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의 史記 26회》
☆세계 초유의 킹메이커 여불위☆
-25회에서 계속-
여불위가 이인에게 진나라 화양부인을 만나고 온 이야기를 해주며 화양부인의 편지를 건네 주니, 이인은 눈물을 흘리며 감지덕지하였습니다.
여불위는 우선 이인의 이름을 자초(子楚)로 바꾸고 아이도 낳고 하였으니 조만간 그 소식을 전하러 화양부인을 다시 만나러 갈 준비를 하였습니다.
이번에는 태자 안국군(安國君)까지 만나서 향후 태자 자리를 굳혀 놓으려는 공작을 꾸몄습니다.
여불위는 열여덟 소년시절부터 아버지를 따라 장사로 뼈가 굵은 30대 초반의 익숙한 장사꾼이 되었고 휘하에는 칼잡이, 사기꾼, 주먹쟁이, 모사꾼 등 사업을 꾸리고 보호하는 모든 수단을 다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정보도 빠르고 위협에 대처하는 능력도 웬만한 국가급 수준이었습니다.
여불위는 이인이 진나라를 떠나온지가 오래 되었기 때문에 그의 성장한 모습을 안국군과 화양부인에게 보여주기 위해 세식구의 초상화를 한장 그려 가서 알리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한단에서 유명한 화가에게 부탁하여 가족 초상화를 그렸습니다.
이번에도 이인은 데려가지 않고 혼자 갔습니다. 볼모로 잡혀 있는 사람은 마음대로 국경을 넘을 수도 없고 매일 가택 조사를 하다시피 군인들이 확인을 하기 때문에 집을 비울 수가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여불위는 수행원 두사람을 데리고 진나라로 가서 영업점을 둘러보고 사람을 화양부인 언니에게 보내서 화양부인과 약속 날짜를 잡았습니다.
이번에는 태자 안국군도 만날 수 있도록 주선을 해 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일은 잘 성사되어 약속 날짜가 정해지고 여불위는 안국군이 좋아한다는 옥
주전자와 술잔, 그리고 화양부인에게 선물할 비단을 준비하고 금덩어리도 준비하였습니다.
약속된 날짜에 궁궐로 들어가니, 응접실에는 미리 태자 안국군과 태자비 화양부인이 나와 있었습니다.
여불위가 들어가니, 그들은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태자 안국군은 그의 부왕인 소양왕 보다 온화하고 인품이 후덕해 보여 안심이 되었습니다.
수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으니, 안국군이 먼저 "우리 이인이를 위해 수고를 많이 하신다니 고맙고 감사합니다."라고 감사의 뜻을 표해왔습니다.
여불위도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이인 왕자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았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초상화를 꺼내 보였습니다.
초상화를 보자 화양부인은 뛸듯이 좋아하며 빨리 볼 수 없느냐고 성화였고 안국군도 "이인 왕자가 이제 어른이 되었구나, 내가 장가를 보내야 하는데 여공이 주선을 하여 혼사를 이루어 주셨으니, 고맙기가 그지없소이다그려.
며눌 아이도 예쁘고 손자 놈도 똘똘하게 생겨서 나는 대만족입니다. 당신은 어떻소?" 라고 화양부인의 의향을 묻는다.
화양부인은 어서 보고싶다고 또 성화다.
이 때 여불위는 며느님께서 태자마님께 올리는 선물이라며 옥주전자와 술잔을 내놓았습니다.
안국군은 "며늘 아이가 어떻게 내 취향을 알았을꼬?"라며 입이 쫙 벌어졌습니다.
이 때 화양부인이 이인이 나를 위해 이름을 자초(子楚)로 개명을 하고 싶다고 한다는데 대군(안국군)께서 허락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하니, 안국군은 "그렇게 합시다."라고 아주 쉽게 승락하였습니다.
그리고 화양부인은 내친김에 자초를 자기 아들로 입적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여불위가 사전에 공작을 꾸며놓은 각본이었습니다.
안국군은 약간 망설이더니, 워낙 화양부인을 사랑해서인지 이 부탁도 승락해주었습니다.
<정비인 화양부인의 아들로 입적이 되면 다음에 안국군이 왕을 이어받으면 자초는 자동으로 태자가 되는 것이다>
문제가 의외로 쉽게 풀리자 여불위는 하나가 빠졌다며 "손자 마님의 존명(尊名)을 받아오라는 이인 왕자의 당부가 있었습니다."라고 여쭈니, 안국군은 집안의 항렬을 집어보더니, 정(政)이라고 지어 주었습니다.
여불위는 두번째 진나라 방문길에서 얻을 것은 다 얻었습니다. 자초가 태자가 되고 왕이 되는 것은 하늘에 맡겼습니다.
왜냐?
여불위는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였으므로 성사는 하늘이 결정할 것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럴 때 쓰는 말이 謨事는 在人이요. 成事는 在天, 즉 일은 사람이 꾸미되 그 일이 이루어지고 안 이루어지는 것은 하늘의 뜻에 달렸다는 것입니다.
여불위는 안국군과 화양부인으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고 이인 왕자에게 갖다주라는 선물까지 받고 흡족한 마음으로 다시 조나라 한단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음 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