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극장가에 ‘서브컬쳐’ 콘텐츠 유행
일 애니메이션 올 첫 박스오피스 500만 돌파…BL 영화도 각종 OTT 플랫폼 상위권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와 남성간의 사랑을 다룬 BL(Boy's Love) 드라마 등 이른바 서브컬쳐 콘텐츠들이 국내 영화 박스오피스 1위는 물론, OTT 서비스 인기순위 상위권을 차지, 문화 콘텐츠 시장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올해 개봉작 중 최고의 흥행을 보이고 있는 ‘스즈메의 문단속’과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박스오피스 10권 내에 진입했다. ‘스즈메의 문단속’과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올해 전체 개봉작 중 유일하게 관객 400만명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1, 2위를 다투고 있다. 최고의 흥행을 보이고 있는 '스즈메의 문단속'은 2010년 이후 개봉작 중 최장기간인 25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 개봉작 중 최초로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5월 1일 기준 2023년 연도별 박스오피스 순위이다. 총 2개의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가 각각 1위와 2위에 진입해 있다. 출처: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
5월 1일 기준 OTT 플랫폼인 왓챠의 영화 부문과 방송/시리즈 부문 주간 순위이다. 영화 부문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인 '귀멸의 칼날'이 1위를, BL 장르 영화인 '블루밍'이 2위를 차지했다. 방송/시리즈 부문에서는 BL 장르인 '시맨틱 에러'가 2위를, 일본 애니메이션인 '너의 이름은'과 '날씨의 아이'가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출처:네이버 왓챠 순위
OTT 플랫폼에서도 서브컬쳐 콘텐츠의 강세가 돋보인다. K-콘텐츠 경쟁력 분석 전문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4월 3주차 TV-OTT 통합 화제성 드라마/시리즈 부문’ 기록에 따르면, BL 드라마인 티빙의 ‘비의도적 연애담’이 6위를 차지했다. OTT 플랫폼인 왓챠에서도 일본 애니메이션 장르와 BL 장르가 영화와 방송/시리즈 두 부문 모두 주간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티빙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이 영화부문 4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서브컬처 콘텐츠의 인기는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들의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를 즐겨보게 됐다는 김모(22)씨는 “원래 잘 안보던 장르였는데, 요즘 들어 색다른 것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다”며 “매번 OTT 플랫폼에 들어가 어떤 영화를 볼지 고민하다 결국 전에 본 영화와 비슷한 것 같아 시청을 포기했던 경우가 많은데, 애니메이션 영화는 기존에 보지 않았던 장르라서 눈길이 간 것 같다”고 말했다.
BL 장르 콘텐츠를 즐겨본다는 이모(21)씨는 “솔직히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었지만 막상 보고나니 재미있었다”며 “기존 인기 로맨스 콘텐츠보다 색다르게 느껴져 재미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존 인기 장르의 반복에 지친 이용자들이 새로운 콘텐츠를 찾아 나서면서 OTT와 영화 시장의 콘텐츠 유통에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김희원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