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은 새를 낳고, 돌을 낳고,
꽃을 낳는다.
아침이면,
어둠은 온갖 물상(物象)을 돌려 주지만
스스로는 땅 위에 굴복(屈服)한다.
무거운 어깨를 털고
물상들은 몸을 움직이어
노동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즐거운 지상(地上)의 잔치에
금(金)으로 타는 태양(太陽)의 즐거운 울림.
아침이면,
세상은 개벽(開闢)을 한다.
<박남수의 ‘아침 이미지’ 전문>
새벽에 일어나는 습관이 들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거실의 커튼을 걷고 밖을 내다보는 일이다.
어둠에 쌓여 있던 주변의 풍경이 조금씩 밝아지면서 비로소 구체적인 모습으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러한 모습을 시인은 ‘어둠은 새를 낳고, 돌을 / 낳고, 꽃을 낳는다.’고 표현했다.
아침이 되면 비로소 ‘어둠은 온갖 물상을’ 세상 사람들에게 다시 돌려주고, ‘스스로는 땅 위에 굴복’하여 사라지는 존재인 것이다.
그러면 '무거운 어깨를 털고' 사람들을 포함한 지상의 온갖 ‘물상들은 몸을 움직이여 / 노동의 시간을 즐기’게 되는 것이다.
과연 현대 사회에서 ‘노동’이 ‘즐거운 지상의 잔치’라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아침이 되면 모든 존재들은 잠을 깨고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금으로 타는 태양의 즐거운 울림’이 반복되기에, ‘아침이면, / 세상은 개벽을 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맞는 아침 풍경이지만, 시인은 그 미묘한 과정을 포착하여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추석 연휴의 시작, 가족들과 함께 모두들 ‘즐거운 잔치’가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해 본다.(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