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농 52회 농업과 2반의 순천 시티투어
나는 진주농림고등학교를 1966년에 졸업을 했다. 소속 학반은 농업과 2반이다. 3년 동안 학급의 재편성 없이 졸업 때까지 함께 같은 교실에서 공부를 했다. 졸업 기수는 52회다. 금년을 졸업한 해에서 역산하면 52년 된다.
지난 달 반창회에 나는 다른 모임과 중복이 되어 참가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날 모임에서 하루 날을 정하여 나들이를 갈 것을 결정하였던 모양이다. 우리 반 단체 카톡 방에 그 계획이 올라왔기에 내가 회장에게 진주 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이용하여 순천의 유적지를 둘러보고 오는 순천 시티튜어를 제안 했다. 그랬더니 그것이 수용되었다. 나는 이 코스를 집사람과 다녀 온 적이 있었는데 인상 깊었다. 그래서 추천 하였던 것이다.
화요일 순천 시티 튜어 관광은 송광사, 낙안읍성, 국가정원, 순천만 습지 순으로 관광버스를 운행한다. 그런데 진주로 돌아오는 기차를 이용하려면 국가정원까지만 참여하고 순천만 습지는 포기해야 한다. 우리는 그 일정에 따라 투어를 했다.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송광사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1교구의 본사이고, 삼보사찰 중 승보종찰임과 동시에 8대 총림이다. 송광이란 절 이름을 파자로 분석하면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펼칠 18분의 큰스님을 의미한다. '송(松)'이 곧 '十八(木)+公'을 가리키는 글자로 18명의 큰스님을 뜻한다고 하나 지금껏 16분의 큰스님만 비석이 세워져 있다. 불원시일 내에 두 분의 큰 스님도 뵙게 될지도 모른다.
해설사가 제일 먼저 안내한 곳은 세심정(洗心亭)과 척00(滌00)였는데 뒤의 글자가 기억되지 않는다.
나는 오늘 일정을 같이 하는 여러 모습을 사진 촬영하여 동영상 만들 예정으로 열심히 찍었다. 그런데 관음전의 주련을 촬영하고 나니 스마트폰이 먹통이 되었다. 정말 낭패다.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한 친구가 보조 배터리를 가지고 온 것이다. 그것으로 충전을 시켰더니 기능이 회복되었다.
먹통으로 만든 관음전의 주련은 이렇다.
具足神通力(구족신통력) : 신통한 힘을 풍족하게 갖추시고
廣修智方便(광수지방편) : 지혜와 방법을 모두 닦아서
十方諸國土(십방제국토) : 온 세상 모든 국토에
無刹不現身(무찰불현신) : 몸을 드러내지 않는 곳이 없구려.
점심은 식당에서 산채 정식을 먹었다. 그리고 오후 1시에 관광버스를 타고 된장 마을을 들러 낙안 읍성에 도착했다.
낙안 읍성은 600년의 역사와 문화를 잘 보존하고 있는 사료의 가치가 높은 읍성이다. 읍성안의 민속마을에는 사람이 실제 기거를 한다. 수학여행 인솔과 직원여행, 가족여행 등 여러 차례 방문했지만 올 때 마다 느낌이 다르다.
해설사의 이야기로는 사극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 각광을 받는 곳이라고 하면서 대장금, 동이, 상도, 태극기 휘날리며 등 여러 가지를 예를 들었는데 나머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해설사는 안내를 성의 바깥까지만 했다.
중요한 읍성안의 관광은 술(酒)시를 기다리는 친구로 인해 주막에서 술 한 잔으로 대신하려 했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남아서 관아였던 ‘使無堂’까지는 둘러보고 왔다.
국가정원 동문 주차장에 도착 한 시각은 정각 세시였다. 이곳을 제대로 둘러보려면 하루 일정을 잡아야 한다. 우리는 일정상 주마강산 격으로 지정된 장소만 순환하여 운행하는 순환열차 타고 녹음된 해설을 들으며 일주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그리고 수목원을 보고 국화로 여러 조형물을 만들어 포토죤을 설치해 놓은 곳에서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오늘 일정을 소화했다.
이번 동행 중 친구들과의 정담을 통해 동기들의 여러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성공을 하고 존경받으면서 살아가는 친구의 소식에는 한없는 기쁨을 느꼈고, 불행하게도 먼저 세상을 하직한 친구의 소식에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번 동행이 나의 단절된 옛 친구들과의 추억을 이어주는 가교가 되었다.
그래서 나에게는 더욱 의미가 있는 추억의 나들이였다.
첫댓글 진농출신은 초등학교 다음으로 만나보고픈 친구들이라 생각하는데 뜻깊은 여행이었군...
초등친구들은 여러가지 차가 심하지만 고교 친구들은 대부분 비슷한 환경을 살아온 친구들이라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넉넉하여 별 조심 없이도 서로 이해가 잘 되는 친구가 아닌가.
뜻깊고 좋은 여행 축하하오. 우리 나이에 언제 또 낙오자가 생길지 모르니 자주만나고 즐겁게 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