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
우리가 개인적으로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에는 영광송인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를 바치지 않지만 미사 때에는 주님의 기도를 바친 다음, 사제가 앞의 기도를 드린 후에 다 같이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를 합송합니다.
나는 교중 미사에서 교우들과 주님의 기도를 장엄하게 노래로 바친 다음,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라고 영광송을 바칠 때면 가슴이 뭉클해지곤 합니다. 주권과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아버지 하느님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많은 위로와 용기와 희망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내가 아버지라 부르는 그분이 알파요 오메가요, 시작이고 마침이며(묵시 1,8; 21,6 참조) 영원하신 분이란 사실 앞에서, 다시 한 번 힘을 얻습니다. 그 누구도 나라와 권능과 영광을 차지할 수 없고 오직 주님만의 것이기에, 그분의 영광을 가리는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는 성찰을 이 영광송을 합송하며 하게 됩니다.
이 영광송은 오래된 필사본에서는 보이지 않고 마태오복음서의 후대 필사본에서만 발견됩니다. 학자들은, 이 영광송이 예수님ㄲ서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견해에 일치합니다. 그들은 초대교회부터 미사 때 주님의 기도 후에 이 영광송을 바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세기 말쯤 나온 <열두 사도의 가르침>, 일명 <디다케>에 나오는 미사 경문을 보면 주님의 기도 바로 다음에 이 영광송이 나옵니다.
초대교회가 이 영광송을 추가한 이유는, 회중이 드리는 유다교의 모든 기도의 마무리가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내용으로 되어있는 데다가, 사실 주님의 기도의 내용이 하느님의 나라와 권능과 영광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가 미사에서 바치는 이 영광송을 그리스어로 직역하면 ‘왜냐하면’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것은 주님의 기도에 나오는 청원들이 어떤 이유로 나왔는지를 알려줍니다. 우리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하기를, 아버지의 나라가 오기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는 것은, 또한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청하고, 유혹과 악에서 보호해 주시기를 청하는 것은 모두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아버지에게 속해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회중이 함께 모여서 주님의 기도를 드릴 때, 이 기도가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 없이 끝난다면 주님의 기도는 ‘아버지’ 하느님으로 시작해서 ‘악마’로 끝나게 됩니다. 큰 확신을 갖고 희망차게 시작된 기도가 왠지 조금은 음울한 어조로 끝나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를 추가함으로써, 주님의 기도는 아버지 하느님의 거룩함을 청하는 기도로 시작해서 아버지 하느님의 영광됨을 천명하는 것을 끝납니다. 하느님께 초점을 맞춰 시작된 주님의 기도가 하느님을 향한 초점으로 끝나게 된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요아킴 예레미야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예수님은 주님의 기도에서 응답 영광송을 가르치시지 않았지만, 제자들이 영광송을 추가해서 드리는 것에 대해 찬성하셨음에 틀림없다.
모든 영예와 영광을 오직 하느님께만 돌렸던 많은 인물 가운데 링컨과 바흐가 있습니다.
링컨(1809-1865)은 나폴레옹(1769-1823)보다 40년 뒤에 태어났습니다. 2,000년이란 그리스도교 역사를 놓고 볼 때 40년이면, 동시대를 살았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둘 다 그리스도교 국가에서 태어나 성장하였고, 자기 나라의 최고 통치자가 되었습니다. 링컨은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고, 나폴레옹은 프랑스의 황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링컨은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오로지 하느님의 것임을 말로만이 아니라 자신의 삶으로 고백하였습니다. ‘성경으로 만들어진 대통령’이란 별명을 얻은 사람답게 링컨은 어려서부터 성경을 가까이했고, 대통령이 되어서도 성경을 바탕으로 대통령 직분을 수행하면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을 하느님께 돌리려 노력하였습니다. 의회 도서관에 가면 그의 손때가 묻은 조그만 낡은 성경을 볼 수 있습니다.
링컨이 성경으로 만들어진 대통령이라 불리게 된 사연은 사진 옆에 쓰인 그의 고백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나는 성경이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라 믿는다. 우리 구세주의 선함은 모두 바로 이 책을 통하여 우리에게 전달된다.
나라와 권세와 영광을 오로지 하느님께 돌리려 한 링컨은 200년이 지난 지금도 세상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 대부분의 주province가 그가 태어난 2월 12일을 국경이로 제정하여 기념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하든 어떤 자리에 있든, 우리는 이 세상에서 모든 영광을 아버지 하느님께 드리는 존재들입니다.
한편 나폴레옹은 자기가 자기 삶의 주인이었습니다. 그는 영국을 제외한 유럽 전역을 정복하자, 나라와 권세와 영광은 자기의 것임을 과시하였습니다.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라는 나폴레옹의 유명한 말은 그가 얼마나 자신을 과신하고 있었는가를 드러냅니다. 그러나 그 말을 한 이후, 나폴레옹은 추락의 길을 걷다가 결국은 유배지에서 쓸쓸하게 생을 마칩니다. 나폴레옹처럼 생을 마치지 않는다 해도, 창조주 하느님을 잊어버리고 하느님의 자리에 자신을 놓는 사람은 내적으로 내리막길을 걷게 됩니다.
음악가 바흐Johann Sebastian Bach는 자신이 작곡한 모든 악보 아래에 Soli Deo Gloria 또는 그 약자인 S.D.G, 곧 ‘오직 하느님께 영광을!’이라고 썼습니다. 음악적 재능을 주신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Deo Gloria, 곧 ‘하느님께 영광을!’이 아니라 Soli Deo Gloria, 곧 ‘오직 하느님께 영광을!’이라고 썼습니다. 그 누구도 그분의 영광을 가려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오직 하느님께 모든 영광과 영예를 돌리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모든 영광을 하느님께
모든 영광을 하느님께
온 맘과 뜻 다해 주 사랑합니다
모든 영광을 하느님께
예수님 찬미받으소서
예수님 찬미받으소서
용서했네 성령 보내주셨네
예수님 찬미받으소서
위로의 성령이시여
위로의 성령이시여
우리 안에 오시어 위로하소서
위로의 성령이시여
-복음성가 ‘모든 영광을 하느님께’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
"우리도 오직 하느님께 모든 영광과
영예를 돌리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