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는 3無(도둑, 공해, 뱀)가 있다.
도둑이 없다.
이곳에 이사를 와서 외출할 때 문을 잠그니까
이웃집 아주머니가 “도독도 없는데 뭐 하러 잠가”하신다.
이곳 사람들은 외출할 때 문을 잠그지 않고 다닌다고 한다.
이따금 아이들이 좀도둑질은 하지만
어른들은 도적질을 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육지로 나가는 유일한 통로는 “도동”에 있는 선착장뿐이다.
망망대해에 있는 섬이기 때문에 죄를 지어봐야 도망 갈 곳이 없다.
이런 이유보다 천혜의 자연의 혜택을 받는 사람들은 마음도 자연을 닮는가 보다.
그래서 우리도 문을 잠그지 않고 외출을 한다.
처음에는 문 잠그는 것에 익숙해져 안 잠그고 다니니까 마음이 불안했는데
그것도 마음을 비우니까 불안한 마음이 없어져 버렸다.
우체부 아저씨가 우편물을 전달할 때도
현관문을 열고 아무 말도 없이 우편물을 놓고 간다.
처음에는 거북했는데 차쯤 익숙해지고
서로를 방해하지 않겠다는 배려(?)로 생각하니까
도리어 이 방법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불가에서 말하는 “일체유심조”란 말 울릉도에서 다시 한번 실감했다.
♡. 일전에 아내가 육지에 가서 종을 사 왔다.
그 종을 문에 달아놓으니까 문을 열고 닫을 때 청아한 소리가 난다.
초인종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없을 때는 없는 대로 괜찮았고
있으니까 문을 열 때 청아한 소리가 나고
누가 왔나 하고 문을 열어보니까, 그런대로 괜찮다.
태하등대가는 길에서 본 학포 해안
태하 성하신당 앞에 있는 고목
태하에 있는 울릉군 관광안내도
공해가 없다.
울릉도에는 자연을 파괴하는 공장이 없다.
그런 이유로
울릉도는 공해에 찌들지 않고 청정한 자연환경을 보여준다.
태고의 신비한 비경을 간직한 섬
주위 바다 밑 풍광은
이름 모를 수초와 자갈까지 훤하게 들어내 보인다.
육지에서는 바람이 잘 불지 않기 때문에
냄새가 고여 있거나 서서히 빠져나간다.
그래서 가축을 먹이는 축사주위는 심한 악취가 나고
땀을 흘리고 옷을 자주 갈아입지 않으면 냄새가 난다.
울릉도는 바다 가운데 있는 섬이라서 바람이 많이 불어
어지간한 냄새는 바람이 다 쓸어 가는가 보다.
울릉도에서는 냄새가 잘 나지 않는다.
태하, 학포지명 유래 안내판
태하 황토굴 가는 길
태하 해안
태하 방파제와 학포해안
뱀이 없다.
평균 경사도가 25도인데 수직으로 이루어진 경사도 많다.
암벽 곳곳에 향나무가 바위 속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태고의 원시림 나무들이 숲 속 곳곳에 남아있고
각종 이름모를 풀로 숲은 짙어 있다.
울릉도에 와서 전어하고 부지깽이 나물을 뜯으러 산에 갔었다.
수풀이 너무 짙어 선뜻 발을 들여 놓기가 겁난다.
다행히 뱀이 없다니까 마음 놓고 숲 속 이곳 저속을 다니면서 나물을 뜯었다.
만일 뱀이 있다면 감히 엄두도 못 낼 지경이다.
욱어진 숲, 수많은 바위틈 속에 뱀이 있다면
뱀이 살기에는 울릉도가 최적지 일 것이다.
욱어진 숲에서 뱀이 나타나고 바위틈 속에서 뱀이 기어 나온다면…….
생각만 해도 등골이 시원해진다.
울릉도에 뱀이 못사는 뚜렷한 이유는 없다.
다만 추측으로 못사는 이유를 몇 가지 나열되어있다.
향나무가 많아서 향나무 향기 때문에,
경사가 급하고 돌이 많아서,
화산지형이기 때문에,
먹을 것이 부족해서,
겨울이 따뜻해서 뱀이 동면을 못하기 때문에 등등
여러 가지 이유가 그럴 뜻하게 있다.
모든 이유가 다 그럴 뜻하지만 동면 때문에 못산다는 것에 수긍이 간다.
울릉도는 해양성기후를 나타내고 연평균 기온은 섭씨 12도다.
그리고 1월의 평균기온은 0도 이하로 내려가는 일이 거의 없고
8월의 기온이 24도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습기가 많아서 뱀이 살기에는 적당치 않을 것 같다.
해송과 바다와 구름
나무 위로 보이는 태하방파제와 학포해안
해송과 바위 사이로 보이는 쪽빛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