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샤갈의 마을에는 삼월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이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을 어루만지며
눈은 수천수만의 날개를 달고
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을의
지붕과 굴뚝을 덮는다.
삼월에 눈이 오면
샤갈의 마을의 쥐똥만한 겨울 열매들은
다시 올리브빛으로 물이 들고
밤에 아낙들은
그해의 제일 아름다운 불을
아궁이에 지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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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 김춘수
날아(捏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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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29 08:46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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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 도대체 그 뜻을 속시원히 파악하기 힘든 '무의미의 시' 의 의미를 곰곰 새기면서..김춘수 시인의 시에서는 인간의 향기가 시의 뒷부분을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안도현
그저 12월의 눈을 기다리며..러시아 화가 모이세 샤갈 초현실주의 작품, '에펠탑의 신랑과 신부' '나와 마을'도 찾아봅니다.
눈오는 날 흰옷을 입고 날아다니는 샤갈의 그림을 생각나게하네요.
묘하게 동심으로 돌아가게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