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 위를 걸어오시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주님이 물 위를 걸어오는 기적을 행하셨다. 주님이 행하신 그 모든 기적은 사람들의 간절한 요청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들이었다. 그러나 주님이 행하신 물 위를 밟고 걸어오는 기적은 제자들의 요청이나 환자들의 간청이나 사람들의 바람과는 무관한 단 하나의 기적이었다.
주님은 조용히 기도하려고 산 위에 올라가셨다. 이따금 주님은 기도하기 위해서 사람들을 피해 산으로 올라가셨다는 내용이 성경의 곳곳에서 보이는데 주님은 새벽 네 시까지 밤이 샐 정도로 산 위에서 기도하셨다. 그리고는 제자들이 타고 있는 배를 향해 물 위를 밟고 걸어오셨다.
왜 그러셨을까? 자신의 영광을 위해서는 그 어떤 기적도 보이지 않으시던 주님께서 왜 스스로 물 위를 걸어오셨을까? 그 오랜 산 위에서의 기도 끝에 무엇을 보여주기 위해서 물 위를 걸어오셨을까? 제자들에게 한 번 폼을 잡고 으스대 보시고 싶어서였을까? 그럴 리가 없다. 주님께서 하신 어떤 말씀, 그 어떤 행동 하나에도 깊은 뜻이 숨어 있는데 주님께서 다만 제자들에게 뽐내기 위해서 그런 기적을 보여주셨을 리가 없다.
주님을 보자 배에서 내려 물 위를 밟고 가던 베드로는 거센 바람과 거센 파도를 보자 그만 무서운 생각이 든다. 그러자 그는 물속으로 빠져든다. 베드로가 “주님, 살려주십시오” 하고 비명을 지르자 주님께서는 곧 손을 내밀어 “왜 의심을 품었느냐, 그렇게도 믿음이 약하냐?” 하시며 꾸짖으셨는데 아아, 이제야 알겠다. 주님이 왜 물 위를 걸어오셨는가를.
주님은 우리에게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시기 위해서 물 위를 걸어오셨다. 믿음이 있다면 물 위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을 주님은 보여주고 싶으셨다. 그 믿음을 방해하는 것은 ‘두려움’과 ‘의심’이다. 베드로가 마음속에 두려움과 의심을 품지 않았다면 그는 물속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주님, 저희들의 나날은 거센 파도 속의 물 위를 걷는 위태로움의 연속입니다. 두려움과 주님에 대한 의심으로 온갖 악과 유혹의 파도 속에 빠져들어 갈 때 주님 손을 내밀어 구해주소서. 제가 “주님, 살려주십시오” 하고 비명을 지를 때마다 곧 건져 올려주소서. 그리하여 언젠가는 저도 주님처럼 물 위를 걷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