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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 미 증시 상장 폐지 카운트다운 시작...200개 종목에 2조 달러 이상 영향
미국 증권거래윈원회(SEC)가 감사보고서 열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오랜 교착상태 끝에, 중국 기업들을 미국 증권시장에서 퇴출시키기 위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로 인해 세계 양대 경제대국의 분리가 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약 2조 달러의 시가총액을 지닌 200개 이상의 미국 상장 중국 기업 주식투자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말, 외국기업이 감사보고서를 3년 연속 미국 감독당국에 의해 검사하지 못하는 경우 이들의 증권 거래를 금지하는 법에 서명했다. 이 법의 통과는 미국이 중국 기업의 회계와 관련한 오랜 갈등이 결국 실패로 끝났음을 상징했다.
SEC는 이 법이 어떻게 시행될 것인지에 대한 세부 사항을 마련하고 있으며, 현재 관련 규정을 최종 확정하고 있다. 게리 겐슬러 위원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SEC가 중국 기업들의 2021년 회계결산 감사 업무에 접근하지 못한다면 2022년에는 이들 중국 기업들을 미국 증시에서 상장폐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관계자는 말했다.
일부 중국 대기업들은 미국 증시와 별도로 홍콩 증권거래소에 중복 상장하기도 했다. 주식 교환도 이루어졌다. 2020년 말 뉴욕 펀드회사 위즈덤트리 인베스트먼트는 교환 트레이딩 펀드에서 알리바바의 ADR을 홍콩 상장 주식과 교환했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자산운용사 로베코는 작년과 올해 초 사이에 가능한 한 모든 중국 ADR을 홍콩 상장 주식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로베코의 주식팀장 빔 하인 팰스는 "유동성이 지속적으로 홍콩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점점 더 많은 투자자들이 홍콩 상장 주식을 사들이고 미국 상장 주식을 처분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홍콩 증권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말 알리바바의 홍콩 2차 상장 이후 미국 상장 중국 기업 15곳이 홍콩에 중복 상장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의 거래는 여전히 중국 ADR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다.
SEC는 중국이 재무관련 서류를 넘겨주거나 선의의 협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의 회계감사의 투명성을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국 측은 증권 규제의 정치화에 반대한다며 해법을 찾기 위한 대화를 환영한다고 주장해 왔다.
미국 상장 중국 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인터넷 회사들의 경우, 감사보고서에는 회의 일지, 사용자 정보, 기업과 정부 기관 간의 이메일 교환과 같은 원시 데이터가 포함될 수 있다. 미국에서는 SEC가 감독하는 회계감독위원회가 검사를 한다.
중국은 외국 정부가 기술 회사들의 세부사항에 접근하는 것이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이 국가 보안을 기업들의 회계장부를 공개하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
글로벌 증시로 번진 미·중 갈등…개미들 "알리바바·디디추싱 팔아야 하나"
미·중 패권갈등 휘말린 글로벌 시장 19일 홍콩서 장중 中 IT 주가 급락
뉴욕증시 中기업 상폐 관련 소식에 메이퇀디엔핑·바이두 -4%대↓
알리바바·텐센트·징둥도 급락 '반도체 굴기 상징' SMIC도 고전
미국이 중국 사이버 활동 제재에 나선 가운데 중국이 뉴욕증시에 상장한 자국 기업 상장 폐지를 강제하기 위해 관련 규정 보완 작업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나왔다. 지난 10일 중국 당국이 자국 인터넷 기업의 해외증시 상장 제한 규제를 발표하면서 상장 리스크가 불거진 데 이어 이번에는 기존 상장 기업 상장 폐지 리스크가 불거진 셈이다. 미·중 패권 갈등이 반도체 산업뿐 아니라 증시로 번지면서 '중국 내수 시장의 높은 성장성'을 기대하고 알리바바·디디추싱 등 중국 정보기술(IT)기업 주식을 사들여온 개인 투자자들도 새삼 '차이나 리스크'를 저울질 하는 분위기다.
미·중 갈등골이 깊어지면서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하락세로 출발한 19일(현지시간) 오전, 홍콩증시에서는 중국 기술주가 일제히 급락해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보여줬다.
이날 홍콩증시 오전 장에서 '중국 IT공룡'으로 꼽히는 대형 온라인 상거래 업체 메이퇀 디엔핑과 '중국판 구글' 바이두가 각각 -5%, -4%대 낙폭을 기록했다. '중국판 아마존'을 꿈꾸는 알리바바와 징둥닷컴, 텐센트도 3% 넘는 하락세를 기록했고 '중국 반도체 굴기'를 상징하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SMIC 주가는 5% 가까이 급락했다.
중국 IT 업체들 주가 하락은 중국 당국이 '해외증시 상장기업 상장 폐지' 관련 규정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고, 중국 국영 파운드리 업체 SMIC 의 경우는 미·중 반도체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주말인 17일에는 미국 조 바이든 정부가 네덜란드 정부를 향해 반도체 생산 핵심장비인 네덜란드 ASML사의 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중국 기업에 팔지 못하도록 재차 요청했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진 바 있다.
693491 기사의 2번째 이미지이어 19일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당국이 해외 증시에 상장한 자국 기업 상장 폐지 관련 규정을 보완하고 있으며 앞으로 1~2개월 안에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와 관련해 베이징대 광후아 경영 대학원의 폴 길리스 교수는 "이대로라면 앞으로 5~10년 안에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이 없어질 것"이라면서 "뉴욕증시에선 중복 상장한 소수의 중국 대기업 주식 정도만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복 상장이란 두 곳 이상의 증시에 상장된 경우를 말한다. 홍콩증시와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알리바바(뉴욕증시 종목 코드 BABA)나 징둥닷컴(JD), 샤오펑(XPEV)이 대표적이다.
중국 기업 상장 폐지 관련 규정 개정 작업 핵심은 중국 IT기업의 '변동 지분 법인'(VIE)을 손 보는 작업일 것으로 보인다.
VIE는 중국 기업들이 IT 등 특정산업에 대한 중국 당국의 외국 자본 규제를 피하는 대표적인 수단이다. 또 중국 본토 증시에서보다 좋은 조건으로 해외 증시에 상장할 수 있는 통로로도 통한다. VIE는 기업 지배구조 유형 중 하나다. 회사 소유자가 자신이 지분 100%를 가진 지주 회사를 해외에 설립한 후, 이 지주 회사 명의로 100% 지분을 보유한 외국 자본 법인(WOFE)을 중국에 설립하는 식으로 운영되는 경영 구조를 뜻한다. 마윈이 세운 알리바바그룹은 케이먼 제도에 알리바바 홀딩스를 세운 후 중국 내 법인을 통해 타오바오와 티몰 등을 운영했고, 이어 2014년 9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당시 '최대 규모 기업공모(IPO)'를 통해 상장한 바 있다.
중국은 이전에도 자국 기업 상장 폐지를 미국과의 갈등 구도에 활용해왔다. 중국의 기술 훔지기 관행을 문제 감은 미국이 '중국 반도체 굴기' 견제에 나섰던 지난 2019년 5월,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이자 국영기업은 SMIC는 나스닥증권거래소에서 자진 상장 폐지한 후 지난 해 7월 상하이 스타마켓(커촹반)에 상장한 바 있다.
중국의 행보는 '글로벌 증시 심장부'뉴욕증시와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로 대표되는 자본시장 패권까지 의식한 조치다. 상하이 스타마켓은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중국판 나스닥'을 표방하며 2019년 발족시킨 증권거래소다. 자국 기술 기업을 뉴욕증시가 아닌 중국 본토 증시에 뜰어들이기 위해 빠른 시일 내 데뷔해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도록 상장 절차를 간소화 하는 등 적극 지원해왔다.
중국 당국은 최근 자국 기업에 대해 '홍콩 증시 상장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하는 등 본격적으로 뉴욕증시 견제에 나선 상태다. 이달 10일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인터넷안보심사방법(규정) 개정안'공개를 통해 "회원 100만명 이상인 인터넷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이 해외 증시에 상장하는 경우 반드시 당국으로부터 사이버 안보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해외증시 상장 규제를 발표한 바 있다. 이후 홍콩증시에 대해서는 이런 사이버 안보 심사 의무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자국 기술기업들이 뉴욕증시가 아닌 홍콩증시로 향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계산에서다.
693491 기사의 3번째 이미지공산당 지도부 특유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대표되는 '차이나 리스크'가 신규 상장이 아닌 기존 상장 기업으로 번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중국이 '세계 제2위 경제 규모'와 동시에 '세계 최대 소비시장'임을 감안할 때 중국 기술 기업 성장성을 높게 본 개인 투자자들이 주로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술수를 매수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홍콩·중국 본토 증시에는 중국 기업 주식을 살 때 최소한 100주 이상 매수해야 한다는 '최소 거래단위' 규칙 등 번거로운 규정이 있는 반면 뉴욕증시에선 이런 제한이 없어 거래가 자유롭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중 갈등이 뉴욕증시에서 본격화되는 경우 월가 대형 투자 은행(IB)들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JP모건과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 IB들이 중국 기업 IPO 주관사로 나서 적지 않은 수수료 수입을 올려왔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뉴욕증시 상장을 준비·검토 중인 중국 기업은 수백여 곳으로 기업 가치가 도합 2조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올해 1~7월 현재까지 중국 기업들이 뉴욕증시 상장을 통해 끌어모은 자금은 130억달러(약15조원)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술주도 가파른 낙폭을 그어왔다. '중국판 아마존' 알리바바는 지난 해 11월 초 이후 주가가 33% 가까이 폭락했다. 지난해 11월 2일은 중국 금융 당국이 알라바바의 핀테크 자회사 '엔트 그룹' 상하이·홍콩 증시 상장을 무기한 연기 시켰다는 소식이 전해진 때다. 당시 창업자 마윈이 중국 금융 규제를 비판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움을 샀다. 이어 IT기업 반(反)독점 규제도 더해지면서 올해 들어서만(1월 4일~7월 16일 기준) -6.91% 낙폭을 그었다.
알리바바 경쟁사로 나스닥증권거래소에 중복 상장된 중국 징둥닷컴(JD)도 'IT기업 반독점 규제' 여파로 올해 1월 이후 -12.44% 하락한 상태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비디오 게임 방송 스트리밍 플랫폼' 후야(HUYA)는 올해 주가가 -25.34%나 떨어졌다. 중국 당국이 자국 IT대 기업 텐센트의 후야 인수에 제동을 건 탓이다. '중국판 구글' 바이두(BIDU)와 '중국판 마켓컬리' 다다넥서스(DADA)도 올해 각각 -17.17%, -32.76% 낙폭을 그었다. 최근 중국 당국의 '자국 기업 해외 증시 상장 규제' 움직임 한 가운데 섰던 디디 추싱은 지난 6월 30일 상장 이후 보름 여 만에 -15.35% 급락했다.
중국은 1949년 공산주의 혁명 이후 40여년 간 증시를 걸어 잠궜다. 이후 1990년대 증시 문을 다시 열었고 현대화 조치를 통해 2009년 본토 선전 증시에 '나스닥 스타일'의 차이넥스트(촹예반)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중국 자본 시장 개방 움직임은 시 주석 집권이 본격화된 2013년 이후 물살을 탔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홍콩증시를 통해 본토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을 직접 매수할 수 있게 됐고, 중국 기업이 뉴욕증시에 상장할 경우 예외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상장회사회계감독위원회(PCAOB)와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체결한 회계관련 양해각서(MOU)다. 뉴욕증시에 상장하는 중국 기업이 미국 회계 기준이 아닌 자국 기준에 따르더라도 이를 용인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것을 전후해 미·중 갈등이 전방위로 불거졌다. 연장 선상에서 중국 금융 당국은 2019년 상하이에 또 다른 '나스닥 스타일 거래소' 스타보드를 열면서 미·중 갈등 한 가운데 선 반도체 등 자국 기술 기업 상장을 유도하기 시작했다.
미국도 지난 해 정부와 연방 의회가 나서서 뉴욕증시 상장 중국 기업의 회계 감시를 강화하기로 한 바 있다. 미·중 갈등골이 깊어진 가운데 미국 재무부와 상무부, 국토안보부는 이달 16일 성명을 통해 "홍콩에서 미국인 한명을 포함한 외국인들이 국가보안법에 따라 체포됐다"면서 홍콩에서 활동하는 자국 기업에 대해서도 위험에 대비하라는 경고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김인오 기자]
https://m.mk.co.kr/news/stock/view/2021/07/693491/
美, 뉴욕증시 상장 中기업 상장폐지 카운트다운 시작
미국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 중 자국의 회계감사 기준에 따르지 않는 기업들을 퇴출할 전망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지난해 미 의회에서 3년 연속 미국 감독당국에 의한 감사를 받지 않는 외국 기업의 증권 거래를 금지하는 법(외국회사문책법)이 통과됨에 따라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관련 시행 방안과 규정 등을 최종 확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법에 의해 미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중국기업은 내년 1월1일까지 미국의 회계 감독 당국인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에 회계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 신규 상장을 위해서도 이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WSJ는 이러한 조치가 미국과 중국의 경제갈등을 가속화할 것이며 약 2조 달러(2374조원)의 시장 가치를 지닌 200개 이상의 미국 상장 중국 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SEC는 만약 중국 기업들이 올해 재무와 관련된 감사 업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다면 내년 미국 규제당국이 중국 기업들을 퇴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WSJ은 미국 자산관리 업계 일부는 이러한 결과를 예상해 2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홍콩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주식과 교환했다고도 했다.
위즈덤트리 인베스트먼트는 알리바바 그룹 홀딩스의 ADR을 홍콩 상장 주식과 교환했고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자산운용사 로베코 측도 지난해와 올해 초 사이 가능한 모든 ADR을 홍콩 상장 주식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중국 측은 이러한 미국의 조치에 “증권 규제의 정치화에 반대한다. 해법을 찾기 위한 대화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대부분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IT업체들이다. 여기에는 회의 일지, 사용자 정보, 기업과 정부기관 간의 이메일 내용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그동안 중국기업은 2013년 미중 회계협정에 따라 미국에서 중국식 회계기준에 따르는 것이 허용됐다. 이에 중국증권규제위원회(CSRC)는 PCAOB에 중국기업의 감사자료를 넘기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중국 측은 이런 업체들의 기술 등 기밀 사항이 외국 정부에 접근하는 것은 국가 보안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이러한 조치에 반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의 우버라 불리는 디디글로벌은 이러한 회계감사 문제로 올해 초 뉴욕 상장을 연기하기를 원하기도 했다.
또 해당 기업이 거부하면 PCAOB의 회계감사 수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211004/109535341/1
미중 디커플링…미국, '회계 불투명' 중국기업 퇴출 초읽기
미국 상장 중국기업 회계자료 접근권 놓고 오랜 갈등
내년 상폐대상 나올 수도…미, 대중협상 지렛대로 쓸 수도
미국과 중국이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회계감사 자료에 대한 접근권을 놓고 오랜 갈등을 빚어온 가운데 미국 회계감사 기준을 따르지 않은 중국 기업들의 퇴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해 의회에서 통과된 외국기업문책법의 시행 방안과 관련 규정들을 만드는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 지난해 말 최종 서명한 이 법은 3년 연속 미국 당국의 회계감사 보고서 감리를 받지 않은 외국계 기업의 미국 증시 거래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사안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내년이면 SEC가 2021년도 회계감사 분까지 미국 당국의 감리가 이뤄지지 않은 중국 기업들을 내년에는 퇴출 대상으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조치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세계 경제 '주요 2개국(G2)'의 탈동조화를 가속하고 미국 증시에 상장된 200여 중국 기업들의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안길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기업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시가총액은 약 2조 달러(2천370조 원) 수준이다.
이런 결과를 예상해 자산관리·펀드 업계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ADR을 홍콩 증시 상장주로 바꾸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은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회계감사를 관리 감독하는 문제를 두고 오랫동안 갈등을 빚었다.
2013년 양국은 미국의 회계 감독 당국인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가 조사를 진행 중인 미국 상장 중국 기업들의 회계감사 자료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로부터 받아 검토할 수 있도록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중국은 알리바바나 바이두 같은 거대기업들의 자료를 미국 당국에 넘기지 않았으며 2015년 더 광범위한 합의를 위한 양국 협상은 결렬됐다.
이후로도 미국 당국이 필수로 보는 관련 정보를 중국이 제한해야 하는 정보로 간주하는 등 주요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해 4월 CSRC는 미국 당국자들이 중국에서 중국 관리들이 배석한 가운데 기업을 조사할 수 있고 중국이 관련 있다고 판단하는 기업의 감사 자료에 접근권을 주는 안을 제시했으나 PCAOB는 이를 '중대한 제약'이 있는 안으로 보고 거부했다.
WSJ는 중국 기업 상장폐지 가능성은 향후 중국과의 협상에서 미국에 지렛대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2015년 PCAOB에서 대중 협상단을 이끌었던 샤스왓 다스는 "협상 테이블에서 미국이 어떤 성공이라도 거두려면 이 법이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https://m.mk.co.kr/news/world/view/2021/10/938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