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산 바위틈에 내려온 물이 운수암 대나무 대롱으로 흘러 절마당 한 귀퉁이를 흠뻑 적셨다. 젖은 마당 위로 늦게 핀 매화, 꽃잎, 꽃잎 떨어지고, 사월의 해는 북서로 가지 그림자를 넓게 펼쳤다. 가지 그림자 위로 落花가 다시 開花하는 봄마당.
세상 매화는 자취도 없는데, 산밑에선 벌써 철쭉이 불타는데, 곡우도 지난 조계산 속 막다른 절집엔 늦게 핀 홍매화 나무 그늘 위로, 떨어진 꽃이 그려낸 꽃그림.
나비는 마른 댓돌 위 제 날개 한장같은 꽃잎 앞에서, 숨죽이며, 호랑날개를 폈다, 접었다.
첫댓글
4월을 좋아합니다.
선암사 들어가는 나무길과 물길, 물소리 새소리도 좋아합니다. 왕벚꽃 늘어진 꽃나무, 운수암으로 접어드는 흙담도 좋습니다. 비 젖은 날 풍경소리마저 들려오지 않는 산절의 적요로움은 더욱 좋지요. 가장 기억에 남을 장면 하나를 지난 4월에 만났습니다. 프란체스코 교황의 선종과 맞물린 시기여서인지 뜻밖에 만난 붉은 낙화의 아름다운 끝이 깊은 인상으로 남았습니다.하늘로 꽃핀 나무만 보고 땅그림은 미처 못 본 채 돌아서는 발걸음들을 불러 낙화의 그림을 보여주고픈, 감동이 벅차오르는 4월 하루를 그곳에서 보냈습니다. 서프라이즈!!
시를 읽는듯 감동입니다.
나만이 볼 수 있는, 들을 수 있는, 느낄 수 있는 힘을, 능력을 가짐은 축복이고 행운입니다.
덕분에 우리의 눈과 귀도 생각도 열려진 듯~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 그늘 위로 떨어져 다시 꽃피운 꽃그림.
글로 만나 혼자가 아닌 여러 발걸음들이 호강 합니다.
선암사.
이름만 들어도 그리움이 밀려듭니다.
고즈넉한 산사에서의 홍매화를 대하는 마음이 어땠을지
덩달아 매화의 향기와 그윽함에 취한듯합니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자연에 심취하는 뒷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