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 화
인연이 되려면 아주 우연하게 만들어진대요. 호호호!
“쯧쯧,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군.”
윤 기사는 가림 막에 가려진 숭례문 앞을 지나면서 투덜거렸다. 룸미러로 보이는 국보 1호는 그 위용도, 가치도 남아있지 않았다.
“애꿎은 남대문에 불은 왜 지른 거야. 우리질 늙은이 같으니….”
윤 기사는 혼자 푸념을 늘어놓으면서 신세계백화점 쪽으로 차를 몰았다. 용산 국제빌딩 앞에 손님을 내려주고 여기까지 오는 동안 단 한 사람도 택시를 타려는 사람이 없었다. 윤 기사는 사납금社納金 조차 맞추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은근히 부아가 돋는 중이었다. 다시 둘러봐도 남대문시장 주변에는 택시를 잡으려고 기다리는 사람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신세계 백화점 앞에 차를 대놓고 잠시 오늘 번 수입을 헤아리려는데 백화점에서 여자 손님이 막 나오더니 두리번거리는 게 보인다. 스파게티처럼 파마를 한 중년의 여자가 끙끙거리며 커다란 포장박스를 들고 나오는 것이 아닌가. 윤 기사는 얼른 차를 대고 운전석에서 내렸다.
“고맙습니다. 마침 맞게 택시가 왔네요.”
“하하하, 손님 오실 줄 알고 미리 기다렸지요.”
윤 기사는 제법 크고 무거운 짐을 트렁크에 싣고는 운전석에 올랐다. 먼저 뒷좌석에 오른 여자가 말끝을 흐린다.
“좀 멀리가야 하는데….”
“어디든 말씀만 하십쇼.”
어디든 못 가랴. 요즘처럼 손님 태우기가 힘든 때 장거리승객이야말로 가장 반가운 손님이다.
“대구까지 가야하는데.”
“대구요?”
윤 기사는 짐짓 곤란하다는 듯 대응하면서 속으로는 쾌재를 불렀다.
“대구는 왕복요금을 주셔야….”
“왕복요금과 통행료를 낼 테니 가능한 빨리 좀 가주실 수 있을까요.”
귀부인 티가 나는 여자 손님은 후한 인심을 쓰면서 동시에 서둘러주기를 부탁했다. 그렇잖아도 서둘러 다녀와야 교대시간에 맞출 듯싶었다. 윤 기사는 바로 출발해서 고속도로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 *
천안휴게소에서 음료수와 햄버거 두 개씩을 사들고 뒷좌석에 오른 스파게티 파마 아줌마는 햄버거포장을 반쯤 펼쳐 먹기 좋게 해서 윤 기사에게 권했다. 파마 아줌마의 시댁은 대구인근의 경산에서 과수원을 하며, 둘째 며느리인 그녀는 남편과 함께 남대문시장에서 의류도매상을 한다고 했다. 오늘 저녁에 대구 G호텔에서 열리는 시아버지의 칠순잔치에 가는 길이라고 한다.
“물건 내보내고 가느라고 늦었지 뭐예요.”
그녀는 먼 길의 운전자가 지루하지 않게끔, 간간이 맑은 웃음소리를 내가며 얘기를 풀어나갔다.
교양과 품위를 적당히 갖춘 그녀와 대화를 나누며 윤 기사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차를 몰았다. 경부고속도로는 약간의 정체구간 말고는 충분히 속도를 낼만큼 여유로웠다. 맑고 쾌청한 초봄날씨에 노란 개나리꽃잎이 윤 기사의 마음을 더욱 편안하게 했다.
더도 말고 매일 오늘만 같았으면…. 윤 기사는 오전 내내 손님을 찾아다니느라 스트레스를 받은 사실도 까맣게 잊고 모처럼 여행 떠나는 기분에 젖어들었다.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사업을 정리한 지 1년, 먹고 살 궁리를 하다가 택시운전을 시작한 게 4개월 남짓 된다. 솔직히 단 한 하루도 맘 편한 날이 없었다. 겨우 몇 십만 원의 월급으로 버텨오면서도 달리 방안이 없어 핸들을 놓지 못하고 있다.
대학원까지 졸업한 학력이나, 크진 않지만 어엿한 중소제조업체의 사장이었다는 이력은 이제 아무데도 쓸모가 없다. 아니 오히려 그런 걸 떠벌리는 자체가 제 얼굴에 침 뱉는 것처럼 흉이 되고 만 게 지금의 현실이다.
- 아아, 얼마나 오랫동안 얼굴을 펴지 못하고 살았던가. 또 얼마나 더 찌푸린 하늘을 보며 한숨을 지을 것인가.
윤 기사는 룸미러를 통해 10년은 더 나이 들어 보이는 제 얼굴을 흘깃 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 모처럼 쌈빡한 기분을 흉한 생각으로 망치지 말자. “기사님, 외람된 말씀일지 모르지만….”
잠시의 침묵을 깨고 파마 아줌마는 겸연쩍게 웃으며 말을 흐렸다.
“괜찮습니다. 말씀하십쇼.”
“기사님은 택시 운전하실 분처럼 보이지가 않아서요.”
“택시운전하는 사람이 따로 있나요, 뭐.”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기사님은 왠지 택시하곤 어울리지가 않아요.”
“좋게 봐주시는 거죠?”
“호호호, 네.”
“작년 초까지 조그맣게 사업을 하다가 홀랑 망했거든요. 하하하!”
“그러셨군요. 무슨 사업을 하셨어요?”
“가죽공장을 했었습니다.”
“어머, 가죽이요?”
파마아줌마는 몸을 일으키며 반색을 했다.
- 아, 의류유통이랬지.
윤 기사는 단박에 이 아줌마가 반색을 하는 이유를 감 잡았다.
“공장을 직접 운영하셨나요?”
“네. 제품도 생산했고 시장 개척도 했고요.”
“직접 영업도 하셨군요.”
“…….”
“제 남편이 가죽 옷에 관심을 갖고 있어요. 전, 더 벌리는 걸 원치 않지만 남편은 부가가치가 높은 가죽의류에 손대고 싶어 하더라고요.”
가죽옷이라. 윤 기사는 다소 톤이 높아진 그녀의 말에 그저 고개를 끄덕거릴 뿐이었다. 제기랄, 그때 부도만 맞지 않았더라도 지금 택시 모는 일 따위는 없었을 텐데. 좀 더 기반이 잡히면 가죽점퍼나 몇 가지 피혁제품을 직접 만들려고 했었다. 윤 기사는 지난일이 떠올라 미간을 찌푸렸다.
납품대금으로 받은 수십 장의 어음이 하나같이 휴지조각이 되어 남아있다. 세상은 자기혼자 열심히 한다고 해서 한만큼 얻어지는 게 절대 아님을 윤 기사는 사장인 시절에 뼈저리게 깨우쳤었다.
생사고락을 같이 하자던 가방회사의 박 사장은 저만 살려고 해외로 날라버렸다. 수제화를 만들어 돈깨나 긁어모았던 H제화의 김 사장은 간이라도 빼줄 것처럼 싹싹하게 굴며 원자재를 납품받더니 결국엔 억대가 넘는 외상매출금을 대손貸損으로 처리하게 만들고 잠수해버렸다. 회사장부는 온통 빨간 줄, 빨간 글씨투성이였다. 윤 기사, 아니 윤 사장은 돌아버리기 직전에 공장을 처분하고, 폐업신고를 냈다. 다시는 가죽에 손대지 않으리라.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업종이 문제가 아니었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침체되었고 앞으로도 풀릴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세상은 온통 먹구름 속에 가려져 있었고, 설상가상 만나는 이들마다 양두구륙羊頭狗肉의 이중성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저 살기 위해 남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의식구조, 사회전반에 만연된 이기주의. 불황을 더 악화시키는 건 정의의 부재不在였다. 사업가는 없고 장사치만 있었다. 신뢰는 땅에 곤두박질쳤다. 적어도 윤 사장에게는 그랬다.
- 그간 비싼 수업료 냈다며 내 자신을 추스르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쯤 노숙자신세가 돼있을지도….
윤 기사는 은근히 파마아줌마의 화제가 바꿔지기를 바랐다. 지난날이 너무 아리다. 아직도 편안하게 들어줄 화두話頭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이 아주머니는 목소리를 더 높였다.
“이거, 저희 매장명함이거든요. 언제 쉬시는 날 한 번 연락 주실래요.”
남대문 B상가, 추리닝에서 점퍼와 코트까지 한 눈에 봐도 다양한 의류를 종합적으로 취급하는 도매업체라는 걸 알 수 있다.
“호호! 잘 하면 윈윈이 될 지도 모르잖아요. 기사님도 다시 한 번 재기하실 기회가 생길 수도 있고 말예요.”
- 윈윈? 재기?
순간 윤 기사는 가슴이 뜨거워지는 걸 의식했다.
- 내가 다시 택시를 몰지 않고도 살길이?
윤 기사는 룸미러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냥 해보는 소리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녀의 표정이 사뭇 진지했고 진솔해보였기 때문이다.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윤 기사는 고개를 돌려 정중하게 인사했다.
“그냥 드리는 말씀이 아닌데….”
“사모님 뜻은 잘 압니다만….”
파마아줌마의 호칭이 손님에서 사모님으로 바뀌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지금 남편이 그쪽 시장으로 바삐 뛰고 있거든요. 근데 한 번도 가죽엔 손 대보지 않았어요. 그래서 기사님 도움이 필요할 거란 생각이 들어서….”
그녀는 말꼬리를 흐리더니 바로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여보, 저예요. 지금 택시로 가고 있어요. 여기가….”
“곧 대구시내로 들어설 겁니다.”
어디쯤 오고 있느냐는 남편의 물음에 답하게끔 윤 기사는 얼른 위치를 말해주었다.
“곧 도착할 거예요. 그건 그렇구요. 제가 타고 가는 차의 기사님이 가죽공장을 하셨던 분이세요.”
1, 2분가량 부부의 대화가 이어졌다. 전화를 마친 파마아줌마의 얼굴이 더욱 환하게 밝아졌다.
“그냥 가시게 하지 말고 호텔뷔페로 모시고 오래요. 남편이 기사님을 뵙고 싶어 해요.”
“그래도 가족들 경사장소에 제가 어떻게….”
“어차피 식사하고 올라가셔야 하잖아요. 지체되는 시간만큼 요금계산을 더 해드릴게요.” “사모님! 그런 뜻으로 말씀드린 게….” “알아요. 저희나 기사님한테 좋은 일이 생길지 어떻게 알아요.”
두 번이나 거푸 말꼬리를 자르는 바람에 윤 기사는 더 이상 대꾸할 수도 없었다.
“인연이 되려면 아주 우연하게 만들어진대요. 호호호!”
윤 기사도 따라 웃었다. 아주 우연하게 멋진 인연이 이뤄질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윤 기사는 대구톨게이트를 빠져나가며 들뜨기까지 했다.
- 아아! 만약에 일이 잘 풀린다면….
택시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현실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모든 걸 자포자기한 상태에서의 기막힌 반전.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예전보다 훨씬 더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긴 했었다.
다만 그런 현실을 만들기에는 너무나 가진 게 없었고 많이 지쳐있었다. 공기가 다 빠져버린 타이어마냥 혼자의 힘으로는 굴러갈 여력마저 남아있지 않았다. 진작 희망을 버린 상태였다. 그저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하루하루를 지탱해나간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게다.
윤 기사는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단순히 장거리손님이라고 여겼던 승객이 은인처럼 여겨졌다. 갑자기 운전도 조심스러워졌다. 모시게 될 사장님의 아내, 그녀는 이미 사모님이었다. 파마아줌마에 대한 인식이 서울에서 출발할 때와는 상당히 달라져있었다. 윤 기사가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대구시청 방향의 이정표를 찾으려고 두리번거렸는데 사모님이 은행을 가리키며 잠시 세워달라고 한다.
“현금을 조금 찾아야겠어요. 조카들 용돈이라도 주려면 잔돈이 좀 필요할 거 같아요.”
윤 기사는 비상등을 켜고 D은행 앞에 차를 세웠다.
“기사님!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예.”
듣건대 신세계백화점에서 산 선물, 뒤 트렁크에 실린 선물만 해도 얼추 기백만 원어치는 넘는 것 같다. 그녀는 시아버지 선물도 선물이지만 시부모 모시고 과수원 일까지 도맡아 하는 손윗동서한테 너무 미안하고 고마워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했다. 그래서 선물구입비용이 약간 과하게 지출됐다면서 웃었다.
윤 기사는 장래 사모님이 될 지도 모를 그녀가 제대로 된 여자라고 단정했다. 교양과 인격을 지닌 데다 푸근한 정과 살가운 배려심까지 두루 갖춘 여자다. 그런 여자를 아내로 둔 남편이니 사업도 번창하는 거란 생각까지 들었다.
은행인출기 창구에서 나온 그녀가 약간 짜증스런 표정을 지으며 부랴부랴 차에 올랐다.
“온라인이 정지됐다지 뭐예요. 이래서 지방은 서울과 자꾸 비교돼요. 뭐가 잘못 되었으면 바로 고쳐놓아야 하지 않겠어요.”
그녀는 지갑을 열어 몇 장의 수표를 꺼내더니 “어쩌지, 백만 원짜리밖에 없는데….”라고 말하며 창밖을 두리번거렸다. 그리고는 다시 시계를 보더니 “늦었는데 다른 은행에 들를 수도 없고.”라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윤 기사는 그녀가 어떤 결정을 내려야만 진행방향을 잡을 것 같아 망설였는데 그녀는 무언가 생각이 떠올랐는지 해맑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기사님! 지금 현찰 가지신 게 얼마나 있으세요?”
“예? …어디 보자. 한 13만 원쯤 있네요.”
“잘됐네요. 저한테 현금이 7,8만 원쯤 있으니까 20만 원은 맞출 수 있겠네요. 도착해서 드릴 테니까 일단 가지신 돈을 저를 좀 주시겠어요?”
“…그렇게 하시죠.” 윤 기사는 아무 생각 없이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잔돈을 제외한 만 원짜리 열세 장을 그녀에게 건네줬다. 그리고 다시 G호텔 쪽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잠시 후 그녀가 은행을 가리키며 잠깐 세워달라고 한다.
“아무리 잠깐이지만 기사님한테 돈을 빌리는 게 왠지 경우가 아닌 거 같네요. 호호!”
“괜찮습니다, 사모님!”
“아녜요. 금방 찾아올게요.”
윤 기사는 다시 은행 앞에 차를 댔다. 그녀는 부리나케 은행으로 들어갔고 윤 기사는 차를 10여 미터 앞으로 뺐다. 횡단보도를 지나 세워야했기 때문이다. 내려서 담배를 한 대 피우고 싶었지만 참기로 했다. 목적지인 G호텔까지는 5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다. 끝까지 좋은 인상을 심어주자. 청결한 모습까지도.
윤 기사는 길게 기지개를 켜고는 새로운 사장한테 가죽의류 생산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하는 그림을 그렸다. 그때 자신은 지금의 택시기사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일 거였다. 차분하고 지적이며 풍부한 경험이 몸에 배인 베테랑으로 변모해 있을 것이다. 아내도 기뻐할 것이다. 남편이 택시 운전하는 걸 아내는 안타까워했고 늘 불안해했다.
- 여보, 다시 기회가 온 것 같아.
상기된 뺨을 쓸며 오른쪽 사이드미러를 보았다. 아직 그녀는 보이지 않는다.
* *
대구시내 중심에 위치한 G호텔뷔페에는 칠순잔치가 진행되지도 않았고 예약된 행사조차 있지 않았다. 윤 기사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뷔페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파마머리사모님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칠순은커녕 회갑연조차 없었다. 순간 윤 기사는 쿵, 하고 가슴이 내려앉았다.
은행으로 들어간 파마머리아줌마가 나오지 않자 윤 기사는 은행으로 갔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미 거기에 없었다. 겨우 10여 미터 앞으로 차를 뺐을 뿐인데 그녀가 차를 보지 못하고 혼자 G호텔로 갔다는 게 의아스러웠다. 그러면서도 G호텔에 가면 만날 거라는 걸 추호도 의심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런데….
윤 기사는 호텔 밖으로 뛰어나가 후다닥 트렁크를 열었다. 파마머리의 선물박스를 들어내고는 냅다 포장지를 뜯었다.
아아! 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나다니. 이 따위 저주스런 일이 또 나한테 생기다니.
포장박스를 푼 윤 기사는 털썩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박스 안에는 또 하나의 박스가 들어있었고 그 안에는 금방이라도 깨질듯 금이 간 유리병에 모래가 잔뜩 들어있었다. 박스와 병 사이에는 너절한 신문지뭉치가 잔뜩 채워져 있었다. 쓰레기나 다름없는 내용물은 포장만 그럴듯하게 해서 기백만 원어치의 선물처럼 행세하고 있었던 것이다.
유리병 속의 모래를 한 줌 움켜쥔 윤 기사의 손이 부르르 떨렸다. 재기의 희망을 쥐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신기루가 걷히자 분노가 솟구쳤고, 이내 참담해지고 말았다.
이틀 후, 윤 기사는 미쳐버릴 것 같은 기분을 가누지도 못하고 남대문시장 D 상가를 찾았으나 역시 파마머리의 흔적은 아무데도 남아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