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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의 수채화」와 감별력(感別力)
- 달빛 아래서, 그 이별 뒤의 정한(情恨)
엄창섭(가톨릭관동대 명예교수, [한맥] 상임고문)
1. 인연의 끈과 감동의 느낌표
지난 2023년 11월 2일(목) ᄒᆞᆫ맥문학가협회 주최의 강화도 문학세미나에서 평자의「문인의 시대적 소임과 역할-‘극소수 창조자로서의 역사 인식’」이라는 그 특강의 현장에 자리한 인천 연안문학 김의중 회장이 또 이틀 후인 지난 4일에 강릉시 사천면에 소재한「김동명문학관」에서의 만남을 요청해 와서 그와의 첫 만남이 주어졌다. 그날의 만남에는 ᄒᆞᆫ맥문학 강원도회장인 심상순 하슬라문학회 회장과 문학관의 상주 작가인 정계원 시인도 함께해 뜻있는 시간을 나눴다. 또 그간에 오랜 날 평자는 ‘우리의 소중한 삶에 있어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이 때로는 운명적임’을 역설해 왔듯이, 그날의 만남에서 한국 문단의 문제점은 물론‘한국문학 순례의 길(동서지역의 문학벨트)조성’에 관한 이야기 끝에 김의중 회장은 자신의 삶에서 ‘시에 대한 꿈을 모처럼 품게 된 동기는 김동명(金東鳴, 1900-1968) 시인의 장녀 월하(月荷) 누이와의 인연임'을 감회 깊게 들려주었다.
차제에 서울태생으로『ᄒᆞᆫ맥문학』지로 등단한 김의중 작가는, 역사 대하소설『미추홀-바다의 왕국』(ᄒᆞᆫ맥, 2023)을 출간하여 독자의 역사 인식을 새롭게 일깨워주었을뿐더러 ‘분단된 민족이 나아갈 좌표를 지혜롭게 확증한 깨어난 정신작업의 종사자이다.’ 그 같은 맥락에서 지난 6월 9일 오전에 50여 페이지 분량의 퇴고를 끝낸 1차분의 원고를 메일로 보내왔고 같은 달 13일에 그는 미비한 부분을 수정한 첨부파일을 보내왔다. 그렇게 중편소설「유년의 수채화」는 그 방향설정에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애초에 그 자신은 소설의 제목으로「전쟁과 아이들」에 집착했으나 전쟁이 일으킨 현상(전란과 그 혼돈)보다 티 없이 맑은 동심의 진정성을 입증하려고 사건을 전개하며 문학의 본령을 지켜냈다.
일단 ‘작가의 실제 삶의 양상은 기구했을뿐더러 작품의 배경 공간인 동두천은 의도적으로 각색되었기에 충직한 독자라면 호흡을 가다듬고 그 식별력으로 가늠할 바다. 특히 그 자신은 ‘국어샘 목연’의 블로그에서 찾은 1953년 휴전협정 체결 당시 선교 활동을 위해 외국 원조로 국내에 들어온 세발자전거 타는 강원도 횡성군의 아이 사진과 “전쟁은 끝났고 한국의 아이는 자란다.”라는 호주언론 보도기사도 참고자료로 보내주었다. 한편『어린 날의 수채화』는 주인공인 내(我)가 이야기 일체를 주도해 나가는 1인칭 주인공 시점이다. 한편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화자가 직접 이야기를 풀어내는 연유로 그 자신의 내면세계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에 독자에게 직접 말하는 느낌의 친근감을 가증시키고 있다.
어디까지나 소설의 사건 진행과 그 배경은 한국전쟁(The Korea War)이 발발한 1950년 6월부터 1953년 휴전협정 체결의 시간대에 그 자신이 ‘유년의 초상(肖像)을 수채화’로 담백하게 채색하고 있어 공감이 주어진다. 비교적 자전적 소설에서 구성의 단계를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밑그림으로 풀어내어 극적인 변화로 갈등을 해소하고 선명한 주제로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같이 사건의 전개 구도는 ‘전란 중 동심을 사로잡는 지순한 우정에 맞물린 만남과 이별, 그리고 시대 상황은 창조적 작위(作爲)에 의한 따뜻한 감성의 결과물로 이채롭다. 따라서 사건의 구체적 구도처리는「하굣길→피란과 전학→과수원집 아이→달빛 아래서→사랑과 우정 사이→학예회→꽃상여(喪輿)→별이 빛나는 밤에→풍경→이별」의 잇닿음에 결(結) 고운 옷감의 직조로 어린 따뜻한 정감은 일상의 감동을 회복시킨다. 이 작품의 집필 의도를 그 자신은 황순원의 단편「소나기」나 일본의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파도 소리」에 견주어 차별화시켜준 양상이다.
2. 그 달빛 아래서의 내밀한 언약
황혼의 인생을 만보하며 지역의 문학 발전에 깊은 애정을 지니고 인천 연안문학회의 회장으로 활동 중인 김의중 소설가의 단편 「유년의 수채화」 평설에 앞서 그간에 미공개였던 인천상륙작전을 주도한 첩보부대의 비화(祕話)를 다큐로 다룬『한국전쟁 비화-캐논 기관에서 드러난 증언』(고글, 2021)이다. 당시 미 극동군 총사령부 첩보부대(KLO) 연정 지휘관의 활동을 뒷받침하여 연상씨가 형의 생전 증언을 토대로 엮어낸 출간물이다. 실제로 “팔미도 등대에 불을 밝혀라. 지령이 온 것은 9월 13일 저녁 어둠이 깔릴 무렵이었다. 상륙작전이 시작된 것이다. 등대의 조작을 우리 쪽에서 자유롭게 조작하지 않으면 인천상륙작전은 불가능했다...(중략)...14일 오전 0시. 드디어 등대의 불이 켜졌다. 인천 앞바다에 늘어선 함대로부터 포격은 한층 격렬해졌다. 최초 단순한 진지 공격으로 판단한 북조선군은 당황하고 패전하였다. 상륙이 개시된 것은 15일 오전 4시였다.”라는 상황 증거는 긴장감이 주어질 것이나 평자의 지극히 객관적인 ‘저서의 평설’은 언론의 보도(『강원도민일보』의 김우열 기자)처럼 “인천상륙작전 비화의 전모가 철저하게 가려진 양상은 연정 중령의 정보보안에 관한 철저한 의무 탓이기에 뒤늦은 그의 증언은 신선한 충격이지만, 조국 충정의 당위성과 투철한 군인정신의 확증은 각별하게 가늠되기”에 새삼 시사성이 빛난다.
무엇보다 「유년의 수채화」에서 사건의 발단은 <1. 하굣길>에서 주인공인 나에게 “함께 재잘거리며 걷던 아이들이 마을에 들어서면서 제각기 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혜경이의 집 앞에 이르렀을 때는 향이와 나만 남게 되었다. 잠시 머뭇거리던 혜경이가 향이를 향해 "너 빨리 집에 가야지?" 하고 먼저 가주기를 바라는 투로 말했다. 그리고 나를 향해서는 "너 우리 집에 들어왔다 가지 않을래?"하고 말했다.”라는 심리적 반응도 그렇거니와 또 사건의 전개 부분인 <2. 피란과 전학>에서 주인공이 처한 삶의 현실감과 가정의 파탄은 “내 아홉 번째 생일상을 차린 다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과 함께 새아버지와 같이 살기로 했다며 새아버지가 노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미군 부대가 양주 이담면(伊淡面)으로 옮기게 되었는데 우리는 여름방학 때 그곳으로 가서 함께 살 수 있다고 했다. 서울서 살던 집은 폭격으로 무너졌고 다시 지을 돈도 없었으므로 어머니는 아버지 소식을 알아보는 일에서부터 여러 가지로 도움을 받은 새아버지와 사는 게 나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 것 같았다.” 기실 피란 중에 수많은 사람이 죽고 다치는 일을 목격했고, 죽음은 어느 순간에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 탓이기에 삶의 비극성은 또 예감될 것이다.
비록 동심의 세계일지라도 점차 자아의식에서 눈을 뜨는 이성 간의 문제는 <3.과수원집 아이>에서의 보기처럼 “예를 들면 혜경이가 숙제할 과제물을 가지고 와선 돌아갈 때 자를 빠뜨리거나 지우개를 놓고 가는 일은 있어도 혜림이는 결코 그런 실수를 하는 일이 없었다. 자신의 물건만 챙기는 게 아니라 언니가 빠뜨린 것은 없나 하고 살피면서 언니 몫까지 챙기곤 했다. 집안에 남자아이가 없어서인지는 몰라도 혜림이는 처음엔 서먹서먹했으나 나중엔 오빠라고 부르면서 잘 따랐다. 나도 물론 여동생이 없던 터에 친동생 대하는 마음으로 성심으로 대해줬다. 그렇게 대해줘도 전혀 아깝지 않은 귀여움을 혜림이는 그 작은 내면의 세계에 담뿍 담고 있었다.”라는 나의 분별력도 소설의 절정으로 치닫는 ‘나와 혜경이의 내밀(內密)한 언약, 즉 조숙한 이성적인 합일’은 <4. 달빛 아래서> “놀랍게도 혜경이가 내 손을 잡아 가슴에 안으면서 "너 이담에 나랑 결혼할래?"하고 물었다. 뜻밖의 말에 당황한 내가 엉겁결에 "결혼은 어른들이 승낙해야지.”라는 대답이 떨어지기 바쁘게 "그럼, 우리 그냥 약속만 하자! "혜경이가 몸을 바로 세우고 볼을 붉히며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내밀며 말했다. 나도 가뿐 쉼을 몰아쉬며 약속이나 한 것처럼 마침내 새끼손가락을 걸고 달님에게 맹세하는 동화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우리는 이담에 결혼하기로 달님께 맹세합니다.", "우리는 서로 사랑하며 이 약속을 절대로 배반하지 않겠습니다. 비록 그 누구도 우리의 비밀을 알 수 없지만, 그날 그렇게 사랑의 내밀한 언약은 달빛 아래서 별들과 나무와 이름 모를 꽃들, 풀벌레들이 어울려 축하해 주는 가운데 이루어졌다.”라는 어른스러움을 무조건 탓하고 지나칠 수 없다.
이 작품의 위기과정에 해당하는 <5.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주인공이 갈등을 이겨내며 “이 같은 물음은 정말 까다로운 숙제보다 더 어려운 문제로 도저히 풀어낼 방법이 없었다. 그렇다고 지만이 눈을 피해서 몰래 만난다는 것은 어린 마음에도 신사답지 못한 행동이라는 생각에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날 이후 어쩌다가 혜경이와 마주쳐도 예전 같지 않게 서먹한 기분이 들면서 말수도 적어지게 되었고, 그 내막을 모르는 혜경이가 서운해하는 표정을 지을 땐 정말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심지어 밥맛은 물론 재미있는 놀이나 심지어 공부하는 일도 점차 흥미가 떨어졌다. 만사가 다 귀찮고 짜증이 나서 방구석에 종종 처박혀 있거나 홀로 뒷동산에 올라 어른들이 부르는 유행가를 웅얼거리며 실연을 당한 사람처럼 눈물을 흘렸다.”라는 솔직담백함은 뜻깊다.
일단 세상의 이치란 위기의 시간 뒤에 예기치 못한 한순간 누군가의 손길에 의해 새로운 전환이 주어지듯 그렇게‘나와 혜경이의 갈등과 대립’도 <6. 학예회>로 인한 극적 계기로 “시골 학교라서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으므로 연극이나 풍물놀이 등은 그 역할을 맡은 반과 운동장에서 연습하고 노래와 무용, 그리고 악기를 연주하는 일은 강당처럼 사용하는 큰 교실 한쪽에 천으로 칸막이를 쳐놓고 따로 나누어서 연습했다. 나는 나무꾼 역을 맡은 것이 썩 내키지는 않았으나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대로 어른스러운 억양으로 대사를 외우고 걸음걸이와 표정도 시골 영감의 흉내를 내도록 했는데 연습이 끝나면 곧바로 무용 연습을 하는 곳으로 가서 혜경이의 춤추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어쩌다가 연극 연습이 길어지면 먼저 연습을 끝낸 혜경이가 돌아와 내가 하는 연극을 보기도 하면서 우리는 서로의 연습이 끝나는 대로 기다렸다가 함께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때로는 연습 외에도 의상이나 소품을 정리하느라 날이 어두워서야 돌아오는 날도 있었는데 야산 언덕배기 으슥한 곳을 지나올 땐 혜경이가 내 곁에 바짝 붙어 팔짱을 꼭 끼기도 했다.”처럼 상한 감정이 회복됨은 또 하나의 신선한 충동일 따름이다.
또 한편 소설의 사건 전개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 교차 되어 <7. 꽃상여(喪輿)>에서 “어떻게 해서든지 혜경이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 싶어서 내가 말을 꺼내자 “할머니...내가 잘못했어...할머니 보고 싶어!”라고 혜경이가 목이 메는 듯 흐느끼며 말하더니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얼마나 할머니께 죄스러웠으면 이처럼 마음 아파할까? 잠시 나는 말을 끊고 혜경이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얼마쯤 그렇게 앉았다 “이제 일어나서 가자. 다른 애들도 곧 올 텐데.” 내가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자 그제야 혜경이도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다른 애들한테 내가 울었다고 하지 마?” 그렇게 딸꾹질하면서도 거듭 다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슬며시 혜경이의 손을 잡았다. 마음은 여전히 무거웠으나 조금 전보다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라는 당사자의 심적 안도감은 명백한 자기 고백의 일상성이다.
3. 별이 빛나는 밤과 여백의 틈새
혹여 ‘작은 오해와 불신이 화해와 함께’하는 공감대의 추이(推移)에 신뢰가 견고해지기에, <8. 별이 빛나는 밤>의 일면처럼 “한편으로는 혜경이가 그만큼 스스럼없이 나를 믿고 좋아하는구나 하고 생각하니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우리는 이미 이담에 어른이 되면 결혼하기로 약속한 사이가 아닌가? 혜경이가 다소 잘못하는 일이 있더라도 통 크게 넉넉한 마음으로 품어 주는 게 사내다운 태도라고 생각하면서 카시오페이아와 북두칠성을 올려다보고 있자 혜경이가 볼일을 끝냈는지 매무새를 다듬으며 “고마워. 네가 제일이야.” 하면서 내 팔을 잡았다. 무수히 빛나는 별빛 아래 내가 혜경이를 쳐다보자, 혜경이 눈동자에도 별이 반짝 빛나고 있었다.”에서 더없이 가늠해 분별할 일이다.
그렇다. 소설 구성상 결말로 치닫는 사건의 흐름에서 순수한 동심은 <9. 풍경>에서 이해관계를 떠나 그 당위성은 명백하게 명증되기에 “미군 아저씨로부터 받은 잠자리 연필은 이제 필통에 있는 걸 빼면 두 자루밖에 남지 않았다. 처음 한 다스를 풀어 네 자루를 필통에 넣고 여섯 자루는 혜경이에게 주었는데 이 일로 어머니로부터 귀한 물건을 헤프게 쓴다고 얼마나 혼났는지 모른다. 그 후 나머지는 어머니가 따로 장롱 속에 보관하고 계셨는데 영식이 생일날 나는 어머니께 통사정해서 영식이 몫으로 두 자루를 얻어낸 후 이런저런 핑계로 다른 친구들에게도 여덟 자루를 나눠주고 네 자루가 남아 있었다. 그런데 지금 어머니 허락도 없이 또 두 자루를 꺼내 혜림이에게 준 것이다. 이 일로 또 야단맞아도 기꺼이 감수하리란 생각이 드는 것은 혜경이도 그렇지만 혜림이에게만큼은 어떤 귀한 걸 주더라도 전혀 아깝지 않았기 때문이다.”에서 연모의 정은 나이와 무관한 솔직담백이다.
까닭에 자전적 소설로 전쟁 중의 체험을 담아낸 소설의 결말인 <10. 이별>에서 “차가 더 속력을 내고 달릴 때 혜경이가 전해준 쪽지를 폈다. "작년 추석 때 약속한 거 잊지 마!" 쪽지 하나에 편지 한 장, 그리고 혜림이가 준 그림 한 장이 이 마을을 떠나면서 내가 가지고 가는 마지막 작별의 선물이었다. 친아버지와도 헤어진 이곳, 이별이란 어른이든 아이든 마음에 잊을 수 없는 아픔을 남기는 것. 나도 모르게 쪽지 위에 떨어져 내린 눈물방울을 어른들이 볼세라 얼른 닦아내며 쪽지를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너무 어린 나이에 이별의 아픔을 경험한 내 인생의 앞날엔 또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 것인지? 그 대답을 하기라도 하는 듯 차는 간혹 덜컹거리면서 가야 할 목적지를 향해 힘차게 달리고 있었다.”라는 대단원의 결말에서 비장감에 가슴 뭉클할 <유년의 수채화>는 아아(峨峨)한 풍경으로 기억 속에 자리해 선명하다.
결론적으로 그 자신이 차별성 있게 소설 구성의 3요소인 ‘인물, 사건, 배경’을 적절하게 배합시켜 구조적 형식과 시점의 변화 등을 구도처리로 메르헨(Märchen)의 동심에 곁들인 그 정취는 이채롭다. 까닭에 미국의 시인이며 사상가인 렐프 왈도 에머슨이 “우리가 덧없이 흘려서 보낸 오늘은, 앞서간 어제의 그들이 그렇게 소망하던 내일이었다.”라는 그 절박한 집념으로 최소한 삶의 처소에서 최선을 다할 일이다. 또 한편 20세기 최고의 지성인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가 “역사를 아는 자만이 미래를 볼 수 있다.”라는 그 역설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일관성을 지니고 ‘시적 상상력을 지구라는 작은 항성에 국한하지 말고 수만의 은하계로 확장 시킬 것’에 유념할 바다. 모쪼록 작품 평에서 김의중 작가에게 거는 평자의 절박한 기대치라면 ‘극소수의 창조자’로서 그 자존감을 켜켜이 지켜내며 역사적 소임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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