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발 볶음
김양일
오늘은 무슨 반찬을 할까 하고 생각하다
대전역 어름 포장마차에서 먹었던 맵다.
맵다. 후, 후,
끝끝내 놓지 않았던 닭발을 생각한다
불이야! 불
종종걸음으로 가로등 불빛 가득 받아들인 동무들
이러쿵저러쿵 부산을 떨며 먹었던 닭발
먼 시간 달려온 뜨거운 기억들을 볶는다
그래!
볶는다는 건 사는 일이다
찬바람 휘휘 도는 작업장에서 지지고 볶는 일이다
밀린 관리비며 전기세 수도세 가스세 끊어진 인터넷
덧대가는 생채기를 양념하여
적적하게 흐르는 시간을 지지고 볶는 일이다
바람 세찬, 흔들리는 날
매운 닭발 먹어본 사람은 안다
기울어진 삶이 맵다며 푸른 강물 들어본 사람은 안다
끝끝내 놓지 못하는 내일이 강물로 흐르고
같은 처지의 우리는 순하디순한 가슴으로
녹록지 않은 하루를 먹는다
온 사방 휘젓고 다녔을 닭의 발들이
맵게, 때로는 뜨겁게 나를 휩쓸고 간다
제 몸 다 주고 닭의 발로 살아온 날들이
저마다의 보시로 허공이 된다
첫댓글 그 닭발에 막걸리는 언제나 주인 찾아 뜨겁게 가슴을 불 태울려나... 늘 미인함이 더 커져서 막걸리 한동이는 먹어야 될거 같소이~~
닭발도 먹고 시도 쓰고....언제 양일씨랑 닭발볶음 한 번 먹자구요~~ 시 참 따끈따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