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발생률 매년 증가, 거꾸로 가는 지진 위험인식
20~22년, 46→ 54→ 57건, 올 4월 벌써 30여차례 발생…“안전” 인식 오히려 증가세
해마다 지진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지만, 재난 사고에 대한 국민 위험인식은 그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채 여전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 ‘지진 및 지진해일 발생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46건 발생한 지진이 이듬해 54건으로 17%나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57건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올해에도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4월초 기준 15건이 발생한 데 이어 지난 23일부터 사흘간 동해에서 16차례의 지진이 잇달아 발생, 4개월만에 벌써 30여차례 지진을 기록중이다.
▲ 기상청, 지진 및 지진해일 발생 통계 (2022)
이처럼 지진 발생은 해마다 늘고 있는 데 반해, 재난 안전에 대한 국민 인식은 미미한 실정이다. 통계청의 13세 이상 인구를 대상으로 태풍·지진 등 자연재해 관련 ‘사회안전 인식도’ 조사를 실시 한 결과, 자연재해로부터의 안전이 ‘보통’이라고 한 응답자가 ‘매우 안전’과 ‘비교적 안전’을 합한 안전 인식자가 전 연령대에 걸쳐 32.0~47.8%로, ‘비교적 안전하지 않음’과 ‘매우 안전하지 않음’을 합한 위험 인식군(13.0~26.6%)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속적인 지진 발생 횟수의 증가에도 국민들이 이런 변화를 적절히 감지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더구나, 이는 전년도 동일 조사에 비해 안전 인식 그룹은 늘고 위험 인식그룹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지진 안전 교육 강화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2020년 ‘사회안전에 대한 인식도’ 조사에서는 안전인식 그룹과 위험인식 그룹이 각각 23.8~39.6%, 18.4~28.9%에 달했다. 이는 20, 21년 조사에서 안전하다는 인식 그룹이 연령별로 20%대의 그룹은 30%대로, 30%대의 그룹은 40%대로 늘어났음을 나타낸다.
▲ 통계청, 사회안전에 대한 인식도 (태풍·지진 등 자연재해, 13세 이상 인구) (2022)
▲ 통계청, 사회안전에 대한 인식도 (태풍·지진 등 자연재해, 13세 이상 인구) (2020)
미미한 위험인식과 함께, 내진 설계 건물 자체도 태부족이다. 서울시 지진안전포털의 ‘건축물 내진통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주거용 건물의 내진율은 23.7%에 불과하고 비주거용도 25.0%에 그쳤다. 올해 3월 기준 총 21만8천952개의 내진 설계 대상 건물 중 9.1%에 불과한 1만9천842개 건물만이 내진 성능을 확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건물 내진율이 해마다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내진 건물의 절대 수치 자체가 턱없이 부족한 상태이다.
▲ 서울시 지진안전포털, 건축물 내진통계 현황 (2020.12, 2021.12, 2022.12, 2023.03)
지난 12일에도 경기 연천군 북북동쪽 4km 지역에서 진도 2.1의 지진이 발생했다. 잦아지는 지진에 대비해 국민 안전 교육 강화와 함께, 내진 설계기준과 관련 법제도 개선 등 사회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진이 발생하면 실내에서는 튼튼한 탁자 아래에 들어가 몸을 보호해야 하고, 가스와 전깃불을 차단하고 문을 열어 출구를 확보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국민 재난 안전 포털’(www.safekorea.go.kr)의 ‘지진 국민 행동요령’에서 알 수 있다. 이소현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