‘리어왕’
브리튼 왕국의 리어왕은 늘그막에 재산을 정리하기 위해, 슬하의 세 딸들을 불러모아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느냐고 묻는다. 장녀 고너릴 공주는 아버지를 무척 사랑한다며 갖은 아부와 아양을 다 떨어서 재산의 1/3을 받는다. 차녀 리건 공주도 고너릴의 행동을 모방해서 똑같이 1/3 을 받는다.
마지막으로 왕의 총애를 받는 막내딸 코딜리어 공주만 남았다. 그녀는 언니들의 말이 거짓말이며 아첨이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자신만은 정직하게 말하기로 마음먹고 "드릴 말이 없습니다.”라고만 하며, 당황한 리어왕은 몇 번의 기회를 더 주었으나 코딜리어의 답은 변함 이 없고 이렇게 덧붙인다.
"아버지는 저를 태어나게 해 주셨고, 키워 주셨고, 사랑해 주셨습니다. 그 은혜를 당신에게 복종하고, 사랑하고, 존경함으로서 되갚는 것이 온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언니들이 당신을 그리 사랑한다면 어찌 남편을 두었을까요? 만약 제가 결혼한다면, 저의 남편은 제 사랑의 반과 함께 책임과 의무 또한 가져갈 것입니다. 확언컨대, 사랑하기 위하여 언니들처럼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심기가 불편해진 리어왕은 크게 역정을 내며 재차 "정녕 네 뜻이 그리하다는 것이냐?"(Doth your heart goes with this?)라고 묻는다. 이에 코딜리어는 끝까지 그렇다고 답하고, 리어왕은 코딜리어가 끝내 자신의 명령을 따르지 않자 배은망덕한 후레자식이라고 욕을 하며 코딜리어의 몫으로 예정된 재산을 언니들에게 각각 나눠줘 버리고 한 푼도 주지 않는다.
이 때 코딜리어에게 동시에 구애하여 경쟁하던 구혼자들이 둘 있었는데, 버건디 공작은 유산이 없으니 떠나 버리고 코딜리어를 진심으로 사모하던 프랑스 왕이 데리고 가 결혼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막내를 내쫓아 버린 왕에게 직언을 하던 충신 켄드 백작은 덩달아 미움을 사 영국에서 영원히 추방당하는 벌을 받는다. 사실상의 사형 선고를 받은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든 리어왕을 다시 보필하기 위해 광대 카이어스라는 신분을 위장하고 그의 시중을 들며 살아간다.
또한 리어왕의 신하 중 한 사람인 글로스터 백작의 서자인 에드먼드는 충분히 능력이 있음에도 서자라는 이유로 적자보다 차별을 받는 것에 불만을 품고 음모를 꾸며 적자인 형 에드거를 제거하려 한다. 에드거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도망쳐 톰이라는 가명을 쓰며 미치광이로 위장해 살아간다.
한편, 애초에 자신들이 받을 재산에만 관심이 있었고 아버지에게는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았던 고너릴과 리건은 유산을 받자마자 아버지를 점점 홀대하며 괴롭히고, 결국 대놓고 아버지를 비난하기 시작한다. 믿었던 두 딸이 자신을 홀대하자 얼마 남지 않은 기사들과 함께 밖으로 쫓겨난 리어왕. 왕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후회하고 또 후회하다 못해 그만 미쳐 버리고 만다.
글로스터는 에드먼드의 음모에 휘말려 두 눈을 잃고 나서 죽고 아버지의 소식을 들은 코딜리어는 이미 프랑스 왕가에 속했음에도 광야 속에 비참하게 죽어가는 아버지를 구하기 위하여 영국에 선전포고를 하고 목숨을 바쳐 전투에 참전하나 결국 우세한 영국군에게 패한 후 포로로 잡혔다가 에드먼드에 의해 감옥에 갇혀 자살로 위장된 타살로 허무하게 죽어 버린다. 리어 왕의 장녀 고네릴과 차녀 리건은 에드먼드를 두고 연적이 되어 싸우다가 결국 고네릴이 리건을 독살하고 고네릴은 자살해 버린다. 에드먼드는 자신의 신분을 속여 가며 이를 갈던 에드거의 손에 죽는다.
리어왕 역시 막내딸 코딜리어의 죽음을 접한 후 충격과 슬픔에 빠져 죽고 만다. 늘 그렇듯이 모든 것이 끝난 뒤 살아남은 선인들인 켄드 백작과 에드거리어의 맏사위 올버니 공작이 서로를 위로하고 뒷일을 수습한다.
리어왕 신드롬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은 최악의 상태에 직면해 있는 노인을 보여준 바, 리어왕은 우리 모두가 두려워하는 가장 고전적인 실수들을 범하며, 그 결과 비싼 대가를 치른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리어는 고대 영국의 한 왕이었다. 그는 생전 세 딸 중 두 명에게 자신의 왕국을 나누어줌으로써 유명해졌다. 셰익스피어의 극에서 그는 젊은 딸들에게 자신을 찬양해야만 한다고 요구한다. 이것은 그들로부터 자신이 훌륭한 사람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여전히 권력 추라는 느낌을 강하게 갖도록 하기 위한 요구조건이었다.
이는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 말 코딜리어가 단지 그 기쁘게 할 목적으로 마음에도 없는 찬사를 과장해서 할 수는 없다고 말했을 때 그녀의 상속권을 박탈한다. 그는 매우 이기적이지만 자신이 듣기 편한 것만을 말하는 다른 두 딸에게 자신의 모든 재산을 나누어준다. 그녀들은 리어의 환심을 사기 위해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다. 왕국을 물려받자 두 딸은 즉각 리어에게서 등을 돌리며, 그의 수행원들을 거두어 줄 수 없다고 말한다. 자신이 가졌던 모든 것들을 빼앗긴 리어는 곤궁한 처지에 빠져 문자 그대로 부랑자가 된다. 극이 끝날 때까지 리어는 많은 자기연민으로 괴로워한다. 그는 자신을 '내가 죄를 지은 것보다는 남이 내게 지은 죄가 더 많은 사람'으로 간주한다. 자신이 위대하다는 말을 듣고 싶어 하는 무모한 욕구로 인해 그는 누가 진정한 친구인지를 구분하지 못한다. 자기 자신의 잘못된 판단 때문에 그는 거의 미친 상태로 시골 마을을 떠돌아다닌다.
리어는 어떤 판단을 할 때 나이든 사람들이 전부라고는 할 수 없어도 대부분이 흔히 하는 실수들을 저지른다. 그는 너무 많은 것을 나누어준 다음에야 자신의 운명에 관해 불평하기 시작한다. 무력하다고 느끼고 사랑을 잃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그는 과거에 남들의 삶에 개입하여 자기 자신들의 삶을 갖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지배하려고 애썼던 사람이었다. 그는 고집이 세고, 모든 것으로 통하는 유일한 방법을 자신이 갖고 있다. 고 생각했다.
리어왕은 그것의 불가사의한 극적 요소, 성격묘사, 시적 요소뿐만 아니라 리어의 처지가 나이든 사람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의 대표적인 보기를 나타내기 때문에 자기 자신이 저지른 실수 때문에 점점 미쳐가는 리어라는 인물이 우리들을 사로잡는다. 우리들 대부분은 리어와 같은 사람을 실제로 알고 있으며, 많은 경우 우리의 아버지나 어머니가 그런 사람들이다.
이를 리어왕 신드롬이라 칭하면 어떨까.
많은 아버지나 어머니는 리어왕처럼 스스로 자식들에게 유산을 물려줌으로써 자기들에게 삶의 기쁨을 주었던 활동을 그만두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들은 계속해서 즐거움을 추구하는 대신 일선에서 은퇴한 것에 대해 분노하기도 한다.
"나는 늙었다. 내가 하고 있는 좋은 중요하지 않다. 나는 너희 젊은이들에게 세상을 물려주었다. 그런데 너희들은 잘 하지 못하고 있다."
부모들이 직접 활동하면서 살아가기보다는 자식들을 교묘하게 속이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선택하기도 한다. 설 자리나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을 때마저 그런 부모들은 부정적인 심적 경향을 갖게 되는데, 그들은 그것을 나이로 인한 불가피한 결과라고 설명하려고 애쓴다.
“나는 70살이다. 너는 내가 어떻게 생각하기를 원하느냐?”
자식들을 통제하는 방식으로서의 불평, 부당한 요구, 자기연민 등이, 무엇인가에 열중하면서 아직도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을 대체한다. 물론 실제적인 육체적 손실로 인한 어려움들을 과소평가해도 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예를 들면 눈이 침침해지고 움직임이 느려지는 것은 누구나 겪는 명백한 기력 쇠퇴 현상이다.
그러나 80대이지만 아직도 사고방식이 현대적이고 함께 있으면 많은 즐거움을 주는 부모들과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들은 자신들의 부모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으며, 그들이 변하지 않기를 희망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부모가 같은 나이 또래의 다른 노인들이 갖고 있는 습관에 빠져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2023.12.15.)
리어왕 오디오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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