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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작가로 활동하면서, 미국의 버몬트 주에 30만 평이나 되는 정원을 꾸리고 살았던 타샤 튜더의 일상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타샤는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버려지다시피 했던 땅을 구해 자신만의 취향으로 집을 짓고, 그곳에서의 자족적인 생활을 영위했다고 한다. 자연에 기대어 그림을 그리고 책을 출간했으며, 정원의 일부를 가꾸면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었다. ‘버몬트 숲속에서 만난 비밀의 화원’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타샤의 삶을 그림과 글로 소개하는 저자의 시선 또한 다정하게 느껴지기만 한다. ‘나무나 꽃을 심고 키우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며, 자신의 정원 곳곳에 ‘이번엔 어디에 무얼 심을까’ 고민했던 타샤의 모습이 떠오를 듯하다.
이 책의 목차는 꽃이 피고 작물을 심기 시작하는 4월부터 추위가 시작되어 식물들도 잎을 떨구는 9월까지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내용은 사진과 글을 통해 타샤의 정원에서 나무와 꽃을 심고 가꾸는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타샤의 정원을 일컬어 ‘시간에 묻힌 정원’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첫 번째 항목인 ‘4월과 그전’에는 ‘봄을 여는 서막’이라는 제목으로 눈이 쌓인 겨울 동안 벽난로 앞에서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는 타샤의 모습과 함께, 겨우내 주문했던 각종 씨앗들이 소포로 배달되고 눈이 녹은 곳을 찾아 씨앗을 뿌리고 분갈이를 하는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5월’이 되어 다양한 식물들이 본 모습을 드러내는 풍경을 ‘정원, 깨어나다’라는 제목으로 설명하고, ‘6월’이 되어 정원 곳곳에 ‘지천으로 핀 꽃’들과 그것을 가꾸는 타샤의 모습을 서술하고 있다. ‘7월’에는 정원에서 꺽은 꽃들로 만든 ‘데이지 화환과 참제비고깔’이 인상적으로 여겨지고, ‘백합과 산딸기’를 만날 수 있는 ‘8월’의 모습도 타샤의 일상과 더불어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이윽고 겨울이 시작되는 ‘9월과 그 이후’의 모습은 ‘수확의 계절’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하면서, 정성들여 키운 화분들을 온실로 들여놓고 다음 해에 가꿀 정원의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
나는 직접 보지 못했지만, 타샤 튜더의 일상이 다큐멘터리로 방영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의 소박한 삶에 감동을 맏은 사람들이 적지 않았고, 그 영향 탓인지 전국 각지에 이 책의 제목과 같은 ‘타새의 정원’이라는 상호를 건 음식점들도 적지 않게 검색되었다. 이러한 모습에서 비록 복잡한 도시와 기술문화에 의존하면서 살아가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마음으로는 자연주의적인 삶을 꿈꾸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직접 실천을 할 수 없지만, 그렇게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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