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식구 모심에 두손 모아 오롯이 # 몸과 마음이 아픈 벗들에게 빛! # 전쟁이 있는 곳에 평화를~
가을이 익어갑니다.
어린동무들과 부르는 노래에는 가을이면 밤이 먼저 익고 다음은 감, 벼 그리고 단풍 순서로 익어간대요.
그러고 보니 배움터 곳곳에도 오렌지색 감이 꽃처럼 익어가고 있네요.
곧 다가올 벼베기를 위해 초벌 벼베기 하러 일꾼들이 다녀왔어요.
동무들이 줄을 서서 벼를 잘 벨 수 있게 미리 준비를 해둬야 하거든요.
우리가 벼를 벨 동안 동무들은 시끌시끌 파랗고 노란 논길을 걸어왔어요.
하늘이 시큼할 만큼 파란 날입니다.
동무들과 논에서 잠시 벼들에게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하고 마음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또 신나게 구불구불 논길을 따라 배움터까지 왔지요.
아침열기를 하고 123, 456 동무들은 공부를 합니다.
123 동무 교실에서 구구단 외우는 소리를 듣고 언니들은 깜짝 놀랐지요.
우리도 지금 곱셈, 나눗셈을 배우고 있는데 동생들이 구구단을 외우고 있으니 긴장할만 한 일이네요.
오늘은 돈까스 정식으로 밥모심 합니다.
어제는 어머니밥상으로, 오늘은 돈까스까지 나온다니 얼굴에 웃음 만발입니다.
천지인 언니들이 없으니 11시 30분이면 배움터 온 가족이 함께 밥모심을 하네요.
할아버지, 도서관 동무들, 서산, 마을인생 은서언니와 빛나는 그리고 동그라미도 함께 하셨지요.
큰 언니들이 없으니 동생들이 차리고 정리하는 것까지 좋은 공부하고 있습니다.
2학년 하늬 밥선생님께서 헹주를 들고 밥상을 닦고, 접시와 수저를 정리하고, 혜민, 이든 언니들이 설거지물을 치우고 닦는 모습이 참 예쁩니다.
이제는 가르쳐주시 않아도 자기 역할들을 야무지게 해낼줄 알게되었어요.
제가 어릴 때는 커서 일 많이 할 거라며 엄마가 일부러 일을 시키지 않았던 세대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어릴 때 일부러라도 설거지 하고, 밭일도 해보고, 바느질도 해보는 것이 오히려 재산처럼 느껴져요.
살아보니 어릴 때 경험하지 않은 일은 어른이 되어서도 할 줄 모르게 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큰 배움이란 사실도 시간이 많이 지나서 알게된 진실입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어른들이 하는 일을 본 사람들은 일을 하는데 두려움이 없더라구요.
그러니 삶을 잘 멋짓기 위한 교육은 학교에서 몸을 써서 자기 삶을 세워가는 것을 보고 배워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 같아요.
세상에 나가서 두려움 없이 살수 있게 하는 힘을 기르는 곳이 학교이지요.
오후에는 고슴도치와 바느질 수업, 동생들은 힘껏 놀기를 하고 시원한 배를 먹고 하루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물론 학교 마치고 나서도 뱅뱅이 타러 달려갑니다.
밤에 자려고 눈을 감았는데, 세상이 뱅글뱅글 돌아간다면서도 종일 틈만나면 뱅뱅이를 모여서 타고 있군요.
도서관엔 여러 양복입은 손님들이 오셨더라구요.
양복 입은 아저씨들이 많아서 깜짝 놀라서 도서관 들어갔다가 나오기도 했지요.
오늘은 멀리 네팔로 출장가셨던 할머니가 돌아오셨어요.
할아버지께선 깔끔하게 빨래도 해놓으시고, 이발도 하시고 할머니를 맞이하셨지요.
저녁에는 마을마음공부 꼭두쇠 모임이 있습니다.
봄에서 여름지나 가을까지 시간이 무르익어 가네요.
우리가 지구행성에 온 목적은 '변화'를 위해서라고 누군가 이야기하더군요.
변화를 다른 말로 한다면 성장 또는 성숙이겠지요.
이렇게 자연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나는 얼마나 성숙하였을까 질문하게 되네요.
맑고 빛나는 고요에 깃들어 나를 느껴보는 깊은 평온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하루에 한번 고개들어 하늘 보고, 허리 펴기엔 참 좋은 계절입니다.
오늘도
참
고마운 하루였습니다.
옴~ _()_