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모임
계모임은 한국사람 특유의 신뢰의 문화라 할수있다
모임은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스릴도 함께 맞본다
임을 만날 공적인 장소이기도 하고 임이 생기기도 한다
*계모임- “한국 특유 신뢰의 문화”
점잖지만 情 넘쳤던 ‘사대부 계모임’
계(모임)
최근 수정 시각: 2024-06-19 01:21:23
계란 한국의 전통 협동조직이다. 계회(契會) 또는 회(會)라고도 부른다. 계모임이라고도 한다.
계는 상고 시대부터 있었으며, 사상 · 감정 · 생산 등 생활양식이 같은 분야에서 성립되어 모든 행사를 공동으로 도와주면서 서로 품앗이를 해주는 풍습이 있었다. 이 풍습은 삼국시대,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로 오면서 몇백 년 동안 여러 종류의 계모임이 조직되면서 민중 속에 자리잡았다.
현대에는 의미가 바뀌어 계모임에서 돈을 모아 주고받는 사금융을 의미하는 경우가 더 많다. 계모임에서 받는 돈을 '곗돈'이라고 한다.
돈이나 곡식 등을 얼마씩 거두어 그것을 여러 사람이 서로 이용한다. 상부상조, 친목, 공동이익 등의 품앗이를 해주는 관습의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나,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투기성의 목적을 띤 계도 많아졌다.
일종의 품앗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은행은 커녕 자본주의와 신용이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공동체 구성원들이 잉여 자산을 모아 비축하여 구성원들의 비상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구성원 내의 복지까지 해결하는 본능적인 자본주의 공동체의 실현 수단이 계였던 셈이다.
하나의 사회조직으로서 계의 형태·기능을 보는 것은 농촌의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계의 성격에는 마을의 성격이 그대로 반영된다고 보는 견해도 있어, 계의 형태와 기능의 변모는 농촌의 사회와 문화의 변질을 보는 데 좋은 지표가 된다. 옛날에는 마을 전체가 계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러한 계의 성격에는 다분히 지역적 연대와 전통주의 및 도의적인 성격이 농후하였다.
이들 계의 주요 기능은 농민들이 일시에 큰돈을 마련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마을의 큰 행사나 문중행사·부락제·혼인·환갑·초상을 당할 때 계원끼리 물질적으로나 노력으로 상호부조하면서 친목을 도모하는 것이다.
꼭 계의 형태를 취하지 않더라도 첫돌과 혼인·환갑·장사·제사에는 가까운 친척과 친지, 마을사람들간에 돈과 음식·기념품·노동력 등을 증여의 형식으로 주고 받는 일이 허다하다. 이러한 협동생활은 도시보다 농촌에서 훨씬 활발하게 행해지고 있으며 그로 인한 공동체 의식도 더욱 공고하게 된다.
현재에도 한국 농촌에는 동계(洞契)와 종계(宗契)·산림계(山林契)·성황계(城隍契)·혼인계(婚姻契)·회갑계(回甲契)·위친계(爲親契)·상포계(喪布契), 기타 돈계와 오락 친목을 위한 여러 가지 계조직이 있다.
현대에는 기존의 '계'가 가지고 있던 공동체적 의미는 거의 모두 사라졌으나, 노동력을 상부상조하는 대신 소위 '곗돈'이라고 하는 현금화폐의 형태로 바뀌어 지속되고 있다. 강남에서는 수백억 단위의 계모임도 있다고 한다. 최근에 어마어마한 돈을 들고 계주가 잠적하는 바람에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
계모임의 원리
계원들이 돈을 십시일반으로 모아서 매달 한 사람에게 몰아준다. 예를 들어 총원이 30명에 곗돈이 10만원인 계모임이 있다면, A를 제외한 나머지 29명이 각각 10만원씩을 거출해 첫번째 달에는 A에게 모두 준다. 그러면 A는 290만원을 가진다. 두번째 달에는 또 B를 제외한 나머지 29명이 B에게 각각 10만원+α를 준다.
이걸 계속 이어나가면서 곗돈을 굴리는 것. 뒤로 갈수록 이자를 얹어 주기 때문에 제일 마지막에 곗돈을 타는 사람은 은행 이자율보다 높은 이자를 벌 수 있다. 반대로 처음 곗돈을 타는 사람은 계원*회비보다 적은 돈을 갖게된다. 그 이유는 초반에 목돈을 얻을 수 있는 유리한 위치이기 때문이다.
장단점
먼저 타는 사람은 손쉽게 목돈을 손에 쥘 수 있고, 나중에 타는 사람은 높은 금리를 얻을 수 있다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시스템. 자기 차례가 되면 목돈이 생기기 때문에 계모임을 흔하게 경험했던 50대 이상 장년층은 횡재했을 때 계탔다는 말을 쓰기도 한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경우 특정 시점에 현금 융통이 원활하지 않다면 큰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럴 때 요긴하게 사용하는 제도이다. 제대로만 돌아간다면 급전이 필요한 사람과 돈 굴릴 데가 없는 사람 모두 윈윈할 수 있다.
목돈 마련 목적 이외에도 이웃사촌간에 결속력을 높여주는 도구로도 사용되는데, 자기 차례가 올 때까지는 돈이 계모임에 묶여있기 때문에 공동체에 반하는 행동이나 무례한 짓을 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계모임에 들어가있으면 어찌되었든 한 달에 한 번은 서로 얼굴을 보기 때문에 친목을 나누는 자리가 마련되기도 한다.
견물생심이라, 목돈이 눈 앞에서 왔다갔다 하다보면 사고가 터지기도 쉽다. 계주(계모임을 관리하는 사람)나, 계원 중 나쁜 마음 먹은 사람이 그대로 돈을 들고 잠적했다는 썰은 흔할 지경이며, 특히 가장 많은 사례는 빠른 순번으로 돈을 받은 사람이 돈만 받고 그냥 튀는 경우. 이는 형법상 배임죄에 해당한다. 도망간 계주가 어찌나 많은지 관련 판례도 많아, 각종 법률 시험의 단골 출제유형이다.
교통이 발달하고 풍속이 각박해지면서 과거보다는 확실히 계모임 풍속이 많이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사회 곳곳에 친목계가 존재하며, 강남에서는 수백억원 규모의 계모임도 존재한다고 한다. 종종 강남의 수백억대 계가 깨지면서 뉴스거리가 되기도 한다.
과거에 비해서는 그 위험성이 많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전자금융 시대가 되면서 아예 계모임 전용 통장을 지원하는 은행이 많아져 특정 한 두 명이 통장에서 거액을 인출해가는 것이 불가능해졌고, 누군가 모임 통장에 손을 대면 그 즉시 다른 계원들도 이 사실을 알아차리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으므로 수상한 흔적이나 위험성이 보이면 즉시 조치를 취해야한다.
먹튀를 하는 사람도 있다. 낙찰계를 운영하면서 21억원을 먹튀해 계원들에게 막대한 재산피해를 입힌 60대 계주가 구속된 사례가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