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있어야 할 자리에 있을 때 가치를 발휘한다
자기 자리에 앉으라. 그러면 아무도 그대를 일어서게 하지 않을 것이다. - M. 세르반테스
사람에게는 각자 맞는 자리가 있다고 합니다. 때로 불행이 찾아드는 것은 자기에게 맡는 자리를 마다하고, 더 높고 큰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어느 마을에 유명한 수석광이 있었습니다. 그의 집은 온통 그가 전국에서 모아온 수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가진 수석들을 모두 돈으로 환산하면 족히 수억대는 넘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마치 수석들을 자식이라도 되는 양 애지중지 정성을 쏟았습니다. 그에겐 수석을 모으면서 생긴 버릇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수석이 하나 늘어날 때마다 사람들을 불러 자신의 여행담과 돌에 얽힌 체험담을 들려주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의 집에 교수인 친구가 방문을 했습니다. 그는 다른 때와 다름없이 그에게 수석 자랑을 늘어놓고 있었습니다.
“이것 좀 보게나. 내가 가장 아끼는 거야. 이 놈을 만난 건 큰 행운이었어. 지리산에서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길을 잃고 헤매게 되었는데, 그러다가 그만 발을 헛디뎌 골짜기 아래로 미끄러지는 아찔한 순간을 맞았지 뭔가. 멈추려고 안간힘을 써도 소용이 없었는데 얼마를 내려갔을까, 뭔가가 툭 불거져 있는 것이 눈에 보이는 거야. 나는 결사적으로 그것을 잡고는 놓지 않았지. 그건 바로 돌이었고, 그 돌을 붙잡고 놓지 않은 덕분에 나는 계곡으로 떨어지는 참변을 피할 수 있었지. 그런데 말이야, 더 나를 들뜨게 만든 건 그 돌이 예사 돌이 아니라는 거였어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천하명석이었던 거야. 아, 그때의 가슴 떨림이란.......”
자랑스럽게 떠드는 수석광과는 달리 친구인 교수의 반응은 시큰둥했습니다. 하지만 친구의 반응이야 어쨌든 수석광의 자랑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이봐 친구, 이것 좀 눈여겨보게나. 마치 부처님이 빗속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것 같지 않은가?”
그러자 친구가 그때서야 입을 열어 수석광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그렇게 보일지도 모르지. 자네에겐 천하명석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그저 돌멩이로 보일 뿐이네. 그리고 그 돌이 자네의 목숨을 구해준 돌이라면 그걸 그 자리에 두고 올 일이지 왜 캐 가지고 왔는가? 저 돌은 땅에 박혀 있음으로 자네를 구해 줬던 것처럼 사람의 생명을 구해 주는 것이 더 가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보지 않았는가? 그걸 자네 혼자서만 감상하겠다고 캐온 순간 이미 저 돌의 가치는 사라지고 만 것일세. 사람이나 사물이나 그것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야 그 가치를 발휘한다는 것을 자네도 이제 알았으면 좋겠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안에 세상을 담을 수 있는 용량의 그릇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용량이 세상에 있어야 할 자리를 결정해 줍니다. 사람은 누구나 크고 보기 좋은 자리에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먼저 그 자리가 자신에게 화를 줄 자리인지 복을 줄 자리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자기에게 맞아 삶에 행복을 주는 자리. 그 자리는 크고 보기 좋은 자리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가장 가치 있게 살아갈 수 있게 해 주는 자리인 동시에 자신의 재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게 도와주는 자리입니다. 자신에게 맞는 자리를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이 어떤 자리이든 간에 그 사람은 인생 전체가 행복할 수 있는, 든든한 후원자를 얻는 것입니다.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