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운 일요일 오후.
이렇게 놀라운 일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촤르르~~
엄마가 피카추 저금통을 뜯고 있는 것이다..
(울 엄마는 초딩교사라서 피카추 저금통을 쓰는게 별루 낯선 일은 아닙니다.)
엉덩이를 십자로 배더니..
몇년간 모아온 수백개의 동전이 각양각색을 띄며 널부러져 있었다.. 그 중에 십원 짜리 동전들은 서로 같은 색을 띄고 있는 게 없었다.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면 이름을 붙여주며 구분 할 수 있을 정도지만..너무나 많은 관계로 할 수는 없었다.
용돈이 바닥난 나는
엄마의 동전들을 분류해주는 척하며
500원짜리 동전 13개를 잽싸게 내것으로 했슴다.
종류별루 모아놓은 동전 중에
지금은 쓰지 않을 것 같은 토큰도 있었구.
알 수 없는 나라에서 10원으로 쓰일 것 같은 동전두 하나 있었다.
근데....!!!!!!!!!!!!!!!!!!!!!!!!!!!!!!!!
난 이런 것이 있는 줄도 몰랐다..
5원짜리 동전이 하나 10원 속에 끼어있는 것이다..!!!!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놀라서
엄마에게 이거 나 달라구 했다.
엄마가 이제 이거 못 쓴다구 했지만..
속으로 당연한 거 아냐..? 난 우리나라에 5원짜리 동전이 있는 줄도 몰랐다구.. 라구 대답했다.
1970년에 발행된 아주 어설픈 거북선이 그려져 있는
이 동전은 31년이 지나
피카추 저금통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상실되어 버린 5원의 의미를 아직까지 고대로 간직한 이 동전은 어딘가 지금 세상이랑은 어울리지 않았지만..어쨌든 지금 내 눈 앞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ㅡㅡ; 왠지 이문장은 하루키 동님들의 취향에 맞추어 쓴 치사한 문장이라는 느낌이 드는군..)
*^^* 암튼 지금 기분이 좋습니다.
이 5원짜리 동전..나중에 제 자식녀석한테 물려줄겁니다.
아주 먼 옛날엔 이런 것두 있었다며..
근데 그전에 누군가에게 먼저 줄려구 합니다.
맨날 지갑을 잃어버리는 녀석한테.. 이 5원짜리를 선물하려구 합니다. 왠지 이 녀석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 같으니까 지갑에 넣구 다니면 다시는 지갑을 잃어버리지 않을 거라구.
걔 줘버리면 나중에 제 자식한테 어떻게 주냐구여..?
혹시 압니까..?
걔 자식이 내 자식이 될지..
그전에 5원짜리랑 사진이나 한 방 찍어야지..안 되겠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