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아르바이트에도 '수습'이 있나요?
일부 편의점주들, '수습' 명목으로 시급 6천원 주기도...당국 단속 필요
대학생 임모(21)씨는 지난해 여름방학에 춘천시 본가 근처 편의점에서 2022년도 최저시급인 9160원에 못 미치는 금액인 8000원을 받으며 일했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주인은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처음이니 ‘수습’으로 시작하자”며 최저임금도 지급하지 않은 것이다.
임씨의 경우는 드문 사례가 아니다. 기자 또한 지난해 3월 춘천의 한 Emart24에서 일할 당시, “편의점 업무가 처음”이라는 이유로 수습기간을 부여받고 시급 6000원을 받으며 일했다. 당연히 근로계약서는 작성하지 않았다.
아르바이트생에게 수습기간을 주고 최저시급도 안되는 임금을 주는 행위와 근로계약서 미작성은 법적으로 타당한 것일까? 최저임금법 제5조 제2항에 따르면 수습 기간에 고용인은 최저시급의 90%를 지급할 수 있다. 단 근로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이고 근로계약서에 수습 기간 3개월간 최저임금의 90%를 적용한다고 명시돼 있어야 한다. 근로계약 기간이 1년 미만이거나 근로계약서에 이와 같은 내용이 담겨있지 않다면 정상적으로 최저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단순 노무 업무인 경우 무조건 최저임금을 보장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노동자의 임금청구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근로기준법 상 처벌받을 수 있는 내용이다.
임씨는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한 채 편의점 업무량에 비해 터무니 없이 적은 월급에 회의감을 느껴 2달만에 그만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수습 기간 적용에 대해 법으로 따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임금의 90%를 지급하려면 1년 이상 고용계약이 우선”이라며 “최저임금에 미치지 않는 금액으로 계약하더라도 최저임금법에 의해 이는 효력이 없으며 자동으로 최저임금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또, 대학생들의 피해 대처 방법에 대해서는 “고용단계에서 신고하더라도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조치하기 힘들다”며 “업주가 부당한 근무조건을 요구할 시 계약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부당한 임금을 지불받고 있다면 즉시 고용노동부로 신고할 것”을 강조하며 “신고가 들어오면 담당자 배정 후 조사를 진행해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생 아르바이트생들이 계약서 작성 등 근로기준법상의 권리 숙지와 당국의 활발한 일선 영업점 관리활동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강호빈· 안디모데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