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 적신호시 우회전 차량, 무조건 ‘일시정지’
반년새 두 번 바뀐 우회전 규칙 “헷갈린다” 반응…직진 녹색일 때 서행 가능
지난 1월부터 시행된 ‘우회전 일시정지’ 도로교통법 계도기간이 이달 22일 종료될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운전자들은 바뀐 우회전 시행규칙에 대해 헷갈린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7월에 이어 올해 1월 짧은 시기에 잇달아 도로교통법이 바뀌면서 운전자들의 혼란을 야기한 것이다.
지난해 도로교통법 개정 내용에는 ‘보행자가 통행하고 있거나 통행하려고 할 때에는 보행자의 횡단을 방해하거나 위험을 주지 않도록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 정지해야 한다’는 운전자 의무규정이 포함된 바 있다. 6개월 후 다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보행자 유무에 상관없이 전방 신호등이 적색일 경우 일시 정지해야 한다.
비교적 짧은 시기에 두 차례에 걸쳐 규정이 변경되면서 운전자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민 이모(23)씨는 “보행자가 없을 때에는 지나가도 되는 줄 알았다”며 “7월에 바뀐 것은 알았지만 또 변경된 줄은 몰랐는데 운전자들에게 더 많이 알려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규정이 바뀐 것만 알지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잘 모른다”는 김모(62)씨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행인이 없을 때 우회전을 해도 되는지 헷갈린다”며 “우회전 신호등이 있었다면 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찰청은 지난해 9월부터 우회전 신호등 시범운영을 실시했다. 우회전 신호등 도입의 영향을 검토하는 차원이다. 하지만 전국 8개 시·도 경찰청 내 15개소에만 마련된 이 우회전 신호등 설치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반 신호등과 우회전 신호등을 헷갈려 하는 반응들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우회전 신호등 관련 게시글이다. 시민들은 신호등 사진을 올리며 해당 신호등이 우회전 신호등인지 묻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호등 사진과 함께 “우회전 신호등 맞죠?”, “우회전 신호등? 세로 신호등? 알려주세요”라는 글들이 올라와, 사진 속 신호등이 우회전 신호등인지 일반 신호등인지 헷갈린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우회전 신호등이 맞는지 묻는 게시글에 달린 댓글에서도 시민들은 각기 다르게 응답하며 혼선이 빚어졌다.
해당 게시물의 댓글에도 시민들은 각기 다르게 응답했다. 한 시민은 “우회전 신호등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초록불일 때 지나간다”고 답했지만, “일반 신호등인 것 같다”는 반대의 댓글도 달렸다. 이밖에도 “운전자 입장에서는 가끔 헷갈리더라. 잘 몰라서 공부 좀 해야겠다”, “나도 좀 알고 싶은 부분” 이라는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지난 1월 시행된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되지 않은 곳에서는 전방 신호가 적색일 때 반드시 일시정지한 후 우회전해야 한다. 전방 차량 신호등이 녹색인 경우에는 횡단보도에 사람이 없을 경우 일시정지 없이 우회전이 가능하다.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된 곳에서는 녹색 오른쪽 화살표 표시 신호에만 우회전할 수 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 16일 열린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대책 점검회의’에서 올해부터 우회전 차량으로 인한 보행자 사고 위험이 높은 지역에 우회전 신호등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대상 지역은 1년간 사고가 3건 이상 발생했거나 대각선 횡단보도, 차량 접근을 확인하기 어려운 곳 등이다.
김희원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