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비행을 보고 아름다운 것들
제목 : 우리는 모른다.
아름다운 비행.. 사실 예전에 TV 에서 토마스 앨든(아빠거위) 가 추락한 부분 조금 다음정도부터 봤던 영화인데 이 영화가 거의 뻔한 내용이라서 아빠거위가 추락하고 엄마거위와 새끼 거위들이 다 도착하고 시위가 벌어지고 개발 공사를 하고있는 것들 정도로도 내용이 어느정도 다 알수 있었다. 그 영화를 국어시간에 보게 된 것이다. 제목을 보며 예전에 본 영화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고, 거위 새끼를 기르는 것에서부터 그 생각이 맞음을 알았다.
어쨌든 간에, 이 영화는 한 가정(평범하지는 않은 가정)에서 부녀간에 같이 비행기를 타고 거위를 지정 취소위기에 놓인 철새 서식지 보호지역으로 데려간다는 다소 뻔하고 단순한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그리 단순하게 받아들여지거나 지루하지 않다(지루할 사람에겐 한없이 지루할 수 있겠지만). 단순한 줄거리에 환경보호론자와 개발론자라는 이분법적 소재와 한없이 단순한 인물, 배경등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그리 단순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아름다운 영상미도 하나의 이유이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CG가 상당히 첨가되었겠지만) 아름다운 장면들이 이 영화에서 상당히 많이 나온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이유는 그게 아니다. 이 영화가 그렇게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 영화의 줄거리, 즉 거위를 야생의 본래 모습을 가지도록 한다는 것이 단순히 그 행동이 아니라 더 큰 의미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거위를 이동시킨건 단순히 이동시킨것의 의미가 아니라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자연환경을 사랑한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행동' 으로 옮긴 것이고, 그 과정을 아름답게 표현하였기 때문에 이 영화가 그렇게 아름다운 것이다.
그러나 난 여기서 뭔가를 더 생각하고 싶다. 과연 거위를 옮긴 것이 옳은 행동인가?
대부분 사람들은 당연히 옳다고 생각 할 것이다.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당연한' 생각에 이 행동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보편적인 개념에 이 행동이 맞는 행동인가? 저번에 신선하고 충격적인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바로 제임스 러브록이 쓴 '가이아-살아있는 생명체로서의 지구' 라는 책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 책은 지구 전체를 하나의 살아있는 생명체로 보는(마치 인간이 여러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생명체인 것처럼) 이론을 쉽게 풀이한 책인데, 그 아이디어가 대단히 충격적이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지구를 하나의 생명체로 보고 그 생명체가 인간과 동거동락한다는 이 이론의 창시자인 제임스 러브록은 소위 '환경보호론자'들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일까? 그건 그들이 대단히 이기적이라는 점과 그들이 '모른다' 라는 것 때문이다.
일단 그들은 이기적이다. 그들이 환경 보호 할때 쓰는 피켓만 봐도 그렇다. 피켓을 만드는 과정에서 잘려나간 나무, 피켓에 쓰인 천을 만들기 위해서 오염되었을 환경 등에 대해선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그저 자신들에게 필요 없는 것들 중 환경에 오염이 많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서 우루루 몰려가서 시위를 하고 열심히 떠들어 댈 뿐이다. 이 영화에서 나온 아빠와 딸도 그렇다. 경비행기를 타고, 자신들은 살기 좋은 집에서 살면서도 환경을 보호해야한다며 극성이다. 정작 자신들이 배출해 내는 환경오염물질에 대해선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말이다. 문제는 그들이 이기적이라는 것보다 모른다는 것이 더 심각하다. 그들은(그들 분만 아니라 우리 모두는) 환경에 대해서 '모른다'. 현재 지구과학자들이 대단히 많은 미래 기후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고, 모두 그에 따른 타당한 근거가 있다. 하지만 과거를 봐보자. 과거 30년 전에도 미래 기후 시나리오 같은 것이 분명 아주 많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 중 과연 맞은게 몇이나 될까? 당장 내일 기상도 틀리는데, 지금 상황에서 도대체 어떻게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단 말인가? 실제로 현재 설명되지 않는 지구현상이 아주 많다. 예를들어 지금 우리는 지구에 아주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함에도 불구하고 그 배출량과 온도 상승률은 도저히 우리가 예측한 값과 비교 할 수 없다(분명 평균기온이 상승해 온 것은 맞지만, 지구과학자들이 예측한 수치보다는 훨씬 낮은 수치이다). 이는 현재 지구과학 이론으로는 도저히 설명 할 수 없다.
이렇게 한치앞도 모르는 상황에서 도대체 어떻게 환경오염을 막고자 개발을 막는다고 우루루 몰려가서 시위를 한단 말인가? 우린 개발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절대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다. 다만 우리는 여러 해 동안의 경험으로 보아 개발이 환경에 좋지 않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깨달았을 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결코 이런 개발을 막는 시위가 아니다. 영화에 나온 철새 이동은 더더욱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학의 연구다. 지구가 스스로 행하는 환경 조절 행위를 완전하게 이해해야 우리 인간은 그것을 막을 수 있다. 우리가 정말 환경을 위해 할 일은 우리가 일단 환경을 사랑하고, 자신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 중 환경을 파괴하는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고 그것을 점차 없애나가고 무엇보다도 환경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이지 결코 환경을 오염시킨다고 몰려가서 시위하거나 개발을 무조건적으로 막는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