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문제해결 능력 키우는 교육의 본질 훼손은 막아야"
10~30대 91명중 48명 “써봤다”…긍정 입장 다수지만 “일자리 감소” 우려도
최근 오픈AI의 인공지능 챗봇 챗GPT의 활용 가능성을 놓고 전세계적으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부 차원에서도 엇갈린 입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 교육부는 지난달 14일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디지털 인재양성 100인 토론회’를 열고 “교육현장에서 챗GPT를 포함한 디지털 신기술을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 4일 이탈리아·아일랜드 등 유럽 국가들이 개인 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규제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챗GPT에 대한 국가별 정부 정책 방향에서도 혼란스런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첨단 정보기술에 상대적으로 민감할 한국의 젊은 세대는 찬반이 엇갈리는 이 첨단 기술에 대해 어떤 입장일까. 한림랩 뉴스룸은 10~30대 91명에 챗GPT의 이용 경험 여부와 입장을 물었다. 결과적으로, 절반이 넘는 응답자들이(52.7%) 사용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 목적은 정보검색이 37.3%로 가장 많았고 과제(18.7%), 글쓰기(15.4%), 학습(12.1%)이 뒤를 이었다.
챗GPT를 개인 작업에 사용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가 여부를 물어보니 60.4%가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한 서술형 답변에는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프로그램을 사용한다면 한층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AI는 빅데이터 기반이기 때문에 뇌피셜에 대한 근거자료로 사용 가능하다’, ‘빠른 작업수행이 가능하다’등의 답변이 나왔다. 콘텐츠IT 전공인 한 대학생은 “챗GPT를 사용하면 내 과제물의 질을 높여준다. 가독성이나 설득력이 필요한 글일 때 AI가 정리해줘서 글이 좀 더 매끄러울 수 있게 해주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부정적 입장을 표시한 응답자(39.6%)들은 그 이유로, ‘자신의 능력이 아닌 다른 것의 능력을 빌려 사용하는 것’, ‘인간의 업무나 정보 수집, 처리에 분명히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나 아직 부정확한 정보가 많음’‘장기적으로 인간의 일자리 박탈 문제가 예상된다’ 등을 들었다. 또, “참고 수준을 넘어 챗GPT의 적극적인 사용은 인간의 학습능력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창작 등 예술 분야에까지 AI에 의존하게 될 것이 예상돼 부정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챗GPT를 사용하는 학생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간이설문에서는 이용자의 입장에서 긍정적인 입장이 상대적으로 많았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신중한 입장들이 감지됐다.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이재길 교수는 “현실적으로 콘텐츠 생성 알고리즘 서비스들이 등장하게 되면서 지금 있었던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거나 대체될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또, “‘학생들이 챗GPT를 악용해서 과제를 할 경우, 교수들 입장에서는 잡아낼 방법은 없다”며 “AI는 유용한 도구로 계속 기능을 할 것이기 때문에, 이제 사람들은 그걸 잘 활용하는 방향으로 학습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대학의 한 교수도 ”피교육자의 사고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것이 교육의 한 중요한 기능인데 답을 제시해주는 챗GPT가 이 교육의 본질적 기능을 파괴하는 결과가 초래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현·전유진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