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 (5)
회사 워크샾 행사가 10월 25일 26일 금요일과 토요일, 2일간 있다. 이 좋은 계절에 시월의 토요일 하루가 날아가게 생겼다.....
그러나 다행히도 토요일은 아침에 행사를 마칠 수 있겠다. 다행이다. 이 좋은 계절에 토요일 남은 시간이라도 활용할 생각으로 워크샾 장소인 청평 부근의 산들을 물색해본다. 가까운 삼악산도 있지만, 지금 시기에는 낮은 산에 단풍이 잔뜩 내려왔을거라고 판단하여 이왕이면 단풍 산행지를 검색해본 결과, 운악산 단풍이 절경이고 게다가 이번주말에 절정이라고 한다. 반가운 마음으로 운악산으로 결정한다.
26일 토요일, 워크샾 일정을 오전 11시 경에 마치고 차를 끌고서는 운악산 하판리 주차장으로 향한다. 이번에 보니 청평 검문소 삼거리에서 포천으로 올라가던 좁은 국도고 그 옆으로 새로이 고속화도로가 뚫려서 시원스럽게 달려서 금방 운악산 밑의 주차장에 도착한다. 일기예보대로 하늘은 파랗고 간간이 흰 뭉게구름이 떠 있을 뿐..
주차장에서 등산 채비를 하고 간단한 먹을 거리를 챙기고 산행을 시작한다 (12시 00분). 오늘은 나 홀로 올라가는 여유로운 산행이고 주차장에는 내 차가 있으니 급할 것이 없다. 깊어가는 가을의 맑은 하늘 아래에서 단풍빛이 가득한 운악산을 즐겨본다. 운악산 입구 일주문을 지나서 삼거리에서 올라갈때는 능선길로 올라가기로 하여 우측으로 들어간다. 곳곳에 반겨주는 단풍나무 숲속을 가파르게 오르다 보니 병풍바위 전망대가 나타난다 (1시 35분). 전망대 위에는 기념 사진을 담으려는 산객들이 줄을 서있다. 나는 데크 밑에서 병풍바위를 몇 장 담고는 산행을 이어간다.
오르다보니, 미륵바위 밑에 도달한다(1시 50분). 여기서 미륵바위에 올라보기로 하여 약간은 위험한 곳을 통하여 어렵게 미륵바위 암괴의 턱밑의 암반에 자리를 잡는다. 이 곳에 올라오니 병풍바위는 좀더 내 곁에 가까이 내려보이고 정상쪽으로는 높에 솟은 암벽위에 많은 산객들이 나를 내려다 보고 있다. 이 곳에서 준비해온 먹을거리를 꺼내놓고 운악산의 남벽들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중식을 즐긴다. 중식을 마치고는 다시 정상쪽으로 가파르게 계단을 타고 오른다. 이내 만경대 못 이른 지점에 또 하나의 봉우리가 나타난다. 정상 등산로는 아니니만 작년에 산우의 안내로 올라가본 기억을 더듬어서 오르려는데, 험한 좁은 길 입구에 큰 소나무 한그루가 쓰러져 막고 있다. 포기하고 내려가려다 다시 소나무를 빠져나와 바위벽을 어렵게 기어올라서 기어이 봉우리에 올라선다. 이곳 바위 봉우리에서도 주위를 한 바퀴 돌아보고는 다시 조심조심 어렵게 내려갔다가 정상쪽으로 오른다. 조금더 가파른 암봉에 올라서니 만경대가 나타난다(3시 50분).
만경대 올라서니 낮이 짧아진 관계로 벌써 해가 넘어가고 있다. 만경대에서 잠깐 걸음을 옮기니 정상이 나타나고 운악산의 정상을 나타내는 정상석이 서 있다(4시 00분). 그런데, 그동안 동봉과 서봉에 같이 세워져 있던 대리석 재질의 반듯한 정상석 옆에 가평군에서 훨씬 큰 자연석으로 만들어진 정상석을 세워놓았다. 새로운 정상석이니 기념사진을 담고는 서봉으로 향한다. 5분여를 이동하니 서봉이 나타난다(4시 10분). 이 곳에서도 기념사진을 담고는 다시 동봉을 거쳐서 하산을 시작한다.
서쪽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라 걷다 보니 남근바위 전망대가 나타난다(4시 25분). 남근바위 전망대를 지나 조금 더 걸으니 현등사 계곡으로 내려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4시 30분).
오늘 운악산의 대부분의 바위 능선과 벽의 단풍들은 조금 철이 지난 감이 있었다. 지난 주에 운악산을 다녀간 산객의 말을 빌어보면 이번 주가 절정이라고 하더니 좀 늦은거 아닌가 생각하였는데, 이 곳 능선 삼거리에서 현등사 계곡으로 내려서면서 나의 판단이 잘못 되었음을 깨달았다. 능선에서 계곡으로 내려서면서 바로 단풍빛이 가득 채워져 있다. 이 단풍은 내려갈 수록 단풍나무 개체수도 많아지고 그 빛이 더욱 붉어져간다. 장관이다. 서울에서 가까운 운악산에서도 이런 단풍 장관을 볼 수 있다니.... 다만, 오늘 산행을 늦게 시작하고 여유있게 오르다 보니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서, 계곡에 들어서니 해는 저물어가고 계곡인 탓에 광량이 많이 부족하다. 좀 더 일찍 들어왔었다면 운악산의 화려한 단풍빛을 고스란이 담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되새기며 열심히 단풍을 카메라에 담으며 내려간다. 중턱정도 내려오니 현등사가 나타난다(5시 25분). 현등사에서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현등사 경내에 들어가서 현등사 경내의 여러 곳을 사진에 담고는 현등사에서 나와서 하산길을 이어간다. 현등사에서 나오니 빛은 거의 사라진 초저녁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어두운 등산로 주변에도 단풍의 도열은 계속되어 거의 일주문 근처까지 단풍의 도열이 이어진다.
얼마를 걸었을까 입구의 일주문을 통과하고 주차장에 도달한다. 이미 날은 완전히 저물어서 캄캄한 밤중이다 (6시 25분).
오늘은 짧은 틈을 내서 즐겨본 운악산이지만, 예상하지 못하였던 운악산의 단풍의 진면목을 제대로 느끼면서 내 머리속에서 오래토록 남을 계기가 되었다......
산행시작 : 12시 00분
산행종료 : 6시 25분
산행거리 : 8.1 km
산행시간 : 6시간 25분
최고고도 : 921 m
최저고도 : 151 m
평균속도 : 1.25 km/h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 김동규
눈을 뜨기 힘든 가을 보다 높은
저 하늘이 기분 좋아
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
오늘은 어디서 무얼 할까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가끔 두려워져 지난 밤 꿈처럼
사라질까 기도해
매일 너를 보고 너의 손을 잡고
내 곁에 있는 너를 확인해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
모두가 너라는걸
네가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
더 좋은 것은 없을거야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가사 출처 : Daum뮤직
첫댓글 14년전 인가요!! 1999년도에 운악산 단풍의 절정을 경험한 저로서는 물뫼님의 운악산 단풍의 감동이
더욱더 새롭게 다가오는 군요!! 단풍의 감동이 먼 설악이나 영/호남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었군요
언제가는 먼 지방산을 다 돌아보면 경기도 인근의 명산을 두루 설렵하는 기회를 가질까 합니다.
적기에 많은 감동 사진으로 즐감하고 갑니다.
홀로 즐기는 여유로운 산행을 하셨군요.
가평쪽에서 오르는 운악산!
가본지가 꽤나 오래되었네요.
포천에서 오르는 코스를 선호하다보니,
함께하자는 콜!
괜스레 부담이 느껴져!
선뜻 손을 내밀지 못했네요.
토요일 기산따라. 괴산의 주원산,박달산 산행 하고.
월요일은 나홀로 괴산의 악휘봉,마분봉,덕가산 호젓하게 즐겼네요.
화요일은 괴산의 사랑산, 또는
대미산 악어봉, 제천의 가은산을 놓고, 저울질 하다.
그래도 세네번 다녀온. 가은산이 나을듯 싶어,
나홀로 즐기는 여유로움으로
시월의 어느 멋진날의 행복을 느꼈답니다.
그런대로 나름 멋스러운 가을날의 행복산행을 한것 같기는 한데!
가고 싶은곳이 왜 그렇게 많은지?ㅎㅎ
행복으로 즐기신 운악산
잘 보았습니다.
운악산의 가을향기가 느껴지네요
두번가 보아서 그런지 사진을 보니 아 여기가 거기구나 싶고요
감사합니다 사진 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