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메기
- 백석 우화
어느 산골
조그만 강에
메기 한 마리
살고 있었네.
넓적한 대가리
왁살스럽고
뚝 뻗친 수염
위엄이 있어,
모래지, 비들치
잔고기들이
그 앞에선 슬슬
구멍만 찾았네.
산골에 흐르는
조그만 강이
메기에게는
을씨년스럽고,
산골 강에 사는
잔고기들이
메기에게는
심차지 않았네.
이런 메기는
그 언제나
용이 돼서 하늘로
오르고만 싶었네.
하루는 이 메기
꿈을 꾸었네-
,,,,,,,,,,,,,,,,
어리석고 헛된
꿈을 믿어
용이 되려 바다로
내려왔다가
낚시에 걸려
죽게 된 메기
눈에 암암
자꾸만 보이는 것은
산골에 흐르는
조그만 강,
그 강에 사는
작은 고기들-
산골에 흐르는
조그만 강.
그 강에 사는
작은 고기들-
이것들이 차마
잊히지 않아
메기는 자꾸만
몸부림쳤네
낚시를 벗어나려
푸덕거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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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생활해서인지 점점 우화와 이야기가 좋아집니다.
바다로 간 메기는 늙은 숭어에게 꿈해몽을 듣고도 순간 저도 모르게 낚시줄에 걸려버렸어요.
저나 메기나 별반 다르지 않구나 싶었어요.
깨어있지 않으면 늘상 이런 짓을 되풀이하고 사는 모습을 보지요.
오늘은 한식.
봄 밭갈이가 시작되는 날이라지요.
우리는 부지런히 농사일을 하시는 분들의 뒷모습을 보며 즐겁게 걸었지요.
논두렁을 걸으며 갈아엎어진 땅을 보며 그분들의 손길을 생각하게 됩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논과 밭을 보며 우리가 먹는 먹거리에 오가는 소중한 손길을 느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만물들의 노고에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길 바래봅니다.
아이들과 개자추 이야기를 하며 하루를 엽니다.
자신의 왕을 위해 허벅지살을 잘라 왕을 살리고 그 왕이 주는 상을 마땅한 도리라 거절하며 산으로 들어간 개자추.
그리고 그 산에서 불에 타 죽게된 사연을 들으며 오늘은 불을 쓰지 않기로 약속도 합니다.
그래서 밥모심은 찬밥으로 하기로 하니 어떤 아이는 형광등도 불이라고 끕니다.
마돈나 오셔서 아이들과 미술놀이 하시고
예온이 사촌동생 데리고 오신 화사한 소리샘과 무지개..
아이들은 오카리나 시험이라고 다리 후덜, 땀 삐질 났다며 그래도 시험통과를 자축합니다.
몇몇 오빠들은 아직 통과못했다는 비보도 들립니다. 에구.
일 있어 못오신 브라보 시간에 새싹과 줄기는 영상을 보고
도서관 엄마로 오신 해바라기와도 밝게 인사 나누었지요.
참, 한양갔다 오신 두더지와 아이들은 단소를 부르네요.
어떤 이야기보따리 선물 잔뜩 가지고 오셨나 궁금한데요.
허리케인 오셔서 아이들과 기타수업하시고
운동장에서 축구를 신나게 하시네요.
밥모심 시간입니다.
전 가족들이 찬밥에 나물넣고 고추장, 들기름넣어 쓱쓱 비벼 맛나게 먹습니다.
비빔밥이 어찌나 맛있는지 이곳저곳에서 밥 얻으로 다니는 아이들이 눈에 뜁니다.
오후에는 승보, 윤수 아빠께서 7학년 교실마당에 닭장 만드신다고 분주하시네요.
아마도 곧 7학년표 닭들을 볼 수 있겠지요.
7학년 몸공부 선생님이신 무심이 오셔서 씨앗반, 잎새반 칠판달아주시구요.
감사합니다.
참, 내일 방사능 비님오신다는 소식에 우산과 마스크 착용을 이야기하네요.
방사능비 맞으면 어쩐다는 소식은 아이들이 더 잘 아네요.
근데 우리는 맞지 않아도 우리가 먹는 농작물들은 어찌하나요.
어쩔도리가 없는 일들이 많이 있잖아요.
고작 눈앞의 문제는 풀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갖고 있는 한 늘 되풀이해서 그 문제와 만나게 되겠지요.
아이들과도 지구별에 사람들이 저지른 무지한 일들을 얘기하며 방사능비를 잠시 피한다고 우리가 안전하다고 생각할 순 없다는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이들은 여러 해결책을 일러줍니다.
어른들이 뭔일을 할 때 아이들에게 한번 물어보고 일을 하면 좋지않을까 했네요.
어리석은 메기는 우리 어른들로 이제 그만이면 좋겠죠.
야채빵 간식으로 먹고
청소하고 신나게 놀다
집으로 집으로 갑니다.
저녁에는 새터관련 회의가 학교에서 있습니다.
보이지 않게 애써주시는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평화롭습니다.
첫댓글 근대너무길다[^=^]
준이가 저녁밥 먹자고 하니깐 "아 참! 오늘은 한식이니까 불을 끄고 밥먹어야 해요!" 라고 불을 몽땅 꺼버립니다. "불끄고 밥먹으면 어떻게 하지 밥이 안보이는데?" 했더니 어쩔수 없이 다시 켭니다. 그리고 한식에 얽힌 이야기를 떠듬거리며 해줍니다. 저는 처음듣는 얘기입니다. 부끄럽지만... 그리고 좀 있다가 냉장고라도 꺼야 할 거 같다며 뭔가 더 끌것이 없는가 안달합니다. 배운대로 실천하는 것은 좋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